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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충격의 1월 고용보고서

래리 서머스 재무장관





‘3분 월스트리트’입니다.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예상을 두 배 이상 뛰어넘은 1월 고용보고서 충격과 일부 기술주 하락이 겹치면서 증시가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1.59%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04%, 0.38% 떨어졌는데요.

다만, 오전에는 50만이 넘은 고용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갈피를 못잡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한 고용에 기준금리를 더 높게,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연 3.54%까지 상승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급변하고 있는데요. 어제 밤부터 극심한 장염에 시달리고 있어 평소 수준의 내용이 아니고 네이버 송출 문제로 포털 노출이 늦어졌는데 사안이 중요한 만큼 오늘은 고용 중심으로만 짧게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고용 수정하면서 +31만 경제활동참가율도 61.4%로 상승”…“경기침체 더 뒤로 가거나 안 올 수도 연착륙 가능성↑”


우선 1월 고용보고서부터 보죠. 1월 비농업 일자리가 51만7000개 증가하면서 블룸버그통신 전망치 중앙값 18만8000개보다 2.75배나 많았는데요.

전망치 상단이 30만 대였으니까 이것도 뛰어넘은 쇼크 수준의 자료였죠. 실업률은 3.6%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지난해 12월(3.5%)보다 더 떨어진 3.4%를 기록했습니다. 실업률 3.4%는 1969년 5월 이후 약 53년 만의 최저치인데요. 월가도 깜짝 놀랐습니다. 미쉘 메이어 마스터카드 경제연구소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놀라웠다”고 평가했는데요.

모든 산업이 전반적으로 강했습니다. 서비스에서 39만7000개의 일자리가 증가했고 제조업 4만6000개, 정부 7만4000개 등이었는데요. 단일 업종으로는 레저와 접객에서 12만8000개가 늘어 서비스업과 서비스임금의 견고할 가능성을 보여줬죠. 금리에 민감한 건설도 2만5000개 불었습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구인건수는 1100만 건이었는데요.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드러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생각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고용은 버티고 있어 나중에 서비스 물가를 다시 오르게 할 수 있는 노동시장만 조금 더 둔화하면 충분히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거였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이 큰 틀에서 둔화하지만 약간만, 서서히 나빠져야 했는데요. 그래서 이번 고용보고서에서도 소프트랜딩 그림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컸던 겁니다.



그런데 고용보고서를 열어보니 고용이 너무 강했는데요. 이것이 주는 명확한 의미 가운데 하나는 5월에 0.25%포인트(p)를 올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부분입니다. ‘3분 월스트리트’에서는 2월 FOMC 이후 금리인상 전망에 관해 ‘1+1’을 말씀드렸는데요. 3월은 0.25%p 무조건 올리고 5월은 자료에 따라 0.25%p를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거였죠. 이제 미국의 고용이 급격하게 둔화하지 않을 듯하기에 5월에 추가 0.25%p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당초 연준이 제시한 것이기도 하고, 확실히 경제가 체력이 된다는 거니까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용보고서는 연준이 3월에 0.25%p를 인상하고 또다른 인상 신호를 보내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죠.

시장도 자신들의 전망을 바꿨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2시7분 현재 3월에 0.25%p의 금리인상을 할 확률이 97.4%에 달하는데요. 5월이 극적으로 변했습니다. 4.75~5.00%로 동결할 것이라는 예측이 37.6%, 5.00~5.25%가 될 가능성이 61.4%인데요. 하루 전만 해도 5.00~5.25%는 30.0%였고 4.75~5.00%가 58.9%로 더 많았습니다. 이게 뒤집어진 건데요. 최소 지난해 12월 연준이 FOMC에서 제시한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까지는 갈 것이라는 의미죠.

두번째는 경기침체 우려는 뒤로 더 미뤄졌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연준이 금리를 올려도 이렇게 고용이 버텨주면 인플레이션을 만족할 만큼 낮출 때까지 앞으로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해도 되죠. 시간을 번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침체가 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죠. 살 과티에리 BMO 캐피털 마켓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강력한 일자리 보고서는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과 연준이 이번 봄에 긴축 사이클을 끝낼 수 있다는 전망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봤습니다.

잡리뷰 사이트인 글래스도어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다니엘 자오의 생각도 비슷한데요. 그는 “고용보고서는 지난해 고용시장이 회복력이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며 경기침체 공포를 물리친다”며 “연준의 새해 결심이 노동시장 둔화이지만 아직까지 노동시장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금리선물시장 5월에도 0.25%p 인상 전망 61.4%”…“임금상승·노동급감 가능성 여전 리스크 다 사라진 건 아냐”


관심은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주느냐일텐데요. 단기적으로는 월가가 생각했던 최종금리보다 올라가게 됐으니 부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존(-8.43%)과 알파벳(-2.75%) 같은 기술주의 약세도 있었지만 이날 증시가 하락마감한 것도 이런 요인이 영향을 줬을텐데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침체 가능성이 떨어지고 연착률 확률이 더 커져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자리 증가는 더 많은 가계수입과 소비를 의미하죠.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기준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만큼 시장에 안 좋을 수 있어도 침체가능성이 하락하고 침체가 안 올 수도 있으니 좀더 길게 보면 좋은 것”이라며 “금융시장이 계속 완화하면 인플레를 자극할 수 있어 시장이 긴축하면 좋겠지만 연준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잡을 수 없는 것은 관여하지 않겠다고 보는 것 같다. 이걸 빼고 나머지 요인에서 인플레를 잡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추가로 1월 고용보고서는 1건의 데이터이므로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앞으로 2월, 3월 고용보고서를 더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고용시장이 강한 만큼 임금도 나중에 오를 우려가 있다는 점인데요. 1월의 시간당 평균임금이 지난해 12월 대비 0.3% 증가해 월가 예상치와 같았지만 전달 수치가 상승조정됐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높습니다. 실제 3개월 평균으로 하면 상승폭이 약간 더 올랐다는데요.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계절적 요인에 지나치게 좋게 나왔을 수 있다. 연준이 정책수립 과정에 1월 고용보고서에 너무 많은 무게를 두지는 않을 것 같다”며 “4월28일에 나올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를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아직 모든 리스크가 다 사라진 게 아닙니다. 1월 고용보고서에 월가의 분위기가 확 바뀌고 좋아진 건 맞지만 이게 끝은 아니라는 거죠. 뱅가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드류 패터슨은 “고용이 상승하는 놀라움을 계속 본다면 연착륙 확률이 높아지기에 우리의 기준선은 재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의 기본 사례는 여전히 올 하반기에 있을 침체이며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했는데요.

노동시장이 1월에 너무 좋았지만 이후 급격하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여전합니다. 조나단 핑클 UBS 수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은 2023년에 상당하게 냉각될 것”이라며 “후반에 침체가 올 것이라고 본다”고 했는데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너무 좋은 고용 뒤에 ‘경제절벽’이 올 수 있다고 걱정합니다. 그는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해석하기 어려운 경제”라며 “나는 여전히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며 어느 시점에서 기업들이 너무 많은 근로자와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릴지가 중요하며 이 경우 상당히 급작스러운 (경제활동) 중단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서머스 전 장관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시적이면 어떻게 할까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는 “인플레 둔화가 일시적일 위험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고 본다”며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전했는데요. 그의 말대로 인플레가 잘 잡히지 않는데 고용만 강하다면 더 큰 금리인상에 경제가 흔들릴 수도 있을 겁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총 신용카드 부채가 전년보다 18.5% 급증한 9306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증가하는 일자리가 부채문제의 심각성을 덜겠지만 신용카드에 지탱해 소비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 주의해야 하는데요.

올 들어 미국 경제와 증시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불확실성도 크고요. 상황을 단순화하기보다 복합적·입체적으로 파악해야겠습니다.

[서경 마켓 시그널 유튜브 방송] : 토요일인 4일 오전7시55분 방송은, 건강상의 문제로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으로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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