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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거래액 6조 늘때 코인은 8조 줄어…증시로 '머니무브'
증권 증권일반 2025.07.23 17:56:54시중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국내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을 때도 투자 수요는 주식시장을 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3일 서울경제신문이 코인게코와 한국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과 코스피지수가 첫 고점을 돌파한 이달 14일 가상자산 시장과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의 거래 대금을 분석한 결과 국내 주식시장 거래 대금은 17조 7150억 원으로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50억 7186만 달러(7조 427억 원)보다 월등히 많았다. 7월 14일은 올해 들어 비트코인이 사상 최초로 12만 달러 선(1억 6696만 원)을 돌파한 동시에 코스피지수가 3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3200 선을 넘어선 날이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 선이 비슷했던 올 1월 20일(1억 6346만 원) 거래 대금인 131억 6053만 달러(18조 2668억 원)와 비교하면 가상자산 거래는 절반 넘게 쪼그라들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3000 선을 회복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도 예전만큼 거래 대금이 몰리지 않는 모습”이라며 “가상자산 투자 수요가 국내 주식시장 등으로 분산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거래 대금을 보면 국내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이 확연히 엇갈린다. 가상자산 5대 거래소의 6월 일평균 거래 금액은 23억 5679만 달러(3조 2639억)로 1월 81억 349만 달러(11조 2225억 원)보다 57억 달러(7조 9121억 원) 넘게 줄었다. 반면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 대금은 올 1월 16조 5567억 원을 시작으로 6월에는 22조 3586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거래 대금 오름폭이 5조 8019억 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지수가 ‘불장’을 이어가면서 가상자산보다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가상자산 투자자의 또 다른 투자처 중 하나인 ‘미국 주식’의 순매수 규모가 줄어든 점도 이 같은 판단이 나온 배경이다. 1월 서학개미(미국 주식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40억 달러(5조 원)가량 순매수했지만 6월에는 오히려 팔아치운 규모(2억 달러·2763억 원)가 더 컸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꾸준히 쌓이고 있다. 22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5조 6078억 원으로 5월 말(57조 2972억 원) 대비 8조 원 이상 증가했다. 파생상품거래 예수금과 환매조건부채권(RP) 등까지 합치면 증시 주변 자금은 200조 원에 육박한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시장도 ‘트럼프 랠리’가 이어졌지만, 상반기에만 30%가량 올랐던 국내 증시로 시중 자금이 몰렸다”면서 “하반기는 추가적인 증시 부양책이나 미국과의 품목별 관세 협상, 2분기 기업 실적 발표 결과 등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감독체계·조직 개편보다 관세피해 지원책 가다듬을 때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7.23 17:50:30대미 관세 협상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일본과 미국 사이의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국내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과 이에 대한 지원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이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로 낮추면서 선방했지만 기본 상호관세(15%)가 부과되는 만큼 한국도 일정 수준의 관세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23일 “한미 관세 협상이 어떻게 흘러 가느냐에 상관없이 손해를 보는 산업은 분명히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피해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도 중요도가 높은 산업에 금융 지원책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권도 관세 지원책을 강구해오기는 했다.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도 약 35조 원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수립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 4월 미국 통상 정책 대응 차원에서 20조 원 규모의 금융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신용·기술보증기금과 통상 환경 변화 대응 차원에서 1조 원 규모의 금융 공급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연기하면서 해당 프로그램도 크게 활성화하지는 않았다. 시장에서는 관세 협상 기간이 1주일가량 남았고 일본의 사례를 감안하면 한국도 금융 지원책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정부가 일본과 비슷하게 상호관세율을 10%포인트가량 낮추는 데 성공한다고 해도 국내 기업들의 이윤 감소는 불가피하다. 특히 일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을 적용받을 경우 기업들의 타격은 클 수 있다. 기존에 한국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경쟁국 대비 큰 관세 절감 효과를 누려왔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금융 당국이 할 일이 많다”며 “정부 조직 개편에 힘을 쏟기보다 금융권의 기업 지원책을 조율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과 같은 국책금융기관이 보다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자본을 확충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끊임없이 나온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산은의 법적 증자 한도(수권자본금)를 30조 원에서 45조 원으로 늘리기로 합의하기는 했지만 정부의 실질적인 증자가 없으면 한계가 뚜렷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산은은 50조 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도 신설할 계획이라 자본금 증액 필요성이 더 크다.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국책 금융기관 인선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있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금융감독원·산은·수은 등 주요 기관장이 모두 공석”이라며 “이들에 대한 인선이 빠르게 마무리돼야 신속한 통상 현안 대응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74시간 만에 귀국길 오른 위성락…정재계 촉각
정치 대통령실 2025.07.23 17:49:07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패키지딜’을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74시간 만에 협상을 끝내고 귀국길에 오른다. 일본이 먼저 미국과 관세 협상을 완료한 가운데 위 실장이 들고 올 협상 결과물에 정치권과 경제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위 실장은 23일(현지 시간) 인천행 비행편에 오른다. 20일 현지에 도착한 위 실장은 2박 3일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과 상호관세와 더불어 농수산물·자동차 시장 개방, 국방비 증액 등 통상·안보를 총망라한 패키지딜 협의를 해왔다. 위 실장은 귀국하는 대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협상 결과물을 보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2+2 통상협의’가 25일 예정된 가운데 위 실장이 귀국길에 오른 만큼 양국 간 협상에 진전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6~9일 루비오 장관과 회동한 데 이어 2주 만에 다시 미국 고위급 인사를 재차 접촉해 협상 분위기를 조성해놓고, 정부 외교·통상 라인이 구체적인 현안을 논의할 수 있게 해놓았다는 분석이다. 협상에 진척이 있다면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이 이른 시일 내 가시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 실장이 구체적인 성과를 갖고 귀국하는 게 아닐 수 있다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미국 측과 협상이 지지부진한 경우 관세 시한 만료 전 극적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일본에 상호관세 15%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협정 타결 소식을 발표하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미국 측의 발표와 관련해 “미일 협상 결과의 세부 내용을 파악 중이며 우리 정부 협상에도 참고할 예정”이라며 “우리 정부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미국과의 협의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車관세 인하 여지 확인했지만…철강 50% 유지에 긴장감 고조
산업 기업 2025.07.23 17:47:06미국과 일본이 자동차 관세를 절반으로 감축하는 것 등을 뼈대로 한 통상 협상 결과를 내놓자 국내 산업계의 이목도 조만간 발표될 한미 협상 결과에 쏠리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일본 사례처럼 국내산 자동차의 관세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일본에 못 미치는 협상 결과가 나오면 타격이 불가피해 ‘후폭풍’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미일 협상에서 철강에 붙는 50% 관세는 유지하기로 해 국내 철강 업계에는 어두운 기색이 역력하다. 2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정부는 자동차(부품 포함)에 대한 품목 관세를 기존 25%에서 12.5%로 낮추기로 했으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기존 50%를 유지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일본산 자동차는 기존에 2.5% 관세가 부과돼 최종 관세율은 15%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미일 관세 협상과 관련해 “품목 관세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한 트럼프 정부 기조를 고려하면 놀라운 결과”라며 “협상을 앞둔 한국 입장에서는 자동차 등 개별 품목 관세를 조정할 여지를 확인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이 최대 경쟁국인 점을 고려할 때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이상의 관세 완화를 끌어내지 못하면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미국에서 도요타 등 일본 업체와 경쟁에서 일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 자동차의 관세가 일본에 비해 1%라도 높다면 가격 경쟁력 저하,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철강 업계는 일본이 미 측에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청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불발된 것에 주목했다. 미국은 한국산 철강·알루미늄에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철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강 품목별 관세를 50%로 유지하기로 한 미일 협상 결과와 별개로 향후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이어질 한미 무역 협상 중 철강 관세 관련해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관세 타결로 이시바 '버틸 명분' 사라져…'포스트 이시바' 이미 수면위로
국제 국제일반 2025.07.23 17:46:55참의원 선거 참패에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입지가 급속히 좁아지고 있다. ‘버티기’ 명분이던 미일 관세 협상까지 타결되면서 이르면 이달 중 ‘질서 있는 퇴진’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이르면 9월 총리 선출 절차가 이뤄질 수 있어 일본 정국이 시계 제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요미우리신문은 미일 관세 협상 타결을 계기로 이시바 총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이르면 이달 중 사퇴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24일 귀국한 뒤 협상 관련 보고를 받는 이시바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 등 향후 정치 일정을 고려해 퇴진 시점을 조율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같은 날 마이니치신문도 이시바 총리가 8월 말까지 퇴진 의사를 굳히고 이를 주변에 알렸다고 전했다. 당내 압박의 강도에 따라 퇴진 시점은 달라질 수 있지만 자민당이 내부적으로 참의원 선거 패인을 검증하는 간담회를 퇴진 수순에 들어가는 타이밍으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자민당은 29일 중의원·참의원 양원 의원 총회를 열어 선거 결과 분석에 착수할 방침이다. 총회는 당초 31일 예정이었지만 퇴진 요구 여론에 따라 앞당겨졌다. 이시바 총리는 일단 퇴진설을 부인했다. 그는 이날 기시다 후미오, 스가 요시히데, 아소 다로 등 전직 총리들과 회동한 직후 기자들에게 “거취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직 총리와 전직 총리 3인이 한자리에 모인 이례적 회동을 두고 언론들은 당내 기반이 약한 이시바가 원로들의 힘을 빌려 당내 반발을 누그러뜨리려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20일 참의원 선거 참패 직후 책임론이 커지자 미일 관세 협상과 고물가 대응 등을 들어 총리직 유지를 시사해왔다. 일본 언론들은 이시바 총리가 명분으로 내세운 미일 관세 협상이 타결된 데다 당내 퇴진론이 거세지며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미 정치권의 관심은 차기 총리로 옮겨 가고 있다. 현지 언론 보도대로 이시바 총리가 이달 퇴진하면 자민당은 총재 선거를 거쳐 이르면 9월 총리 지명 투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자민당이 이미 새 총재 선거 준비에 돌입했다고도 보도했다. 차기 총리 후보로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가장 유력하다. 지난 21~22일 요미우리신문이 차기 총리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26%로 1위를 차지했고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상이 22%로 뒤를 이었다. 이시바 총리는 8%에 그쳤다. 다카이치는 극우 정치인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바 있으며 고이즈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다. 다만 자민당이 총재를 선출하더라도 여소야대 구도에서 총리 지명 통과는 쉽지 않다. 총리 지명은 중·참의원 투표를 거치는데 현재 여당은 중의원에서도 과반에 못 미친다. 일부 야당의 협조 없이는 총리 선출 자체가 불확실하다.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7%는 ‘야당 중심 정권 교체’를, 35%는 ‘자민당 중심 정권 유지’를 원한다고 답했다. 다만 야당 간 정치적 결속력이 약해 정권 교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국이 시계 제로에 빠진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 확대로 금융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일본 재무성이 발행한 40년 만기 국채의 입찰률이 2.13배로 2011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곤도 히데키 간포생명보험 시장운용부 과장은 “차기 총리가 누구일지 등 관련 보도가 정리되지 않은 채 입찰에 돌입하면서 관망세가 강해졌다”고 짚었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1.60%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긴축 통화정책 지지자인 이시바 총리 퇴진설이 부각되며 차기 정권의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이 우려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
2.5%P 관세 차이가 만든 韓日 역전 드라마…다시 뒤집힐수도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23 17:45:17미국과 일본의 관세 협상 타결이 발표된 23일(현지 시간) 일본 1위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의 주가는 14.34% 급등했다. 그동안 일본 기업을 짓누르던 불확실성이 해소됐을 뿐더러 “이 정도 관세면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문제는 일본이 ‘최혜국 대우’를 약속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반도체·의약품 등에 적용되는 품목관세에 대해 일본이 다른 나라보다 나쁜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확약을 얻었다”고 밝혔다. 직접 자동차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자동차 역시 최혜국 대우를 받았다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도 자동차 15%를 목표로 미국과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재계에서는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관세율이 1%포인트만 높아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는 물론이고 반도체·기계·조선 등 사실상 전 품목에서 한국과 일본이 경쟁 국가이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경우 우리 기업은 영업이익률 1%를 포기해야 같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과거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기 전 똑같이 2.5%의 관세율을 부과 받던 한국과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 차이는 2007~2011년 연평균 269억 6900만 달러(약 37조 2300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차이는 한미 FTA에 따라 2016년부터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관세가 0%로 낮아짐에 따라 점차 줄어 지난해는 우리나라가 총 373억 8600만 달러를 미국에 수출하면서 일본(399억 3600만 달러)을 거의 따라잡았다.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됐던 2.5%의 기본 관세가 이런 차이를 만들어낸 셈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관세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1%포인트도 매우 큰 차이가 될 수밖에 없다”며 “아직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이 우위인 상황에 한국이 지금만큼의 경쟁력이라도 갖기 위해서는 품목관세가 12.5%까지는 내려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이번 협상을 통해 자동차 품목관세를 기존 25%에서 15%(기본 관세 2.5% 포함)로 내린 만큼 우리는 그보다 최소 2.5%포인트 더 낮아야 현상 유지라도 된다는 의미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일본은 미국 내 생산 비중도 우리보다 20~30%포인트 더 높기 때문에 동일한 관세율이라 해도 전체 미국 시장에서 우리가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만약 우리나라의 상호관세율이 25%로 유지되면 디스플레이·가전 등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제조업의 경쟁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관세율이 일본보다 10%포인트나 높은 데다 베트남(20%)과도 5%포인트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권 원장은 “비용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이상 우월하지 않기 때문에 세율 차이가 커다란 경쟁력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CIP) 지수는 2023년 기준 0.33으로 중국(0.38)에도 밀린 처지다. 공급망 사슬에서 우리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기업이 미국 수출을 위해 해외 공장 부지를 찾는다고 가정할 경우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1%포인트라도 관세율이 낮은 곳을 낙점할 수밖에 없다. 하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만 개의 부품이 수출입되는 현재 산업구조까지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제조업 경쟁력이 점점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1% 차이면 괜찮지 않느냐는 생각이 지금은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국내 협상팀은 25일까지 열리는 미국과 협상을 위해 잇달아 출국길에 올랐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2일 인천행 비행기에 올랐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23일 출국했다. 김 장관은 “한미 간 산업 및 에너지 분야 협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출국한다. -
스무트홀리법 망령 깨우나…1930년대 돌아간 미국, 대공황 이후 최고 관세
국제 정치·사회 2025.07.23 17:44:2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정책이 미국의 실효 관세율을 지난해 2.5%에서 올해 16.6%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00년대 이후 가장 급격하게 오른 것으로 역사상 최악의 ‘악법’ 중 하나로 평가받는 스무트홀리법 적용 수준을 넘어섰다는 진단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예일대 비당파 연구기관인 예산연구소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이 2.5%에서 16.6%로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일본 등 무역 상대국과의 관세 협상이 속속 타결되는 가운데 8월 1일 상호관세가 예정대로 발효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91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인 20.6%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29년 세계 대공황 직후 미국에서 등장한 스무트홀리법 시행 당시 15.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대공황 발생 이듬해 제정된 이 법은 수입관세를 대폭 높여 미국의 산업과 농업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 세계 무역이 65% 가까이 쪼그라드는 결과를 초래하며 세계 무역을 위축시키고 대공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2만여 개 수입품의 관세가 대폭 인상되며 소비자가격이 치솟아 내수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 관세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미 정부가 징수한 관세 수입은 크게 증가한 상태다. 악시오스가 세관국경보호국(CBP)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올해 1월 20일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미국의 관세 수입은 1061달러(약 143조 원) 수준이다. 다만 재정 수입은 늘었지만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다 되려 깊은 경기 침체에 빠졌던 1930년대를 답습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앤드루 윌슨 국제상공회의소 사무차장은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발표된 직후 “이번 관세 부과 조치는 1930년대 무역 전쟁 시기로 돌아가는 시작점일 수 있다”고 짚었다. -
미일 '협상 지렛대' 된 알래스카 LNG…韓도 참여 고심
국제 정치·사회 2025.07.23 17:42:38일본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관세 협상을 지렛대 삼아 한국에도 사업 참여를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연방의회 공화당 의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 일본이 미국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 달러의 일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JV 운영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와 일부 외신에서는 일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양국이 아직 JV 설립이나 계약 체결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당초 25%였던 관세를 15%로 대폭 줄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알래스카 LNG 투자라는 ‘빅딜’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히 챙기는 프로젝트로 알려진 알래스카 LNG 사업은 지금껏 주요 무역국의 대미 관세 협상에서 협상 지렛대로 활용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 발표대로라면 일본이 미국 측으로부터 관세 인하를 끌어내기 위해 사업 참여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무역협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에 대한 희망을 비쳐왔다. 이달 초 미 국무부가 한국과 일본이 ‘제4차 알래스카 지속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에 참여한 것을 두고 "미국산 LNG에 기반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강력한 신호”라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23일 미국과 관세 협의를 위해 출국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방미 기간 미 행정부 에너지 관련 수장을 잇달아 면담할 예정이어서 논의가 진전될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LNG 도입선을 중동에서 미국으로 조정하는 선에서 사업 참여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은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 등을 통해 이번 주 관세·비관세 문제와 더불어 알래스카 LNG 사업 등을 놓고 전방위 협상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미국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사업성 검토를 진행하는 등 참여를 검토 중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높은 사업 불확실성을 들어 ‘신중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사업비 약 450억 달러(64조 원) 규모의 알래스카 LNG 사업은 북극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새로 건설할 약 1300여 ㎞ 가스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니키스키까지 운반해 액화한 뒤 수요지로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10여 년 전 처음으로 제안됐으나 막대한 투자비 등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 멈춰 있었다. 하지만 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
日, 760조원 투자·쌀시장까지 개방…車산업 지켰다
국제 경제·마켓 2025.07.23 17:42:00일본이 23일 미국과 타결한 무역협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품목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10%포인트나 인하했다는 점이다. 기존 관세(2.5%)를 제외하면 관세율을 절반이나 낮춘 셈이다. 일본이 수백조 원대 대미(對美) 투자를 약속하고 쌀 등 미국산 농산물에 자국 시장을 내주면서까지 주력 산업인 자동차를 지켜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일본에서는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 속에 관세로 인한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절반으로 낮춘 자동차 관세=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날 도쿄 총리 관저에서 미국과 타결한 무역협상 내용을 설명하며 초점을 맞춘 부분도 제조업 분야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이 전 세계에 부과한) 자동차 및 부품 관세 25%를 반으로 낮췄다”며 “모든 (대미 자동차) 수출량에 대해 관세를 낮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반도체·의약품 등 경제 안보 상 중요한 물자에 대해서도 ‘일본이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 취급을 받지 않도록 확약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이번 협상에서 제조업 피해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이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자동차 및 부품으로 대미 수출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6%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품목 관세를 매기는 근거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한 무역확장법 232조라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일본이 자국 자동차 수출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는 데 일정 부분 성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한 5개 나라(영국·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일본) 중 자동차 관세를 낮추는 데 성공한 것은 영국과 일본이 유일하다. 미국은 자동차와 달리 일본산 철강·알루미늄에 매기는 관세율을 기존 50%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철강·알루미늄이 일본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대로 미미하다. ◇대미 무역흑자국 중 가장 낮은 관세율=일본의 상호관세율(15%)은 한국(25%), 유럽연합(EU, 30%), 캐나다(35%) 등 대미 무역흑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신들은 5500억 달러(약 759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 대미 투자와 쌀 시장 개방을 대가로 일본이 상호관세율을 낮췄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3.51% 오른 4만 1171로 장을 마감했다. 6월 말의 연중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약 1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제조업을 방어한 대가치고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쌀 등 시장을 개방하게 된 일본 농가는 분노하고 있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불거진 ‘레이와(令和) 쌀 파동’으로 식량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던 정부가 미국산 쌀에 대해 무관세 쿼터를 늘리기로 한 결정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최소시장접근(MMA) 물량이라는 틀 안에서 미국산 쌀을 수입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조선·반도체·희토류 등 9대 분야에 투자=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은 5500억 달러 대미 투자액을 조선과 반도체·광물을 포함한 9대 분야에 투입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특히 중국과 무역 대결 과정에서 미국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른 희토류 개발도 투자 분야에 포함됐다. 미국이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분야를 일본이 지원하면서 미국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수백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 더 나아가 대미 투자액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미일 협상의 가장 큰 성과로 지목되는 자동차 관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대미 자동차 관세율 15%를 상정할 경우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향후 1년 동안 0.55%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협상 타결 전 자동차 관세율인 25%를 상정할 경우 하락률(0.85%)보다 줄어들기는 하지만 경제에는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
美·日 빅딜…韓도 '관세율 15%'가 마지노선
국제 정치·사회 2025.07.23 17:40:18미국과 일본이 기존 25%인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183일 만이다. 한국과 수출·제조업 경쟁국가인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미국과 무역 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우리 정부 역시 일본보다 불리하지 않게 협상을 끝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미국에 15%의 상호관세를 지불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며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60조 원)를 투자할 것이고 미국은 이익의 90%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품목관세도 결정됐다. 기존 25%였던 자동차 관세는 절반인 12.5%로 낮추되 기존 2.5%를 더해 최종 15%로 결정됐다. 이는 영국의 대미 수출 차량에 적용된 10%(연간 10만 대 한정)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기존 50%인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쌀 시장은 부분 개방으로 정리됐다. 일본이 무관세로 수입하는 총물량은 유지하되 수입 쿼터 중 미국산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다. 미일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합작 투자에도 합의했으며, 일본이 미국 보잉 항공기 100대를 구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일본이 방위 지출 분야에서 미국 기업으로부터의 조달 규모를 연간 170억 달러(약 23조 원)으로 종전 140억 달러보다 늘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본이 미국 측이 제시한 관세 부과 데드라인(8월 1일)을 일주일 이상 앞두고 전격 합의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도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본보다 관세율이 불리해지면 단순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관세 1%포인트 때문에 복잡하게 얽힌 공급망 사슬에서 한국의 지위가 2선으로 밀리고 장기적으로 제조업 브랜드와 신뢰도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세수부족에 한국판 IRA 축소 우려…"첨단산업은 과감히 지원해야"
경제·금융 정책 2025.07.23 17:36:21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일명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도입을 놓고 정부가 국회에 기존 발의된 법안보다 적용 업종과 공제율을 축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세수 부족 우려에 제도를 먼저 도입하되 지원 규모는 축소하는 구도다. 미국의 전방위 관세 압박으로 국내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어 반도체·전기차 등 첨단산업에는 더욱 과감한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세법 개정안에 한국판 IRA로 알려진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반영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공제율을 막판 조율하고 있다. 이 제도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국가전략기술 분야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판매할 경우 생산비나 생산·판매량에 따라 법인세 일부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미국 IRA에 대응하고 국내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관련 제도 도입을 추진해왔다. 공제율은 최대 30%로 국회에는 관련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여당 의원들(김태년·정일영·이연희·정태호) 주도로 4건 발의돼 있다. 하지만 최근 세수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 내부 기류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세법 개정안에는 조특법상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적용받는 국가전략기술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로는 일부 핵심 기술만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가전략기술은 △반도체 △배터리 △백신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형 모빌리티 △바이오의약품 등 7개 분야로 분야별 세부 항목만 58개에 달한다. 적용 범위 축소와 함께 공제율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생산 비용의 일정 비율(15~30%)을 법인세나 소득세의 10~30%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를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기존 통합투자세액공제와 중복 적용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업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받을 때 시설 투자 중심의 통합투자세액공제와 생산 및 내수 판매 중심의 국내생산촉진세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들도 두 제도의 중복 적용을 금지하고 있다. 동일한 생산 활동이나 투자에 대해 이중으로 세제 혜택을 제공할 경우 조세 형평성을 해칠 뿐 아니라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전문가들은 세수 감소에 대응해 정부가 조세지출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첨단산업에 대해서만큼은 전략적 지원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원가 문제 등으로 시장이 형성되지 않거나 미래 산업의 중요성으로 볼 때 제한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인공지능(AI)과 배터리·수소 등 첨단산업 분야에 국내생산촉진세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최대 25%까지 늘리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AI 연산 처리의 핵심 인프라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국책 사업 수준으로 육성 중인 분야다.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AI 기반 응용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상향 지정해달라는 업계 요구도 커지고 있다. AI 기술이 차세대 미래차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신성장·원천 기술’로 분류된 AI 응용 기술을 전략 기술로 격상해 보다 강력한 세제·재정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정부도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확대와 함께 AI 응용 기술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도 이번 세법 개정안에 담는 것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재정 여건이 변수다. 기재부 관계자는 “AI는 미래 산업의 핵심이지만 고율의 세액공제를 무차별적으로 확대할 경우 재정에 부담이 클 수 있어 정책 효과성과 형평성 등을 막판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도입하면 해외에서도 크게 이윤을 못 내고 있는 기업이 국내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생산과 고용 창출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내비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
GM CEO "관세 부담에도 한국공장 효율적…미국으로 계속 수출"
국제 경제·마켓 2025.07.23 17:26:2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관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만든 차를 계속 미국으로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 시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한국 조립공장이 "매우 매우 효율적"이라며 따라서 쉐보레의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 뷰익의 엔비스타·앙코르 GX를 미국으로 계속해서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온라인 매체 오토위크가 전했다. 바라 CEO와 폴 제이컵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격 할인 같은 GM의 인센티브가 업계 평균보다 낮아서 고가형 모델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저가형 수입차에서 발생한 관세 비용의 일부를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라 CEO의 발언은 관세로 인한 경영상 타격 속에서도 일부 중저가형 모델을 한국 공장에서 계속 생산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GM은 인천 부평, 경남 창원, 충남 보령 등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GM은 관세 등의 여파로 2분기 순이익이 18억9500만 달러(약 2조6000억 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보다 35.4% 감소했다고 밝혔다. -
무역 협상 불확실성 해소에도 원화 반등 제한…“韓,日만큼 유리하지 않아” [김혜란의 FX]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23 16:43:18원·달러 환율이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1375원대에서 저점을 형성한 뒤 1380원대 부근으로 소폭 반등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0원 내린 1379.8원에 마감됐다. 환율은 장 초반 1381.1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1375.7원에서 1383.0원 사이에서 등락하다가 1375원대에서 저점을 확인한 뒤 더 큰 반전 없이 1380원대 부근으로 재차 상승했다. 달러화 약세는 미국이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들과 무역 협상에 속속 나서며 최근까지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글로벌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 협상 타결을 공식 발표하며 당초 25%로 예고했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고, 일본이 5500억 달러(약 759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 및 시장 개방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달러인덱스(DXY)는 전일 대비 0.50% 내린 97.475를 기록했고, 엔·달러 환율도 0.67% 하락한 146.85엔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원화는 달러 약세에도 반등 폭이 제한적이었다. 일본과 달리 한국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여야 국회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온플법을 가장 우려하는 사안으로 지목했으며 농산물 수입 확대 요구도 함께 제기됐다고 전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일본과의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제시한 15% 관세율이 최선의 결과라는 점은 확인됐지만, 한국은 일본만큼 유리한 협상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오전 중 반등했던 원화 가치가 오후 들어 다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미국의 정책이 달러 가치를 낮추고 있기 때문에 향후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환율·선구매 수요 영향”…LG이노텍 2분기 영업익 92.5% 감소한 114억
산업 기업 2025.07.23 16:34:58LG이노텍(011070)이 올해 2분기 매출 3조 9346억 원, 영업이익은 114억 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6%, 영업이익은 92.5%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는 비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관세 리스크로 인한 주요 고객의 선구매 수요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이외 주요 매출처인 광학 솔루션 사업에서 중국 업계 등과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수익성을 저해했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는 주요 고객사 신모델의 양산이 본격화하며, 카메라 모듈을 비롯해 무주파수-시스템인패키지(RF-SiP) 등 통신용 반도체 기판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차량 통신∙조명 등 기존에 수주했던 고부가 전장부품의 매출 실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업부 별로 보면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한 3조 52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26.2% 줄었다. 통상적인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 데다 환율 하락, 관세 리스크로 인한 1분기 풀인 수요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기판소재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41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10.4% 증가한 수치다. RF-SiP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기판의 안정적 공급이 매출을 견인했다. 전장부품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6.2%, 전 분기 대비 0.4% 감소한 46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의 성장세 둔화로 매출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차량 통신 및 조명 모듈 등 고부가 제품의 매출과 비중이 모두 늘었다. 전장부품사업은 차량 통신∙조명 등 고부가 부품의 매출 비중 확대와 함께, 글로벌 생산체계 최적화, 공정 혁신 등 원가 경쟁력 제고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고 있다. LG이노텍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차량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듈과 같은 반도체용 부품, 차량용 센싱∙통신∙조명 등 모빌리티 부품에 이어 로봇 부품에 이르기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 베트남, 멕시코 신공장 증설 완료를 기점으로 전략적 글로벌 생산지 운영을 가속화하는 한편, AI 전환 도입 확대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구윤철 방미길에 '韓 환율 협상단' 동행…‘환율 포함’ 일괄 타결할 듯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7.23 16:10:07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방미 일정에 환율 협상 실무진도 전격 동행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가 이번 ‘2+2 통상협의’에서 환율까지 주요 의제로 올려 일괄 타결에 나서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한미 당국이 환율 문제를 놓고 별도 협상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지영 차관보(국제경제관리관)와 정여진 외화자금과장이 24일 구윤철 부총리의 방미 일정에 맞춰 미국 워싱턴에 함께 출국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지영 차관보는 한미 환율 협상의 실무 최고 책임자로 지난 5월 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미국 재무부와 환율 정책을 협의를 했던 핵심 인물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워싱턴 D.C에서 25일 미국 재무장관과 무역대표부(USTR)가 함께 하는 2+2 통상협의를 한다. 이 자리에 최지영 차관보와 정여진 외화자금과장 등 우리측 환율협상 실무 책임자도 배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존 관세·통상 이슈와 함께 환율까지 포괄하는 일괄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환율 관련 별도 회동도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기존 통상 의제 외에도 환율 문제만을 놓고 별도 협상을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는 4월에도 양국 재무당국 간 ‘2+2 통상 협의’ 외에 별도 환율 정책 협의 채널을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5월 5일 밀라노 회동 이후에 한미는 최근까지 비대면 컨퍼런스콜로 실무 협의를 지속해 왔다. 이번 협의에서 미국 측이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카드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의 공개 범위 확대다. 한국은 2018년 한미 간 외환시장 투명성 강화를 위한 협의가 이뤄진 이후 그 해 하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반기별 공개를 유지하다가 이후 현재까지 분기별로 개입 내역을 공개 중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일본처럼 월별 또는 실시간 공개 체계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여력을 제약해 원화 강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정부는 ‘제2의 플라자 합의’와 같은 인위적인 환율 조정 가능성에는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인위적인 환율 조정은 없을 것이며 환율 주권을 지키면서 협의에 당당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 결과에 따라 한미 간 환율 정책 공조의 수준은 물론이고 원달러 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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