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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개월…쿠팡·CJ 승자없는 '햇반 전쟁'

납품가 협상서 팽팽한 신경전 지속

CJ, 타 e커머스 기획전으로 상쇄

G마켓 즉석밥 판매량 50% 뛰기도

제조사들 "발주 중단할까" 불안





'햇반' 등 제품의 가격결정권을 둘러싼 쿠팡과 CJ제일제당(097950) 간 갈등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양측 모두 원부자잿값과 물류비 인상 등 여파에 수익성이 훼손되고,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자 '단 1원도 양보할 수 없다'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자사몰과 타 e커머스에서의 매출 증가를 협상 카드로 꺼내 들며 쿠팡 압박에 돌입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CJ제일제당이 '햇반', '비비고 만두' 등 주요 제품의 쿠팡 납품을 중단한 이후 3개월 간 주요 e커머스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햇반 등 즉석밥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위메프에서도 즉석밥과 냉동만두 매출이 직전 3개월 대비 각각 17%, 47% 늘었다. e커머스 업체들은 지난해 말 쿠팡에서 햇반과 비비고만두 등 판매가 막히자 관련 기획전을 열며 대대적인 마케팅에 열을 올린 바 있다. 네이버쇼핑 역시 배송 일자를 보장하는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에서 햇반을 간판 상품으로 내세웠다. 한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즉석밥과 냉동만두는 상시 할인이기 때문에 매출 증감 폭이 작은 품목"이라며 "CJ제일제당이 쿠팡으로의 납품을 중단한 게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CJ제일제당이 자사몰과 타 e커머스를 통해 쿠팡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CJ더마켓' 등 CJ제일제당의 자사몰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쿠팡과의 협상 과정에 있어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 발표에서 쿠팡과의 납품단가 조정 협상 상황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특정 유통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현재까지 다른 플랫폼이나 채널에서 그 부분을 충분히 상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들어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것도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국내 식품 영업이익은 각종 원부자잿값 인상 여파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물가 안정을 목표로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며 수익성이 더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날 조미료와 장류,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 계획을 잠정 보류한다고 밝혔다. 쿠팡 역시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탓에 가격결정권을 포기할 수 없는 처지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전날 실적발표를 통해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과의 경쟁을 예고하며 "더 다양한 상품군, 더 낮은 가격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측은 협상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으로서는 온라인 시장 확대를 위해 쿠팡의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가, 쿠팡은 모객을 위한 국내 식품 1위인 CJ제일제당의 제품이 절실한 만큼 출구를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가격결정권을 둘러싸고 유통사와 다툼이 빈번해지자 제조사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CJ제일제당과 대상(001680), 풀무원(017810)과 납품단가를 두고 갈등을 벌이던 롯데마트 역시 해당 제조사의 제품 발주를 중단한 바 있다. 현재 발주는 재개된 상태지만, 대목으로 꼽히는 연말 장사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시장 2위 제조사만 해도 유통채널과의 기싸움에서 물러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판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손해도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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