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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서 지구온난화로 '좀비 바이러스' 출현?

영구동토층. 연합뉴스




지구 온난화로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가 녹아내리면서 수만 년간 갇혀 있었으면서도 전염력을 그대로 유지한 병원체가 대거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구 동토란 2년 이상 모든 계절 동안 토양 온도가 0도 이하로 유지되는 곳으로, 러시아 영토의 약 65%를 영구 동토층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프랑스, 러시아, 독일 연구진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지난달 의학 논문 사전 등록 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에 해당 내용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시베리아 야쿠츠크 지역의 영구 동토에서 약 4만 8500년 전 호수 밑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를 포함해 인류가 처음 보는 바이러스 13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구진은 “토양이나 강은 물론 2만 7000년 전 죽은 시베리아 늑대의 창자에서도 발견된 이들 바이러스는 아직 충분한 전염력을 갖추고 있는 상태”라고 전하며, 이 같은 재활성화 속성을 들어 이들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로 불렀다.

WP는 “과거 연구진이 이미 영구 동토에서 고대 바이러스를 분리해낸 바 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같은 바이러스가 생각보다 더 많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 대학교의 바이러스학 교수 장미셸 클라베리는 “찾아볼 때마다 이 같은 바이러스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연구진은 “우선 이번에 연구된 바이러스는 아메바에만 전염성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도 “수천 년 동안 영구 동토에 갇혀 있던 다른 바이러스들이 사람과 다른 동물들에게 전염될 위험이 있다”고 시사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학자들은 “수천 년 동안 극심한 추위에서 살아남는 바이러스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전염병을 일으키는 다른 매우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들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몇몇 학자들은 “북극에 잠복해 있는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관찰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천연두는 장기간 냉동상태에서 버틸 수 있는 유전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만약 사람들이 천연두 희생자들의 해동된 시체를 우연히 발견한다면, 그들은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병원체 같은 다른 부류의 바이러스는 이번에 발견된 바이러스보다 취약해 저온을 견딜 가능성이 작다”고 진단했다.

동토에서 발견된 4만년 전 새끼 당나귀. EPA 연합뉴스


특히 학자들은 얼어붙은 동물 내에 잠복하다 노출되는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주목했다.

실제 2016년 러시아 북시베리아에서는 폭염으로 영구 동토가 녹으면서 사슴 사체가 노출됐으며, 이와 접촉한 어린이 1명이 탄저병에 걸려 숨지고 성인 7명이 감염된 바 있다. 이 지역에서 탄저병이 발생한 것은 1941년 이후 처음이었다.

WP는 “시베리아가 지구에서 온난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 중 하나이기에 땅속에 얼어붙어 있던 유기체가 노출되는 일도 더 잦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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