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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에 수출기업 주문취소·보상금 '날벼락' [뒷북비즈]

운송기사 줄어들며 운임료 4배 갸량 '폭등'

피해 신고 절반이 '바이어 거래선 단절' 우려

해외고객사, 파업우려 없는 中·동남아로 눈길

"상시 파업에 글로벌 신뢰자본 무너질 위기"

2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재생타이어를 수출하는 A사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납기가 늦어지면서 최근 고객사로부터 ‘주문 취소’ 통보를 받았다. 업체 측은 “보통 연말에 수출 물량이 몰리는데 화물연대 파업과 맞물리면서 피해가 더 크다”고 우려했다.

#식품 시즈닝을 수출하는 업체 B도 해외 바이어가 배상금 지급 요청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 화물 운송이 멈추면서 수출 물품의 출고가 지연됐고 결국 해외 바이어와의 물량 공급계약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외 바이어가 현지에서 대체 거래선을 찾고 있는 만큼 향후 수출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높아졌다.

# 물티슈·마스크팩 등을 만들어 수출하는 C사도 지난주 컨테이너 박스 50개 분량을 수출할 예정이었지만 파업으로 출하 예정 물량의 60%가 공장에 묶이면서 20개밖에 납품하지 못했다. 컨테이너 박스 30개가 부산항에 들어가지 못해 발생한 손실은 10억 원에 이른다. 주요 원자재인 부직포 수급도 어려워지면서 공장 가동률을 지난주 80%로 낮췄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이번주 20%를 추가로 줄이고 다음 주에는 아예 가동을 멈춰야 하는 실정이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이 12일째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납기 일자 지연에 따른 지체 보상금과 추가적인 창고 보관료, 그리고 운임료 폭등에 대한 부담 등 당장의 피해는 물론 기업 신뢰도 하락으로 고객사와의 거래가 단절되는 등의 향후 피해까지 우려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한 우리 기업들의 애로 신고가 총 84건 접수됐다. 원·부자재 반입에 차질이 생기며 생산이 중단되고 물류비가 증가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포함됐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화물차 운송 기사들이 크게 줄어들면서 운임비가 폭등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에 미가입했거나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차주들에게 일이 몰리면서 운임료가 4배가량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생활용품 제조사를 운영하는 한 모 씨는 “컨테이너 운임비가 평소 90만 원인데 지난주에는 화물차주가 350만 원을 요구했다”며 “파업으로 남은 운송 기사들의 부담이 큰 것은 알겠는데 260만 원이나 폭리를 취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 영세 업체들한테는 죽으라는 얘기”라고 토로했다.

무역협회에 신고된 애로 사항의 절반(45.2%)가량은 ‘납품 지연으로 인한 위약금 발생 및 해외 바이어 거래선 단절’이다. 거래선이 한 번 단절되면 회복이 어렵고 대체 거래선을 찾는 데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피해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철강·조선 등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산업의 경우 잦은 파업으로 거래처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 고객사가 파업 우려가 거의 없는 중국·동남아시아 등지로 눈길을 돌린다면 국내 산업 경쟁력까지 약화될 수 있다. 실제로 한 중견 친환경 강관 제조 업체는 미국 고객사로부터 화물연대 파업에 제품 정시 납기가 가능한지에 대한 우려 섞인 문의를 받았다. 이 업체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현재 원자재 입고와 제품 출하가 사실상 중단됐다. 포스코 등 국내 대형 철강사로부터 받는 원자재도 일주일 동안 받지 못하고 완성품 역시 선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장 수출 물량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회사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업체들은 각종 파업으로 납기 지연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신뢰도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한 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한국 방산 기업이 대거 수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납기 준수와 품질보증과 같은 신뢰가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며 “올해 내내 이어진 파업의 여파로 국내 제조업들의 ‘신뢰 자본’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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