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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포유 20> 더 걸 프롬 이파네마(The Girl from Ipanema)
서경스타 가요 2019.08.03 08:29:46정치도 경제도 어수선하던 1950년대 말. 새로움에 목말라하던 브라질의 젊은 뮤지션들은 현란한 삼바리듬과 느리고 불규칙한 스윙, 쿨재즈의 절제되고 스마트한 선율이 신묘하게 뒤섞인 음악스타일을 세상에 내놓는다. ‘참신함이 사라진’ 이라는 뜻을 가진 포르투갈 속어 ‘Bossa’와 새로움을 뜻하는 ‘Nova’가 합쳐져 탄생한 보사노바(Bossa Nova)는 로큰롤의 광풍과 흑인 연주자들의 득세에 밀려 이정표를 잃고 방황하던 당 -
<송포유 19> 모 베터 블루스
서경스타 가요 2019.06.29 06:26:03장마가 시작됐다. 모든 것들이 축축해지는 계절은 축축한 음악으로 견뎌야 한다. 흑인 재즈 뮤지션의 삶과 사랑을 다룬 ‘모 베터 블루스 (Mo’ Better Blues)’는 “억압에는 폭력으로 맞서라”는 할리우드의 ‘대견한 싸움닭’ 스파이크 리의 1990년 작품이다. 얼마 전 미국영화연구소(AFI)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덴젤 워싱턴이 천재 트럼페터 블릭 길리엄으로, 이제는 액션배우로 더 익숙해진 웨슬리 스나입스가 그의 절친인 -
송포유 <18> 글래디스 나이트 앤 더 핍스 'Neither One of Us'
서경스타 가요 2019.06.06 09:01:25TV 채널이 달랑 3개뿐이던 시절, 트렌디한 음악을 찾아 AFKN(주한미군방송)을 들락거렸던 장년층이라면 곱슬머리 MC 돈 코넬리우스의 중저음 멘트와 펑키한 사운드에 맞춰 춤을 추던 무희들로 가득했던 전설적 프로그램 ‘소울 트레인 (Soul Train)’을 기억할 것이다. 1971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35년간 방송된 ‘소울 트레인’은 70년대 디스코 열풍을 대변하는 흑인 댄스음악의 산실답게 펑키한 사운드의 공연이 주를 이뤘지만 -
송포유 <17> PREP ‘Cheapest Flight’
서경스타 가요 2019.05.11 10:01:44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9·11’ 자막을 붙이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대견하다. 무수히 쏟아지는 음악들 사이에서 귀가 솔깃한 영상들을 귀신처럼 유저들에게 던져 놓으니 말이다. 앙상블이 압권이라는 지인의 말에 밥 제임스의 2010년 자바 재즈페스티벌 동영상을 뒤적이다 ‘얻어 걸린’ PREP도 그런 경우다.키보드주자 겸 작곡가 ‘르웰른 압 밀딘(Llywelyn Ap Myrddin)’, 보컬 ‘톰 헤브 -
송포유 <16> 에타 제임스 'at last'
서경스타 가요 2019.03.30 09:06:17미국 대통령 취임식 날이면 어김없이 무도회가 열린다. 4대 대통령인 제임스 메디슨이 취임한 1809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우리에겐 생경하지만 꽤 오래된 전통이다. 백악관의 새 주인이 선택한 곡은 늘 세간의 관심을 모았고 미디어는 이런저런 당파적 상상력을 덧씌워 가십을 쏟아낸다. 지난 2009년 ‘변화와 희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들고 출범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도 ‘이웃의 무도회(Neighborhood Ball)’로 명명 -
송포유 <15> 퀸 ‘mother love’
서경스타 가요 2019.01.18 21:33:39솔깃한 음악을 만나고 뮤지션을 알아가는 건 낯선 골목을 헤메는 일과 비슷하다. 문득 새 길과 마주하기도 하고 전혀 엉뚱한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개인적으로 다소 느닷없었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열풍을 접하고 가장 먼저 몽트뢰를 떠올린 건 대학시절 퀸의 음악적 여정을 골목 누비듯 탐닉했던 반사작용 탓이리라. 생전의 프레디 머큐리가 “모든 이들의 천국”이라고 극찬한 스위스의 작은 마을 몽트뢰는 헤밍웨이, 장 -
송포유 <14> 류이치 사카모토 ‘Merry Christmas, Mr. Lawrence’
서경스타 가요 2018.12.08 10:17:19패션처럼 음악도 계절을 두서너 걸음 앞서 간다. 찬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힐 무렵부터 간간이 들리던 캐럴은 12월에 들어서면 절정에 이른다. 캐럴이 아니어도 한 해의 마지막에 다가서면 누구에게나 생각나는 곡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Merry Christmas, Mr. Lawrence’라면 구들장 아랫목 그리운 긴 겨울밤을 함께하기에 제격이다.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 Mr. Lawrence)’는 ‘감각의 -
송포유 <13> 케빈 컨 'Return To Love’
서경스타 가요 2018.12.01 09:18:06일산 라페스타의 밤은 언제나 떠들썩하다. 거리를 따라 도열한 술집 앞을 서성대는 주객들의 발걸음은 이맘때면 더욱 현란해진다. 불야성을 이룬 뒷골목 간판들 사이에는 더러 앙증맞은 카페가 어색하게 끼어있기 마련이다. 더치커피와 다크초콜릿 한 조각에 반해 가끔 찾게 되는 ‘스투간’도 그 중 하나다. 주인장의 취향 탓인지 1~2층 공간에는 늘 뉴에이지가 흐른다. 이루마와 유키 구라모토를 헷갈려하는 딱한 처지지만 ‘Ret -
송포유 <12> 에릭 칼멘 ‘All By Myself’
서경스타 가요 2018.11.03 08:24:09삶의 어떤 순간은 음악으로 기억된다. 대학입학을 며칠 앞둔 날. 무슨 생각이었는지 자전거를 끌고 성긴 눈발 날리는 캠퍼스를 찾았다. 방학기간이라 텅 빈 교내에서는 에릭 칼멘의 ‘All By Myself’가 나지막이 들려왔다. 애초에 몰랐던 곡도 아닌지라 새삼스러울 일은 아니었지만 차가운 페달링, 낯선 건물과 건물 사이를 돌며 이어졌던 공명(共鳴)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기호처럼 생생히 남아있다. 1949년 미국 오하이오주 클 -
송포유 <11> 가을에 만난 가객, 최백호와 로드 맥컨
서경스타 가요 2018.10.06 12:00:03후줄근한 출근길, 최백호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후배의 소개로 발매된 지 5년이 지난 뒤에야 처음 듣게 된 ‘부산에 가면’은 일흔을 바라보는 가객이 뿜어내는 절제된 비브라토가 압권이다. 테크닉만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그의 건조하지만 깊이 있는 발성은 노랫말 속 옛 기억을 향한 은유를 배가시키고 감정의 편린을 더 뚜렷하게 한다 스무 살의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사무치는 그리움을 노래로 만든 ‘내 마음 갈 곳 -
송포유 <10> 정갈해진 9월… 가을을 부르는 선율
서경스타 가요 2018.09.23 09:08:35‘가을은 부산하다. 모든 것이 바스락거린다.’ 정갈한 햇빛이 쏟아지는 9월의 거리는 하루가 다르게 가을빛이다. 르네상스를 꽃피운 이탈리아 중부의 도시 피렌체를 단숨에 연인들의 성지로 만들어 버린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ost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때도 요즈음이다.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릴레이 소설을 영화화 한 ‘냉정과 열정사이’는 주인공 아오이와 쥰세이 사이가 겪었던 10년이 넘는 시간을 섬세하고 -
송포유 <9> 배리 매닐로우 ‘When October Goes’…혹독했던 여름...늦가을의 기억을 뒤적이다
서경스타 가요 2018.08.25 09:28:031976년, 뇌종양으로 생을 달리한 전설적 작사가 조니 머서(Johnny Mercer)의 미망인은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생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가사를 발견한다. 그녀는 평소 남편과 친분이 두터웠던 배리 매닐로우(Barry Manilow)에게 글을 맡기고 곡을 완성해 달라고 부탁한다. 8년이 지난 1984년, 10월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조니 머서의 유작 ‘When October Goes’는 배리 매닐로우의 명반 ‘2:00 AM Paradise Cafe’를 통해 세 -
송포유 <8> 경계인의 삶을 노래한 음유시인 루시드 폴
서경스타 가요 2018.08.04 09:56:03모든 삶은 경계에서 휘청댄다. 군중과 개인, 타인과 자아, 국경의 경계선에 가까이 다가설수록 감성의 진폭은 더 선명해진다. 마땅치 않지만 마음이 가는 길을 머리로 막을 도리가 없다.스위스 로잔의 연방공과대학 출신 생명공학자이자 작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싱어송라이터 루시드 폴의 3집 ‘국경의 밤 (night at the border)’에는 낯선 땅에서 수많은 밤을 지새며 맞닥뜨려야 했을 경계에 대한 독백들이 담겨 있다.8번 -
송포유 <7> 로드 스튜어트 ‘블루문(Blue Moon)’
서경스타 가요 2018.07.14 10:00:29‘블루문(Blue Moon)’은 우여곡절이 많은 곡이다. 대공황 직후인 1934년. 할리우드 육체파 여배우의 원조쯤 되는 진 할로우의 영화를 위해 ‘The Prayer’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진 이 노래는 영화제작이 무산되면서 영영 묻힐 뻔했다.미련을 버리지 못한 원작자 리처드 로저스와 로렌즈 하트는 ‘The Bad In Every Man’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클라크 케이블과 윌리엄 파웰 주연의 영화 ‘Manhattan Melodrama’의 주제가로 끼워 -
송포유 <6> 오래된 기억…반가운 소환
문화 · 스포츠 방송·연예 2018.06.24 13:10:39‘무슨 일이 내게 일어나고 있는 건지 어떤 모습이 날 흔들고 있는 것일까’ -쉬운 얘기中- 첫사랑은 잔상이다. ‘너에 대한 메모로 가득 차있던 수첩.. 기억하니 둘이 걷던 벚꽃 길...’손발 오글대는 시시콜콜한 미장센이 희미해진 뒤에도 두근거림은 생생히 남는다. 오래된 사진첩을 꺼내보듯 바랜 기억들을 향해 주파수를 맞춰온 밴드가 있다. 2007년 발표된 옥수사진관의 1집에 실린 ‘푸른 날(Blue DAY)’ ‘쉬운 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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