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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의 아트레터] 20년 새 2배 커진 아트바젤 마이애미

초창기 대비 참가 갤러리·방문객 수 2배 증가

남미계 이민자 출신 슈퍼 컬렉터들 전폭 지원

미주지역 내 아트 허브로 우뚝 성장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Art Basel Miami Beach)가 지난 11월 29일 VIP 오픈을 시작으로 12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렸다. 스위스에서 시작한 아트바젤이 처음 마이애미에 들어왔을 2002년 당시만 하더라도 아트페어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갖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지역사회를 비롯해 남미계 이민자 출신 슈퍼 컬렉터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마이매이는 미주 지역 내에서 튼튼한 아트 허브로 성장했다. 실제로 마이애미에는 이러한 후원자들의 개인 컬렉션이 미술관처럼 대중에게 공개돼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를 방문한 관람객들의 필수 방문지가 됐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아 12월 1~3일 일반에 공개된 아트바젤 마이애미 페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38 개국의 289여 갤러리가 참가했다.




이렇게 아트페어 외에도 볼거리와 찾아갈 곳이 다양한 마이애미의 아트바젤에는 초창기 23개국 160여 갤러리에서 약 2배 증가한 38개국의 289여 갤러리들이 현재 참가하고 있다. 행사 규모가 커졌을 뿐만 아니라 아트바젤을 방문하는 관람객 수 또한 3만 명에서 8 만명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가 20여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는 다른 아트페어와의 차별성이 있다. 미국 최남단에 위치한 마이애미의 지리적 특성을 십분 발휘해,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는 남미 출신 아티스트와 갤러리들을 접할 수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단순히 작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라는 아트페어의 일반적 기능을 벗어나기 위해 2019년부터 시작한 ‘메리디안 (Meridians) 섹션’이 대표적이다. 이 섹션에서는 비엔날레 전시처럼 동시대적 이슈에 대한 작가들의 고민이 담긴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일반 갤러리 부스에서 보여주기 힘든 대형 스케일의 조각 작품이나 페인팅, 설치, 퍼포먼스, 영상 작업들이 설치돼 있다. 올해에는 58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멕시코관 큐레이터인 마갈리 아리오라(Magali Arriola)에게 기획을 맡겨 총 19개의 프로젝트를 전시했다. 이번에 처음 아트바젤에 데뷔한 아르헨티나의 롤프 갤러리(Rolf Gallery)의 프로젝트와 브라질 작가 조나타스 데 안드라데(Jonathas de Andrade)가 지난 10여 년 동안 브라질 해변가에서 모아온 분실된 수영복들을 세라믹 인체와 결합한 설치 작업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상업성에만 치우친 기존 페어의 특성을 탈피하기 위해 기획된 '메리디안' 섹션에 선보인 브라질 작가 조나타스 데 안드라데의 작품이다. 작가가 지난 10 여 년 동안 해변가에서 모은 분실된 수영복들을 도자로 빚은 인체와 함께 설치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올해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는 지난해부터 본격화 된 다양성 추구에 대한 지속적 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백인 오너 갤러리 중심에서 벗어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출신의 다양한 인종의 작가·아트 딜러의 부스를 볼 수 있었다. 한국 갤러리 중에서는 국제 갤러리, 현대 갤러리에 이어 P21이 처음으로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에 데뷔했다. 올해 두 번째로 참가한 갤러리현대는 이승택, 이강소, 이건용, 김민정 작가 등의 작품으로 부스를 꾸몄다. 돌과 머리카락과 같은 자연적인 재료의 한계를 실험하며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탐구하는 이승택의 작품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두 번째로 아트바젤 마이애미에 참가한 갤러리현대는 자연적인 재료로 예술의 한계를 실험하며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탐구하는 이승택 작가의 작품들을 메인으로 가져왔다. /사진제공=갤러리현대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 위치한 케이아트 (K Art) 갤러리도 눈길을 끌었다. 아메리칸 인디언 출신이 주인인 이 갤러리는 북미 원주민 출신의 젊은 작가들 작품들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토착 예술이 주로 과거 역사적 관점에서 해석되는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작업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가상화폐 붐과 함께 수많은 NFTs(대체 불가능한 토큰) 작업들이 다수 전시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NFT아트의 위축이 감지됐다. 금융 시장의 장기 불황과 더불어 거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가 잇달아 파산 신청을 한 악재의 영향인 듯했다. 페어에 참가한 다수의 메가 갤러리들은 디지털 아트보다는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2차 시장(세컨더리 마켓)의 블루칩 작가들 작품을 대거 가지고 나왔다. 일부 갤러리들은 최근 전속 계약을 맺은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미술계의 트렌드인 ‘여성' ‘소수 인종'을 반영하듯, 미술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흑인' 작가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남미' ‘아시아' 작가들로의 확장세를 보여줬다.

아트바젤 마이애미에 참가한 제프리 다이치의 갤러리 부스 전경.


이번 아트 바젤 마이애미는 크게 7개의 섹션으로 나뉘었다. 메인은 190여 개 주요 갤러리가 포함되어 있는 갤러리(Galleries) 섹션이다. 젊은 아티스트들의 솔로 부스로 구성된 포지션(Positions) 섹션에는 한국의 P21 갤러리가 처음으로 참가해 젊은 여성 작가인 김지영의 새로운 추상회화들을 선보였다. 노바(Nova) 섹션에서는 그룹전 형태로서 3명 정도 작가들의 새로운 작업으로 구성된 부스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21세기 이전에 제작된 작품들을 전시하는 갤러리들이 모여있는 서베이(Survey) 섹션, 판화 등 멀티플 작업들을 판매하는 에디션(Editions) 섹션, 마지막으로 카비네(Kabinett) 섹션에서는 참가한 갤러리들이 자체적으로 규레이팅해 선별한 작업들을 볼 수 있다. /글·사진(뉴욕)=엄태근 아트컨설턴트

필자 엄태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뉴욕 크리스티 에듀케이션에서 아트비즈니스 석사를 마친 후 경매회사 크리스티 뉴욕에서 근무했다. 현지 갤러리에서 미술 현장을 경험하며 뉴욕이 터전이 되었기에 여전히 그곳 미술계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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