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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통미봉남' 우려에 "남북 대화의 문 닫히지 않았다"
정치 대통령실 2019.10.24 12:10:00금강산 남측 시설의 철거를 지시한 북한이 담화를 통해 미국에 유화적인 제스쳐를 취하면서 ‘통미봉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청와대는 “(남북 대화의 문이) 닫혀있지 않는데 왜 닫혀있다고 보시는지 묻고싶다”며 이를 일축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4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 대화와 관련해 “물론 쉽지 않은 길이다. 쉬울 것이라고 처음부터 예상하지도 않았다”면서도 “닫혀있는 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남북 경색국면을 풀기 위해 새로운 협력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새로운 안에 대해서는 북미와 한국 모두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새로운 안에 대한 논의가) 완료가 됐거나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찾아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다는 노동신문 보도가 나온 다음 날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굳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심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하자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
[사설] 김정은 억지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오피니언 사설 2019.10.24 00:05:00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의 남측시설물 철거를 갑자기 지시한 것은 억지이고 적반하장이다.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 시설을 둘러보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싹 들어내고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23일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손쉽게 관광지나 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돼 흠이 남았다”면서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의 정책까지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이 같은 지시는 대북 제재를 이유로 금강산관광을 재개하지 않는 우리 정부에 불만을 표시하고 멀리는 미국까지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던 김 위원장이 대남 강경노선의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언급은 우선 금강산관광 재개 불가의 책임을 ‘남 탓’으로 돌렸다는 점에서 매우 잘못됐다. 금강산관광이 재개되지 못하는 근본 이유는 북한 핵 폐기의 답보 상태다.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나 해제가 어렵다. 둘째, 2008년 북한군이 금강산관광객 박왕자씨를 사살한 게 관광 중단의 원인인데 북한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셋째, 현대아산이 2002년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와 체결한 금강산관광지구 50년간 독점개발 계약을 위반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지시했다. 현대아산은 이 계약에 따라 사업권 비용으로 5,300억원가량, 호텔 건설 등에 2,2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넷째, 남북 정상의 지난해 9·19평양선언 등을 휴지 조각으로 만드는 행태다. 금강산관광 정상화와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등에 합의한 것에 역행하는 처사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측이 요청할 경우 언제든지 협의해나갈 계획”이라며 대북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북한의 불만 표시와 몽니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시설물 불법철거 시도에 단호히 대응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 이행에 집중해야 한다. -
선대 '민족공조' 대신 '실리'…"김정은 시대 왔다" 차별화 강조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10.23 17:38:23최근 정치적 결단의 장소인 백두산을 찾은 바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에는 선대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금강산 관광 사업까지 비판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백두혈통’을 강조하며 김 전 위원장을 신성시해온 만큼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남북 협력을 중심으로 한 김정일의 정책과 차별화를 둔 것은 자신의 권력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장기간의 비핵화 협상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따른 내부 불만 등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단호한 리더십을 보여준 것으로도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013년 당시 고모부인 장성택을 전격 처형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로 최고지도자로서의 권위를 확보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 위원장이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고, 땅이 아깝다고,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심각히 비판했다”고 전했다. 정권의 정통성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북한 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선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선대인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유훈이나 공적을 이어받은 후광으로 지금까지 북한을 끌어왔지만 이제는 자기의 시대가 왔다는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교류협력을 통한 민족 공조를 강조한 김정일과 달리 민족보다는 국가를 강조하며 자신의 권력 기반을 강화해왔다. 김 위원장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관광 사업도 이 같은 그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정은 시대의 대남전략은 남쪽의 경제적 지원과 협력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이른바 ‘투코리아 전략(two Koreas)’”이라며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민족주의 담론으로, 민족 공조라는 기조로 남북협력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이웃 나라와의 냉정한 관계로 할 만한 사업은 챙겨서 하고 내키지 않으면 안 하겠다는 실용적인 대남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금강산 일대의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도 남녘 동포들의 관광은 환영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이 같은 실리주의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이 독자적인 금강산 개발을 강조한 만큼 향후 문재인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남북교류협력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아마 지금 여명 거리도 만들고 미래과학자 거리, 삼지연 등뿐 아니라 최근에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등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금강산 사업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관광 개방은 현실적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금강산 일대 남측 시설 철거 발언은 비핵화 협상의 당사자인 미국에 주는 메시지도 강한 만큼 향후 북한의 대미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금강산 관광 독자개발은 사실상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재를 ‘자력갱생’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문 센터장은 “미국과 대화하는 것에는 제재를 풀어 경제문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는데 금강산 관광 문제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박우인·김인엽기자 wipark@@sedaily.com -
[이슈&워치]김정은에 뒤통수 맞은 한반도프로세스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10.23 17:27:48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금강산관광 남측시설 철거를 지시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향후 남북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남북 평화경제’를 강조한 것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23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해금강호텔·금강산호텔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들을 돌아보며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는 표현 등으로 비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됐다”며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의 정책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금강산 관광 남측시설 철거 지시와 선대 비판은 남측이 지난해 9월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는 데 대한 직접적인 불만 표현인 동시에 근본적인 남북관계 전환을 시도하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남북경협이 재개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자신들이 주도해 금강산 등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남한에 의존한 경제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중요한 원칙을 밝혔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초강수’와 무관하게 평화공세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의 한·스페인 정상회담에서 “비무장지대(DMZ)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처럼 평화의 길이 돼 세계인이 함께 걷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DMZ를 ‘국제평화지대’로 구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직접 선대의 잘못까지 언급한 부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지시는 금강산 관광에 한국 정부가 성의를 보이지 않는 데 분노를 표출하면서 자력갱생하겠다는 점을 한국과 미국에 분명히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직접 선대의 잘못이라는 식으로 얘기했기 때문에 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여야의 입장은 엇갈렸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남북교류와 평화의 대표적 상징인 금강산 관광인 만큼 북측의 조치는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아직도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에 목을 맨다”며 “문 대통령은 말로만 평화를 외치지 말고 평화를 담보할 수 있는 안보와 동맹을 챙기라”고 말했다./박우인·양지윤기자 wipark@@sedaily.com -
"관광재개 준비중인데..." 현대아산 '잿빛'
산업 기업 2019.10.23 17:22:27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시설을 철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자 현대아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시찰하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너덜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대아산은 뜻밖의 폭탄발언에 흙빛이 됐다. 그룹이 30여년간 이어온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아산은 짧은 입장문을 통해 “관광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보도에 당혹스럽지만 차분히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아산은 이날 김 위원장과 관련된 보도를 접하고 긴급회의와 보고를 잇따라 열었다. 오전9시쯤 김영현 현대아산 전무 주재로 상무급 3명과 실무자들이 긴급회의를 하고 이후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 주재로 긴급 남북경협태스크포스(TF) 회의가 열렸다. 배 사장은 남북경협TF 회의 내용을 직접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발언대로 시설 철거가 이뤄지면 현대아산은 수천억원대의 피해를 보게 된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진행하며 토지임대료를 비롯해 시설투자 등으로 총 7,865억원을 투자했다. 호텔 해금강과 금강산 옥류관 등 현대아산이 북한 내 소유하고 있는 자산들의 현재 가치는 566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사실관계를 파악할 때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대아산은 10년 이상 영업을 하지 못해 쌓인 손실이 엄청나다. 매출손실이 1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지난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670%로 10여년 전보다 5배가량 높아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태만으로 미래를 비관하기에는 금강산 관광이 남북관계의 상징으로 수십년간 이어져온 점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 “남북관계 개선 여부가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재산권 보호와 남북합의 정신, 금강산 관광 재개와 활성화 차원에서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남측 시설 철거와 관련해 “남측과 합의하라”고 지시하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한 점에 주목하며 앞으로 남측과의 대화 및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1989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방북해 ‘금강산 관광 개발의정서’를 체결하며 물꼬를 텄고 1998년 11월 시작됐다. 2003년 육로 관광길이 열리고 2005년 누적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섰지만 2008년 박왕자씨가 북한 초병에게 사살되면서 중단됐다. 지난해 4월 판문점선언 이후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희망이 생겼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상황은 다시 비관적인 방향으로 돌아섰다. 현대그룹은 8월 고 정몽헌 전 회장의 16주기 추모행사를 금강산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북한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
제재완화 기대 꺾이자 金 '초강수'...개성공단까지 손댈수도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10.23 17:21:16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평화경제 구상을 강조한 지 하루 만인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면서 남북 사업을 통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한반도 운전자’를 자임했던 문 대통령의 입지도 그만큼 좁아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금강산 일대 남측 관광 시설을 둘러본 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라는 김 위원장의 극단적 선택은 제재완화에 미온적인 남측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선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관광 사업을 이례적으로 비판한 점을 볼 때 김 위원장은 남측과의 교류협력을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문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제재완화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 설득해달라는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데드라인’인 연말 시한이 임박했음에도 한미로부터 제재완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좌절감이 김 위원장의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정부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과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회담에 앞서 개성공단 등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강조해 김 위원장의 기대감을 높여놨다”며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문 대통령에 대한 감정이 묻어나왔다. 그만큼 북한이 제재에 대해 아프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독자적인 금강산관광 사업을 통해 자력갱생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구상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지만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 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김 위원장은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에 따라 한미로부터 대북제재와 관련해 양보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되자 관광객 유치 등 중국과의 교류협력 사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20만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중국인이 90%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여론전을 통해 대남 공세를 벌이던 북한이 구체적인 대남강경 정책을 추진하면서 남북관계도 급속히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관광 사업은 남북이 합의한 사안으로 정부가 시설물의 소유권을 가진 현대아산의 자산을 보호해줄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정부는 현대아산의 자산을 보호할 외교적 보호권이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북한과 관계 개선만 추구하기는 부담스럽다”며 “이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설상가상으로 문제가 더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과 대북협의 요청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일단은 (북한이)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 향후 계획이 어떤지 명확히 분석하는 게 먼저일 테고 협의할 수 있는 부분은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북한이 남북교류협력 상징 사업을 뒤엎으면서 개성공단의 운명도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됐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문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신상 비난에서 구체적인 경제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사업에 손을 대고 그다음에 개성공단에 손을 대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성공업 단지는 관광 사업과 달리 전력 및 원자재 공급 등 공단 운영의 대부분을 남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산업 시설인 만큼 북한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박우인·양지윤기자 wipark@@sedaily.com -
민주 "유감이지만 대화해야"...한국 "일방적 짝사랑이 禍 불러"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9.10.23 16:34:1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까지 비판하며 남한이 설치한 시설물에 대한 철거 지시를 내린 것과 관련해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23일 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 범여권은 유감을 표하면서도 남북 대화의 물꼬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반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우리공화당 등 범야권은 정부의 현 대북정책을 비판하며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이정재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북측의 조치는 안타깝고 유감”이라면서도 “남북 상호 간 교류와 협력을 진척시키기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남북교류가 일정 부분 답보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던 상황적 한계도 없지 않았다”며 “북은 물론 우리 정부 역시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한다”고 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북한에 “남북교류 협력의 상징을 철거하는 것은 섣부른 결정”이라며 “한반도 평화에 인내와 자신감을 갖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정숙 대안신당 수석대변인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개성공단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도 북한에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번영의 신경제 지도를 완성하는 길로 즉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의 반응은 달랐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북한을 향한 교감 없는 일방적인 짝사랑의 여파가 또다시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굴종적 대북정책으로 인한 참사는 이제 중단돼야 한다”며 “‘너절한 대북정책’을 폐기하고 실효적인 대북정책으로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문 대통령의 안일한 대북인식 한계만 보여줬다”며 “올바른 남북관계는 정확한 현실인식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도 정부에 “단호한 대응과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
넉 달동안 안보이던 리설주, 김정은 시찰서 포착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10.23 13:35:54북한 리설주 여사가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수행원 명단에는 빠져있었으나 실제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 현지 지도에 동행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리 여사는 지난 6월 20~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의 방북 당시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으며 125일 만에 모습이 공개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김 위원장의 금강산관광지구 현지 지도 소식을 전하며 발행한 사진 속 리 여사는 밝은 표정으로 김 위원장과 함께 걷고 있었다. 검은 바지와 남색 트렌치코트 차림이었으며 김 위원장을 따라 주변 경관을 둘러보거나 김 위원장의 말을 경청하기도 했다. 리 여사는 지난 6월 시 주석 방북을 끝으로 넉 달 가까이 북한 매체의 국가행사와 현지지도 보도에 동향이 언급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달에도 9일 조선인민군 산하 농장, 16일 삼지연군 건설 현장, 18일 함경북도 경성군 온실 농장과 양묘장 건설장 현지지도를 했지만 리 여사의 동행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6일 북한이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김 위원장의 백두산 승마 등정 때도 리 여사는 기사나 사진에 일절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최근 한반도 관계 뿐 아니라 북미 관계까지 얼어붙은 가운데 리 여사의 대외 활동이 줄어들자 그의 신상에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다. 이번 리 여사의 사진 공개는 이러한 관측을 우회적으로 일축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6월 이후 리 여사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에 동행했지만 북한 매체에서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
박지원 “김정은 南 시설 철거 지시는 ‘美에 전한 메시지’”
정치 정치일반 2019.10.23 13:00:33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시설에 대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남측 시설을 철거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에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기(현지지도)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대동했다는 것이 굉장한 의미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강산 관광이 (남북협력 사업의) 상징으로 개성공단과 함께 있었는데 만약 대화가 여의치 못하면 여기에 대한 결단을 보내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이미 금강산이나 개성공단 시설은 이미 자기들 소유라고 선언했는데 (북한이) 남측 관계자들과 협의해서 (철거)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미국에 메시지를 던지면서 ‘우리가 이것도 철거할 수 있다’고 한 자락 깔아놓은 것으로 결코 나쁜 것일까”라고 역설했다. 전날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시설 현지지도 현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금강산 관광을 추진했던 선임자들의 ‘대남의존정책’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박 의원은 “북한은 세습 정권인데 과연 자기 아버지까지 이야기를 한 것인지 의심이 굉장히 든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법정 출석과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전망에 대해 박 의원은 “어둡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검찰이 증거를 다 갖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정 교수의 건강 상태를 언급하며 “건강 문제가 겹치기 때문에 사법부가 사람 냄새 나는, 건강을 생각해주는 결정을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도 “사실 모든 재판은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기 때문에 그런 희망도 기대도 가져보지만 재판장 마음을 누가 알겠느냐”라고 덧붙였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
김정은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 … 금강산 南시설 철거"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10.23 08:52:26결단의 장소인 백두산을 다녀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교류협력의 상징과도 같은 금강산의 남측 관광시설 철거를 지시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극단적 지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에 미온적으로 나오는 남한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선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 관광 사업을 이례적으로 비판한 점을 볼 때 남과의 교류협력을 하지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강한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 일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들을 둘러본 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들 시설에 대해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 “건설장의 가설건물을 방불케 하는”, “자연경관에 손해”,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고, 땅이 아깝다고,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 되었다고 심각히 비판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되어 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강산은 피로써 쟁취한 우리의 땅이며 금강산의 절벽 하나, 나무 한 그루에까지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이 깃들어있다”면서 금강산관광봉사를 담당한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가 부지를 떼어주고 관리를 제대로 안 한 것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지만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측은 조만간 금강산의 남측 시설을 철거하기 위한 남북간 당국간 실무회담 또는 사업자인 현대아산과 협의를 열자고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금강산에서 남측 시설이 철거되면 정부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결단의 장소인 백두산행을 찾은 뒤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를 지시한 김 위원장의 행보를 볼 때 정부가 제시한 남북교류협력 사업도 북측이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때마다 북한은 남측의 교류협력 제안을 거부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지구총개발계획을 새로 수립하고 고성항해안관광지구, 비로봉등산관광지구, 해금강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으로 구성된 관광지구를 3∼4단계 별로 건설할 것을 지시했다. 또 지구마다 현대적인 호텔과 여관, 파넬숙소(고급별장식 숙소), 골프장 등 시설을 짓고 인접군에 비행장과 관광지구까지 연결되는 철도를 건설할 것을 주문했다. 현지지도에는 장금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김여정·조용원·리정남·유진·홍영성·현송월·장성호를 비롯한 당 간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수행했다. 중앙통신 사진에는 최근 넉 달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던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포착돼 관심을 끌었다./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WP "'오바마, 김정은과 11번 통화시도' 트럼프 주장은 거짓"
국제 정치·사회 2019.10.23 08:47:1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11번 전화통화를 시도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에 워싱턴포스트(WP)가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WP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각료회의 발언의 사실 여부를 따지는 기사를 싣고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화통화 시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지난 7월 우리는 이 주장에 대해 4개의 피노키오를 줬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유세나 취재진 문답 등에서 내놓은 발언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따져보고 거짓말의 상징인 피노키오를 하나씩 부여하는데 피노키오 4개는 과장이나 호도 수준이 아닌 거짓말이라는 게 WP의 설명이다. WP는 이어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전화통화를 시도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각료회의를 시작하기 전 취재진 문답 과정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에게 전화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그가 11번 통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화는 받지 않았지만 자신의 전화는 받는다고 강조했다. WP는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의 비슷한 주장에 피노키오 4개를 부여하면서 “오바마 행정부 기간에 내가 참여한 북한 관련 모든 논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든 뭐든 흥미를 보인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의 언급을 전했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도 지난 6월 30일 트윗을 통해 “트럼프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오바마는 결코 김정은과의 만남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만남을 간청했으나 김 위원장은 만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거짓말이라는 지적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주장을 계속하는 건 김 위원장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시도하는 자신의 외교성과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북외교를 실패로 규정하면서 특유의 과장화법을 쓰다가 허위주장까지 이르게 되는 셈이다. -
김정은 "기분 나쁜 금강산 남측시설 싹 들어낼 것"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10.23 06:59:39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을 남측과 함께 진행한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시설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며,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 되였다고 심각히 비판하시었다”고 전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되어 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지만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김민혁기자 minegi@@sedaily.com -
北노동신문 "제국주의자들, 제재에 겁먹고 양보하면 망한다"...백두산행 후 자력갱생 목소리 높이는 김정은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10.21 14:05:26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치적 결단의 장소인 백두산을 찾은 후 북한 내부에서 미국의 제제를 견뎌내기 위한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핵심전략인 대북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점을 지적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이날 ‘제국주의자들의 제재는 만능의 무기가 아니다’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제국주의자들의 제재에 겁을 먹고 양보하면 망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력은 저들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은 나라들에 제재를 들이대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한걸음의 양보는 열걸음, 백걸음의 양보를 가져오고 종당에는 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그 사례로 이라크와 리비아를 거론하며 “제국주의자들의 위협과 공갈, 제재압박이 두려워 동요하면서 물러서다가는 국권을 유린당하게 되며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것과 같은 자멸의 길을 걷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라크의 지도자 사담 후세인은 유엔의 무기 사찰을 수용했음에도 미국의 침공 이후 권력을 뺏기고 사형됐으며,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는 핵무기를 폐기하고 몇 년 되지 않아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은신 도중 사살됐다. 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이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저들의 비위에 거슬리는 나라들의 경제를 혼란시키고 민심을 불안케 하여 정권교체를 실현하고 저들에게 예속시키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은 그 누가 가져다주거나 지켜주지 않는다. 오직 제국주의자들과의 투쟁을 통해서만 지켜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과 러시아 등 미국의 제재에도 자국 정책을 유지하는 국가들을 거론하면서 “현실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는 만능의 무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국제관계발전에 엄중한 해를 주는 행위’ 제목의 기사에서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력의 제재는 다른 나라들에 대한 내정간섭으로부터 시작되고 그 나라들에 대한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들이 취한 제재는 그 지속성, 악랄성에 있어서 상상을 초월하며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막대한 저해를 주고 있다”며 “제재는 해당 나라들의 반발과 대응만을 불러일으킬 뿐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거듭된 태도변화 압박에도 미국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북미 간 기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은 ‘우크라이나’의혹 등에 따른 탄핵이라는 국내 정치적 요인도 있지만 북한에 대한 무대응 전략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핵 실험 재개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등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라는 분석이다. 실제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후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북한의 속내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스톡홀름 노딜 이후 계속된 북한의 대미공세도 북한의 고심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북한의 대미 공세가 거세지면서 미국 내에서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앞서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미국의소리방송(VOA)과의 인터뷰에서 미-북 비핵화 협상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실무 협상 결렬 후 ‘미국이 빈손으로 나왔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다”며 “이번 협상은 미국 입장에서는 시간 낭비였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이번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리고 북한에 건넬 제안을 발전시키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는데 북한은 하루 만에 협상장을 나가버렸다”며 “김 위원장이 또 다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날 것을 제안할 수도 있는데, 실무 협상이 없는 회담은 성공할 수 없음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고 강조했다./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친서로 아베와 소통나선 文...김정은-트럼프 케미 재연할까?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10.19 09:37:02문재인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불편한 이웃인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화해에 나선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허심탄회한 소통의 상징 ‘친서’ 친서 외교는 정상 간 친서는 공식적인 외교문서는 아니지만 국가의 수반이 타국 정상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하고 이를 보증할 서명을 한다는 점에서 조약에 준할 만큼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특히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고 상대방의 의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교가에서는 갈등관계에 있는 양국 정상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친서 외교를 활용한 사례도 많다. 실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핵 합의를 위해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친서를 보낸 바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북미 비핵화 협상의 고비 때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난국을 타개한 바 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 참석차 다음 주 일본을 방문하는 이 총리는 문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는 것이 좋겠지요’라고 이야기해서 자신이 ‘네 써주십시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 재개의 관건은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 총리는 전날 보도된 아사히(朝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문 대통령이 징용 문제가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외교 당국의 협의는 이어지고 있으며 속도를 내는 것이 가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 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 구체적인 현안보다 양국 정상회담 제안 등 큰 틀에서 한일 간 소통을 강조하는 문구가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한일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는 양국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의 명분으로 강제징용 배상판결 문제를 거론해왔다.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조치인 만큼 강제징용 배상판결 문제가 해결되면 얽힌 실타래가 풀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아사히 신문은 이 총리가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징용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으며 한국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대책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관련 해법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도의적 책임이 있는 일본 기업과 한국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한국 정부가 징용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에 나서는 1+1+‘α’가 현실적인 해법으로 거론된다. 겨울이 오기 전 봄은 올까 문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아베 총리가 긍정적인 답신을 보낼 경우 양국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태국에서 개최되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나 다음 달 16~17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일갈등 문제가 양국 정상의 정치적 명운을 건 이슈로 커진 만큼 천시 외교가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찮다. 한국 내 반일정서를 고려할 때 내년 총선을 앞둔 문 대통령도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와 관련 양보가 쉽지 않고, 아베 총리 역시 정치적 숙원인 평화헌법(전력 보유 금지 및 교전 불승인) 개정을 위해 한일갈등 상황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7일에는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일본 정부 현직 각료가 패전일이나 예대제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2년 반만의 일로 아베 내각의 평화헌법 개정을 위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에토 담당상에 이어 전날도 일본 여야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면서 한국 내 반일정서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北 김정은 “산간·농촌마을, 시대적 요구 맞게 다시 수립해야”
정치 통일·외교·안보 2019.10.18 09:11:50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경성군의 온실농장과 양묘장 건설장을 시찰하며 “시대적 요구에 맞게 산간·농촌마을의 본보기를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정은 동지께서 경성군 중평 남새(채소) 온실농장과 양묘장 건설장을 현지지도하셨다”고 밝혔다.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있는 미곡협동농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인 2000년대 모내기 방법 개선, 유기농법 도입 등을 통해 ‘모범 농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10여 년 전에 건설한 미곡협동농장마을이 지금에 와서도 농촌문화주택의 본보기가 될 수 없다”며 “농촌마을을 미곡협동농장처럼 꾸리겠다고 하는 것은 오늘날 혁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 이후 여러 차례 현지지도를 하며 이곳을 ‘전국의 본보기’라고 언급했으나 시대가 변화한 만큼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날의 성과에 만족하며 발전시키려 하지 않는 것은 혁명에 대한 태도와 관점 문제”라며 “우리는 헐어빠진 집을 마스기(부수기) 전에 먼저 일꾼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이러한 낡은 사상부터 없애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발전하는 시대는 이상과 목표를 현실적이면서도 높이 정하고 완강한 실천력을 지니고 더 높이, 더 빨리 비약하며 전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부단히 새로운 전형, 본보기를 창조하고 그것을 불씨로 하여 따라앞서기, 따라배우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여 연대적 혁신이 일어나게 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앞으로 산간지대의 군들은 삼지연군과 같은 기준에서 건설하며 농촌마을은 경성군 중평 남새온실농장마을 수준으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함경북도를 돌아볼 당시 채소 재배 온실과 양묘장 조성을 비롯해 종업원이 살 주택과 공공건물을 건설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주문이 1년여 만에 이뤄진 것에 대해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라며 만족을 표했다. 또 “세계적인 농업과학기술발전추세와 온실남새부문 선진과학기술자료들을 깊이 연구하고 우리 실정에 맞게 적극 도입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지지도에는 조용원·김여정·리정남·유진·박성철·홍영성·현송월 등 노동당 제1부부장과 부부장이 동행했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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