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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톡커] 금리인하 선반영한 시장, 진짜 관건은 '점도표'
국제 정치·사회 2025.12.08 17:01:00올 연말 증시의 ‘산타 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를 판가름할 12월 미국 기준금리 결정 시점이 이번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눈이 오는 9~10일(현지 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로 쏠리고 있다. 금융 시장에서는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는 않는 분위기다. 연준이 관세발(發) 물가 전망을 두고 그 어느 때보다 분열돼 있는 까닭이다. 최근 발표된 고용·물가·소비 심리 지표도 대체로 일방향성을 보이지 않았고,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나지도 않았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지난달 21일부터 이미 강하게 주가에 반영됐기에 막상 해당 결정이 나와도 증시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월가는 오히려 연준이 회의 이후 공개할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에 더 주목하고 있다. 연준의 내년 금리정책 방향을 가늠할 중대한 척도라서 그렇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회의 직후 이 점도표를 기반으로 내년 통화정책 방향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주식·채권 시장도 금리 인하 자체보다는 점도표와 파월 의장의 발언을 확인하고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금리 인하 확률 86%…트럼프 “해싯, 잠재적 연준 의장” 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현 3.75∼4.00%에서 0.25%포인트 더 내릴 확률을 86.2%로 반영했다. 이는 지난달 20일 39.1%에서 47.1%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반대로 금리 동결 확률은 60.9%에서 13.8%로 내려갔다. 금리에 대한 기대를 결정적으로 바꾼 계기는 지난달 21일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이었다. 윌리엄스 총재는 당시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칠레중앙은행 주최 행사에서 “가까운 시기에 추가 조정할 여지가 아직 남았다”고 주장하며 시장을 뒤집어 놓았다. 공개시장 운영 업무를 맡는 뉴욕연은의 총재는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 유일하게 연준에서 상시 투표권을 갖는다. FOMC 부의장으로서 12명으로 구성된 투표 위원에 속해 연준의 실질적인 2인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월가에서는 윌리엄스 총재가 파월 의장과 어느 정도 의견을 조율한 뒤 입장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파월 의장의 유력한 후임이라는 관측도 금리 인하설에 힘을 실었다. 백악관 소속인 해싯 위원장이 재정적자 부담 경감, 관세 효과 극대화를 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내년부터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공산이 크다는 기대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이사직 임기는 2028년까지이나, 의장직 퇴임과 함께 여기서도 함께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25일 블룸버그통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를 가져올 인물이라는 점을 그 근거로 해싯 위원장이 유력 후보라고 먼저 보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이달 2일 해싯 위원장을 가리켜 “잠재적 연준 의장(potential Fed chair)도 여기 있다”고 거론했다. 해당 발언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거액의 기부를 발표하던 컴퓨터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 부부에게 해싯 위원장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잠재적’”이라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그는 존경받는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같은 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아마 내년 초에 새로운 연준 의장으로 누군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애초 월가에서 새 연준 의장 발표 시점을 이르면 올 크리스마스 전으로 예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는 다소 늦춰졌다. 해싯 위원장도 지난달 3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지명한다면 기꺼이 봉사하겠다”고 자신했다. 파월 의장은 1일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마련한 고(故)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기념 강연에 대담자로 나서 “현 경제 상황이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FOMC를 여드레 앞둔 블랙아웃(대외 메시지 금지) 기간임을 감안해 침묵을 지킨 것이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이날부터 3년 6개월 만에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했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이 관련 입장을 낼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했지만, 그는 이날 슐츠 전 장관을 추모하는 데에만 발언 시간을 할애했다. 방향성 없이 엇갈린 소비·고용·물가 지표…셧다운 후유증 속 결정적 ‘한 방’은 없어 연준 인사들의 침묵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에 따른 경제 지표 부족 속에 최근 발표된 각종 고용·물가 지수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엇갈렸다. 금리에 대한 판단을 완전히 틀 만한 결정적인 근거가 없었다는 의미다. 지난달 25일 미국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7033억 달러로 8월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관세 정책 여파로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감소한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3%보다도 낮았다. 월간 소매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가운데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다. 미국 전체 소비 흐름을 가늠할 지표로 여겨진다. 반대로 미국 미시간대가 이달 5일 내놓은 12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53.3으로 11월보다 2.3포인트 올랐다. 미국 소비자심리가 나아진 것은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이었다. 연말 소비 기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따른 물가 우려가 완화됐다는 신호였다. 앞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올 들어 5∼7월을 제외하고 11월까지 줄곧 하락하기만 했다. 12월 미국 소비자들의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도 한 달 전보다 0.4%포인트 하락해 4.1%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 1월(3.3%)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했다. 엇갈린 지표가 나온 것은 소비뿐 아니라 노동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5일 민간 고용정보 업체 ADP는 11월 8일을 기준으로 최근 4주 동안 미국의 민간 고용 예비치가 일주일에 평균 1만 3500명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도 4일 감원 보고서를 내고 지난달 미국 기업의 감원 계획이 7만 1321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11월 기준으로 지난 2022년(7만 6835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이에 반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23~29일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19만 1000건을 기록해 직전주(11월 16~22일)의 21만 8000건보다 2만 7000건이나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청구 건수였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 건)도 밑돌았다. 시카고연은이 발표하는 11월 추정 실업률도 10월 4.46%보다 소폭 하락한 4.44%를 기록했다. 물가에 관해서는 5일 상무부가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발표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2.9%)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9%)는 약간 밑돌고, 올 8월보다는 0.3% 올랐다.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4월(2.3%)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폭을 높이고 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뛰었다. 8월에 비해서는 0.2% 올랐다. 이들은 전문가 예상치와는 대체로 일치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다. 관세 물가에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연준…월가는 ‘내년 통화정책 가늠자’ 점도표에 더 민감 실물 경기에 대해서는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2를 기록해 10월(48.7)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위축 국면도 9개월째 이어졌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제활동 위축, 웃돌면 확장을 뜻한다. 같은 날 나온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11월 제조업 PMI 확정치도 10월(52.5)보다 떨어진 52.2를 기록했다. 반면 3일 나온 ISM의 11월 서비스업 PMI 확정치는 52.6으로 10월 52.4에서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52.1)도 소폭 웃돈 수준이었다. ISM의 서비스업 PMI가 50 이상을 기록한 것은 벌써 66개월째다. 같은 날 S&P 글로벌의 11월 서비스업 PMI 확정치는 54.1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 55.0, 10월 확정치 54.8보다 다소 낮아졌다. 연준의 경기 인식 역시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연준은 지난달 26일 선보인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고용이 약간(slightly) 감소했고 절반 정도의 지역이 노동 수요 약화를 언급했다”며 “물가는 적당히(moderately) 올랐고 주로 관세 비용 증가로 제조업과 소매업에서 투입비용 압력이 널리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소비 시장에서 ‘K자형’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은이 담당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을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보고서다. 통상 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한다. 12월 금리 인하 기대가 고조되면서 이제는 연준 내 분열 양상과 내년 통화정책 방향을 가를 점도표에 월가의 시선이 더 모이고 있다. 최근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과 셧다운 사태에 따른 자료 부족으로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내부 의견 충돌을 겪고 있다. 미국 연준이 지난달 19일 공개한 10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는 내부 인사들은 월가의 기존 추정보다 더 많았다. 의사록은 “‘많은(many)’ 참석자들이 각자의 경제 전망에 비춰볼 때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2월 9~10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내리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연준 인사는 ‘여럿(several)’으로 표기했다. 금리 인하의 의견을 낸 사람 수가 동결 입장을 제시한 이들보다 적었음을 암시한 것이다. 지난달 FOMC 회의에서는 스티브 마이런 이사가 0.50%포인트 금리 인하로,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연은 총재가 금리 동결로 각각 소수 의견을 냈다. 파월 의장도 지난달 29일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다”라며 “회의에서 위원 간 극명한 견해차가 있었고 민간 지표가 이 정부 데이터를 대체하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서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슈미드 총재 등 윌리엄스 총재를 제외한 모든 인사가 블랙아웃 기간 직전까지 12월에도 금리 동결을 원한다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연준에서 비교적 중도파로 분류되는 마이클 바 이사와 필립 제퍼슨 이사도 금리 인하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의 미셸 보먼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마이런 이사 등은 추가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임명돼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통보에 불복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최초의 흑인 여성 인사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추가 인하 쪽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내놓았다.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리더라도 내년 인하 가능성까지 장담할 수는 없는 이유다. 연준 결정 따라 글로벌 ‘산타 랠리’ 영향…한국, 고환율 부담 덜 수도 실제 직전 분기에 공개된 9월 28~29일 FOMC 회의 경제전망요약(SEP)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은 평균적으로 12월까지 기준금리를 총 0.50%포인트 더 내릴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개인 성향에 따라 매우 큰 인식의 편차를 보였다. 전체 연준 위원 19명 가운데 12명만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했고, 이 가운데 0.50%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이는 9명에 불과했다.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2명이었고, 1.25%포인트나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 사람도 1명 있었다. 연말 기준금리가 현 수준과 같거나 높을 것이라 전망한 위원도 7명이나 됐다. 내년 말 금리 전망 분포도 2.75∼3.75%로 넓게 분산됐다. 내년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3.4%로 올해 말보다 겨우 0.2%포인트 낮았다. 12월에 금리를 추가 인하하더라도 내년에는 겨우 한 번이나 더 내릴까 말까 할 정도로 연준 인사들이 물가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주 연준이 막바지에 참고할 만한 경지 지표로는 오는 9일 ADP 4주 평균 고용 증감, 10월 JOLTS의 구인·이직보고서 등이 있다. FOMC 회의 이후인 12일에는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해맥 총재, 굴스비 총재 등이 그간 침묵을 깨고 줄줄이 연단에 선다. 이들의 입을 통해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논의한 내년 금리 방향을 추정할 수도 있다. 금리와 별도로 증시에 중요한 사안으로는 10일 오라클(2026 회계연도 2분기)과 시놉시스(2025 회계연도 4분기), 11일 브로드컴(2025 회계연도 4분기)의 실적 발표가 있다. 이들은 모두 최근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클라우드와 반도체 시장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기업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실적 전망치가 최근 불거진 ‘AI 거품론’의 실체와 산업 내의 판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11일 코스트코(2026 회계연도 1분기)의 실적은 현 미국 소비 시장을 판단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미국 연준이 이달과 내년 금리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전체 주식시장의 산타 랠리 여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점도표상 내년 통화완화 정책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환호는 잦아들 수 있다. 나아가 예상을 깨고 12월부터 금리를 동결한다면 시장은 대혼란에 빠질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자신의 측근을 얼마나 이른 시점에 연준 의장으로 낙점하는가도 중대 변수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내릴수록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돼 최근 원·달러 고환율에 신음하는 한국도 부담을 조금 덜 수 있게 된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월가, 해싯 연준 의장설에 초긴장…美 국채시장 발작 우려도
국제 정치·사회 2025.12.04 12:07:5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유력 후보로 언급한 가운데 월가 대형은행을 비롯한 주요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미 재무부에 상당한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 따라 과도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미 국채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일각에선 2022년 영국 국채시장을 뒤흔든 이른바 ‘리즈 트러스 사태’가 미국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가 대형은행 경영진과 자산운용사 관계자 등 채권시장 인사들은 11월 미 재무부와의 비공개 면담에서 해싯 위원장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전달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을 대상으로 두 번째 면접을 진행하기 직전 실시된 의견 수립 과정에서 비관적인 견해를 표출한 것이다. 해싯 위원장은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 행사에서 해싯 위원장을 가리켜 “아마 잠재적 연준 의장도 여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잠재적’”이라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그는 존경받는 사람이라는 것이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해싯 위원장 간 밀착 관계를 상당한 리스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을 맹비난하며 과감한 통화 정책을 주문했다. 이 때문에 해싯 위원장이 연준 의장이 될 경우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에서도 무분별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걱정이 증폭되는 것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겹칠 경우 국채시장의 투매가 불가피하게 촉발될 것”이라며 “아무도 트러스 사태를 다시 겪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2년 재정 기반 없는 감세안으로 영국 국채시장을 패닉에 빠뜨린 ‘리즈 트러스 사태’가 미국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해싯 위원장이 연준 구성원들 간의 정책 합의를 이끌어내는 리더십 역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FT는 “해싯을 둘러싼 월가의 의구심은 단순한 인사 논란을 넘어 트럼프의 새 의장 지명 과정 자체가 금융시장 전반에 긴장을 높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해싯 위원장은 세제 정책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은 경제학자다. 그는 존 매케인, 조지 W 부시, 미트 롬니 등 공화당 대선 캠프에서 경제 자문을 맡았으며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역임했다. 과거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그를 야심 차고 추진력 있는 인물로 기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배경과 성향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도 많다.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인 클라우디아 삼은 “해싯은 연준 의장직을 수행할 능력이 충분하지만 문제는 어떤 해싯이 등장하느냐에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던 해싯인지 아니면 독립적 경제학자인 해싯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경제책사' 해싯에 "잠재적 연준 의장"…발표는 "내년 초"
국제 정치·사회 2025.12.03 12:07:08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력 차기 의장 후보로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후임 발표를 올해가 아닌 내년 초에 하겠다고 밝혀 예상보다 그 시점을 미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컴퓨터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 부부가 거액의 기부를 발표하는 행사를 연 뒤 참석자들을 소개하다가 해싯 위원장을 가리켜 “잠재적 연준 의장(potential Fed chair)도 여기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내가 그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잠재적’”이라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그는 존경받는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최근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해싯 위원장을 가장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꼽는 상황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평가됐다. 이와 관련해서는 해싯 위원장도 지난달 3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지명한다면 기꺼이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해싯 위원장이 실제 연준 의장이 될 경우 금리를 빠르게 낮추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금리 인하를 머뭇대는 파월 의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까닭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아마 내년 초에 새로운 연준 의장으로 누군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애초 월가에서 새 연준 의장 발표 시점을 이르면 올 크리스마스 전으로 예상한 것을 감안하면 다소 늦어진 시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 면접을 담당하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을 거론하며 “나는 베선트 장관에게 그 직책을 맡아 달라고 말했지만, 그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농담을 했다. -
트럼프 "연준 의장 내년초 발표…뉴올리언스에 주방위군 투입"
국제 정치·사회 2025.12.03 04:09:09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내년 초에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을 압박하기 위해 올해 안에 후임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국 미뤄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새로운 연준 의장으로 누군가를 아마도 내년 초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외신들은 현재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이 후보군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또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몇 주 안에 주방위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랜드리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 뉴올리언스 시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와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에도 주방위군을 투입하려 하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이들 지역에서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워싱턴DC 인근의 버지니아주 덜레스 국제공항을 재건축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
파월 침묵 했지만…시장선 '금리인하'에 무게
국제 정치·사회 2025.12.02 17:34:4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블랙아웃(대외 메시지 금지) 기간을 맞아 침묵을 이어가는 가운데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미국 경제를 지탱하던 ‘고용’과 ‘소비’라는 두 개의 엔진이 동시에 식어가고 있음이 여러 지표에서 확인되는 만큼 연준의 선택지도 금리 인하로 모아질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돼 원·달러 고환율 부담을 조금 덜 수 있게 된다. 파월 의장은 1일(현지 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서 마련한 고(故)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기념 강연에 대담자로 나서 “현 경제 상황이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9~10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 관련 언급을 자제해야 하는 ‘블랙아웃’ 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언급을 자제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날부터 연준이 3년 6개월 만에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했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이 관련 입장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그는 슐츠 전 장관을 추모하는 데만 발언 시간을 할애했다. 파월 의장이 언급을 피한 가운데 금융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1일 연준 내 사실상 2인자로 평가받는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발언을 내놓은 뒤부터 기대가 꺾이지 않고 있다.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2를 기록해 10월(48.7)보다 더 떨어진 것은 물론 9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간 점도 금리 인하론에 힘을 실었다. 같은 날 나온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11월 제조업 PMI 확정치도 10월(52.5)보다 떨어진 52.2를 기록했다.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이 추정하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 86.4%에서 이날 87.2%로 더 올라갔다. 반대로 금리 동결 확률은 13.6%에서 12.8%로 내려갔다. 다만 지역 연은 총재들을 중심으로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연준 인사들이 적지 않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연준은 지난달 19일 공개한 10월 28~29일 FOMC 회의록에서 12월 금리 동결을 주장한 인사는 많았고(many) 인하를 언급한 사람은 여럿이었다(several)고 표현하면서 동결론에 힘이 더 실렸음을 암시했다. -
[트럼프 스톡커] 日 '엔캐리 청산'이 美 유동성 '산타랠리' 찬물
국제 정치·사회 2025.12.02 06:27:08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2년 6월 시작한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3년 6개월 만인 이달 1일(현지 시간)부로 종료했지만 뉴욕 증시가 부진을 벗지 못했다. 시중에 달러 유동성이 공급돼 연말 글로벌 증시의 ‘산타 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당일 바로 무너진 탓이다. 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요인은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저렴한 엔화로 매수한 해외 자산 재매도)’ 우려였다. 일본은행(BOJ)이 물가 상승 사전 방어, 엔화 강세 유도를 위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공산이 크다는 관측에 주가는 물론 가상자산 가격까지 급락했다. 월가를 비롯한 전 세계 투자자들이 그간 싼 이자에 엔화를 빌려 막대한 자금을 글로벌 시장에 투자했는데, 이 돈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걱정이 위험자산 가격에 강하게 반영됐다. 일본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엔화 가치 강세 흐름도 강화됐다. 월가에서는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미국 경기 불안이 여전히 금융시장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금리 인상까지 연말 산타 랠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美 연준, 3년반 만에 양적긴축 종료…‘산타 랠리’ 힘 보태나 싶었는데 1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이날 부로 양적긴축을 공식적으로 끝냈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은행 시스템의 예치금(준비금)을 흡수하는 통화정책이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QE·대차대조표 확대)와는 반대 개념이다. 앞서 연준은 2022년 6월 당시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랐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양적긴축에 돌입한 바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2022년 4월 8조 9655억 달러에 달했던 연준의 보유 자산 규모는 양적긴축에 힘입어 지난달 26일 6조 5524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0월 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학회(NABE) 연례회의 공개 연설에서 해당 계획을 이미 공표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당시 “충분한 준비금 조건과 일치한다고 판단하는 정도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 도달했을 때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이 이달 19일 공개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이달 1일 양적긴축 종료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almost all)’ 참석자가 동의했다. 연준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이 연달아 이어지자 경기를 부양할 목적으로 2008년 11월~2010년 초, 2010년 11월~2011년 중순, 2012년 9월~2014년 10월, 2020년 3월~2022년 3월 네 차례나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2008년 11월 양적완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 연준이 보유한 자산은 고작 9000억 달러 안팎에 불과했다. 연준은 2018∼2019년 양적긴축을 너무 빨리 시작해 증시 급락을 유발하기도 했다. 연준은 당시의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그 뒤부터는 통화정책 변화에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애초 월가에서는 양적긴축 종료로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연말 글로벌 증시와 가산자산 시장의 ‘산타 랠리’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물론 연준의 양적긴축 종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긴 했다. 연준의 9~10일 FOMC 회의 결과도 변수다. 양적긴축 종료의 경우 연준의 시중 유동성 흡수 중단 효과가 시장에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금리 변동은 시차를 두고 대출 비용 등에 반영된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이 추정하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이날 85.4%를 기록했다. 금리 동결 확률은 14.6%에 그쳤다. 제롬 파월 의장은 1일 저녁 8시(한국 시간 2일 오전 10시)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가 주최하는 대담에서 연설도 할 예정이다. 오는 9~10일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이 금리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이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1일은 지난달 28일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시작한 미국 최대 온라인 할인 행사가 끝나는 ‘사이버먼데이(온라인 할인 판매 확대일)’이기도 하다. 일본은 12월 금리 인상 전망 확산…‘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주식·채권·코인 직격 연준이 3년 6개월 만에 양적긴축을 중단했음에도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은 첫날부터 의외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 1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90%, 0.53%, 0.38% 떨어져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최대 상품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하루 만에 9만 달러대에서 장중 8만 5000달러 아래까지 주저앉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올 10월 6일 12만 6000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고점에 산 투자자들은 32% 이상 손해를 봤다. 이는 금융시장이 미국의 통화 완화 정책보다 일본 금리 정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까닭이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은행이 이달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50%에서 0.75%로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1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올린 뒤 지금까지 여섯 번이나 잇따라 동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게 주요 이유였다. NHK 등에 따르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도 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열린 강연에서 기업의 임금 인상 정보를 계속 수집하겠다며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금리를 올려도 물가 변동을 반영한 실질금리는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 것”이라며 “정책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완화적 금융 환경의 조정일 뿐, 경기에 제동을 거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우에다 총리는 그러면서 “너무 늦지도, 너무 빠르지도 않게 완화 정도를 적절하게 조율할 것”이라며 “엔화 약세가 물가 상승·하락 양쪽의 요인이 될 수도 있고, 너무 오랫동안 이어지면 수입 물가가 올라 소비자물가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관련해서는 “영향이 그다지 현저하지는 않다”며 “일본에서도 기업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한정적이라는 견해가 늘어나는 등 불확실성이 차츰 옅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지지통신은 우에다 총리의 이 발언을 조기 정책 변경을 시사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지지통신은 “일본은행이 이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며 “적극 재정을 지향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연내 금리 인상을 용인할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본은행이 사나에 내각의 압력에 굴하는 형태로 금리를 올리지 못하면 엔화 약세 흐름이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에다 총재는 1일 강연 뒤 별도 기자회견도 갖고 “완화적인 금융 상태가 과도하게 길어지면 미국이나 유럽처럼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우에다 총리의 이날 발언에 일본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곧바로 1.89% 하락했다. 도쿄 채권시장에서는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한때 1.875%까지 올라 2008년 6월 이후 17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도 2008년 6월 이후 처음으로 1%를 웃돌았다.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156엔을 넘었던 엔·달러 환율은 155.5엔까지 하락했다. 일본 자본시장이 흔들리자 미국과 독일의 국채 10년물 금리도 덩달아 뛰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비트코인의 가격은 조만간 7만 달러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제공 업체인 더블록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유출 규모는 지난달에만 약 35억 달러에 달해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동성 상당분 일본으로 돌아가면 미국 통화완화 효과 희석…제조업 경기도 9월째 위축 연준에서 양적긴축을 종료했음에도 시중 유동성 상당분이 일본으로 돌아갈 경우 증시와 가상자산 부양 효과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 이달 9~10일 미국 연준 FOMC 회의 결과와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여기에 관세에 따른 경기 둔화와 고용 악화, 물가 상승, 소비 심리 불안도 여전히 연말 위험자산 시장을 압박하는고 있다.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2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0월의 48.7보다 0.5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또 48.6에 이를 것으로 봤던 시장 예상치보다도 낮은 수치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제활동 위축을 뜻한다. ISM의 수잔 스펜스 제조업 조사 위원장은 “11월에는 미국 제조업 활동이 더 빠른 속도로 위축됐다”며 “공급업체 배송, 신규 주문, 고용의 감소가 제조업 PMI를 0.5%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하위지수별로는 생산지수가 51.4로 10월(48.2)보다 3.2포인트 상승하며 위축 국면에서 확장으로 전환했다. 고용지수는 44.0으로 10월(42.0)보다 2.0포인트 하락했다. 가격지수는 58.5로 10월(58.0)보다 0.5포인트 상승하며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규주문지수는 47.4를 기록해 10월(45.4)보다 2.0포인트 떨어졌다. 재고지수는 48.9로 10월(45.8)보다 3.1포인트 올랐으나 여전히 기준선은 밑돌았다. 수출주문지수는 46.2로 10월(44.5) 대비 1.7포인트 올랐고, 수입지수는 48.9로 10월(45.4)보다 3.5포인트 상승했다. 또 다른 경제조사 기관인 S&P글로벌의 11월 제조업 PMI 확정치는 52.2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51.9)는 소폭 웃돌았지만, 10월 수치(52.5)보다는 떨어졌다.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크리스 윌리엄스 수석 경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제조업의 건전성이 더욱 우려스럽다”며 “PMI 개선의 주요 동력은 공장 생산의 강한 증가였지만 신규 주문 유입이 급격히 둔화하면서 수요 성장이 뚜렷하게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조업체들은 더 많은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이를 사줄 구매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생산이 견고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판매는 예상보다 약해져 팔리지 않은 재고가 우려스러울 만큼 가파르게 증가했고, 두 달 연속 창고에 재고가 쌓인 것은 2007년 이후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와 상호관세 적법 여부를 다투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과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차기 연준 의장 발표가 이달 안에 모두 나올 공산이 크다는 점도 글로벌 증시에는 큰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사악하고 미국을 혐오하는 세력들이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우리와 싸우고 있다”며 “우리 9명의 대법관이 아주 현명하게 미국을 위해 옳은 일을 하기를 신께 기도한다”고 적었다. 이어 “관세가 우리나라를 부유하고 튼튼하며 강력하고 안전하게 만들었다”며 “이 모든 것은 강력한 리더십과 관세 덕분에 이뤄졌고, 관세가 없다면 우리는 다시 가난하고 한심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요컨대, 현 금융시장에는 시장 자체 요인을 넘어 관세와 금리, 인사, 소송 등 주요국 정책 불확실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연말 산타 랠리를 온전히 낙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뜻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우크라 종전협의 직후…트럼프 "타결 가능성"
국제 정치·사회 2025.12.01 17:40:27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 타결과 관련해 “좋은 가능성(good chance)이 있다”고 밝혔다. 11월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진행된 미·우크라이나 간 종전 협상 협의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부패와 관련된 몇 가지 까다로운 문제들이 있다”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 사태가 끝나기를 바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부터 플로리다주에서 4시간 넘게 진행된 미·우크라이나 협의를 마친 후 미국 측 협상 수석대표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생산적이었다”면서도 “앞으로 해야 할 더 많은 일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단순히 전쟁을 끝내는 것만을 원하는 게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영원히 안전해져서 다시는 침략에 직면하지 않도록 돕고 싶다”고 역설했다. 우크라이나의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도 “회담이 생산적이고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선거 일정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5월 취임해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지만 전쟁 때문에 대선이 미뤄져 계속 집권 중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올 8월 15일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종전의 핵심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를 요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영토 교환 가능성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전체를 내주면 전쟁을 멈출 수 있으며 돈바스를 받으면 다른 점령지 일부를 내줄 수 있다는 의향도 내비친 바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하다고 평가받은 기존 28개 조항의 종전안을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반영해 19개로 간소화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2일 푸틴 대통령과 만난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확인하면서도 “(통화 결과가) 좋았는지, 나빴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 일간 마이애미헤럴드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후반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즉각 사임하고 망명하라’는 취지의 최후통첩을 했지만 마두로가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후임에 대해서도 “누구를 뽑을지 알고 있고, 곧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지 언론들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의장으로 유력하다고 전한 바 있다. -
美 블랙프라이데이 저가만 흥행…中 제조업은 8개월째 위축 [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12.01 08:32: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美 연준, 3년반 만에 양적긴축 종료…'에브리싱 랠리' 다시 오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2년 6월 시작한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3년 6개월 만인 12월 1일(현지 시간)부로 종료합니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고점 우려 등 악재에 억눌렸던 투자심리가 양적긴축 종료에 따른 유동성 공급으로 크게 개선돼 연말 랠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만 12월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관세 여파에 따른 고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됩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연준은 12월 1일 양적긴축을 공식적으로 종료합니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은행 시스템의 예치금(준비금)을 흡수하는 통화정책입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대차대조표 확대)는 그 반대 개념입니다. 연준은 2022년 6월 당시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랐던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양적긴축에 돌입해 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을 거둬왔는데 12월 1일부터는 이 같은 작업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시장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양적긴축 과정에서 2022년 4월 8조 9655억 달러에 달했던 연준의 보유 자산 규모는 26일 6조 5524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수백명 줄선 유니클로…"명품 살 돈 없어" 구찌는 한산 서울경제신문 뉴욕특파원이 28일(현지 시간) 찾은 미국 뉴저지주의 대표적인 쇼핑몰인 웨스트필드가든스테이트플라자는 이른 아침부터 주차장의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미국의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평소보다 3시간 이른 오전 7시에 쇼핑몰이 개장하자마자 손님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젊은 여성층에 인기가 많은 부츠 브랜드 어그와 속옷 브랜드 스킴스, 팩선과 에어로포스테일 등 중저가 의류 매장은 손님이 한꺼번에 많이 몰려 직원들이 순번을 정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구찌·루이비통·티파니 등 명품 매장 앞은 들르는 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해 대비를 이뤘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블프 소비가 반짝 효과에 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관세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과 고용 악화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저렴한 제품만 최대한 싼 가격에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린 효과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트럼프 "베네수엘라 영공 폐쇄"…지상 작전 임박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영공을 사실상 폐쇄했다’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미국의 대규모 지상 군사작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모든 항공사와 조종사, 마약상과 인신매매자들에게 전한다”며 “베네수엘라 상공과 주변의 영공 전체를 폐쇄된 것으로 간주하라”고 적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미국 정부가 내린 조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영공 폐쇄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의 지상 작전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군의 초기 공격 지점은 마약 단체와 연관된 장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베네수엘라 정권의 자금줄인 석유 기반시설도 공격 대상으로 거론됩니다. 美 마이크론, '반도체 부흥' 내건 日서 차세대 HBM 생산 대만을 주로 첨단 반도체의 생산기지로 삼아온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자국과 일본으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의 ‘반도체 영광 부활’ 기조에 호응하고 점점 커지는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생산을 위해 일본 히로시마의 기존 공장에 신규 생산 라인을 증설합니다. 투자비는 약 1조 5000억 엔(약 14조 원)으로 일본 정부가 투자액의 3분의 1에 달하는 최대 5000억 엔(약 4조 7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새 공장에서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뛰어나 생성형 AI 처리에 적합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출하 예정 시기는 2028년입니다. 닛케이는 “히로시마 신규 공장은 세계 굴지의 차세대 HBM 거점이 될 것”이라며 “기술에서 앞서가는 SK하이닉스를 추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中 제조업 8개월 연속 ‘위축’…건설·내수 침체에 서비스업 악화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8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제조업 업황도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 아래로 떨어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49.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PMI는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위축 국면을 의미합니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 4월(49.0) 이후 8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밑돌고 있습니다. 건설업과 서비스업으로 구성되는 비제조업 PMI는 49.5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비제조업 PMI가 기준치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022년 12월 이후 3년 만입니다. AP통신은 “미·중 간 무역전쟁 휴전에도 중국 경제가 처한 구조적 어려움을 드러낸 것”이라며 “특히 수출 회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美소녀들 '블프 폭풍 쇼핑', 소비 회복 맞는가
국제 정치·사회 2025.12.01 08:13:00미국 최대 성수기인 ‘블랙 프라이데이’의 쇼핑 매출이 예상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말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주식 투자자들은 미국 소비 심리 회복에 힘입어 이른바 ‘산타 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가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에 일시적으로 소비가 늘어난 것은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미뤄둔 여행 수요가 다시 증가한 효과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유통 업체들이 더 정교한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젊은층의 쇼핑 편의를 높인 영향도 있다. 관건은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어떤 연령·소득층이, 어느 정도 가격대의 물건을, 왜 구매했는가다. 특히 블랙 프라이데이 하루 동안 AI와 온라인을 통한 소비가 급증했다는 점은 구매력이 떨어지는 젊은층이 쇼핑을 주도했다는 강한 징표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따른 고물가, 고용 악화로 고소득층조차 중저가 제품 시장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미국인들이 하루짜리 할인 행사에 왜 기다렸다는 듯 쏟아졌는지 그 이면을 살펴야 한다. 소비 심리 약화 신호가 곳곳에서 나오는 가운데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만 증가한 것이 연말 소비 시즌 호황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는 앞으로 나올 각종 데이터를 더 보고 판단해야 할 듯하다. 10~20대 여성들, ‘가성비 쇼핑’ 폭발…블랙 프라이데이 매출 4.1% 증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은 지난 28일(현지 시간) 뉴저지주의 대표적인 쇼핑몰인 ‘웨스트필드 가든스테이트 플라자’. 오전 10시에 여는 평소 금요일와 달리 특별히 오전 7시에 문을 연 이곳은 영상 2도의 추위 속에서도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쇼핑객들로 주차난이 벌어졌다. 특히 쇼핑백을 양손에 가득 든 10~20대 여성 소비자들이 곳곳의 매장에서 문전성시를 이뤘다. 미국의 젊은 여성층에게 인기가 높은 부츠 브랜드 ‘어그’, 속옷 브랜드 ‘스킴스’, 주얼리 브랜드 ‘에브리’, 의류 브랜드 ‘팩선’과 ‘에어로포스테일’의 매장 같은 경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고객들이 직원 통제 아래 길게 줄을 서서 순번대로 쇼핑을 해야 했다. 캐나다의 인기 의류 브랜드 ‘아리치아’ 매장조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담을 비웃듯 젊은 쇼핑객으로 북적였다. 뉴욕 맨해튼에서 오전 8시부터 와서 팩선 매장 앞에 줄을 선 한 20대 여성은 “온라인과 매장 가격이 똑같아서 직접 눈으로 보고 사려고 왔다”고 강조했다. 중저가 여성 브랜드들과 달리 ‘구찌’ ‘루이비통’ ‘티파니’ 등 굴지의 명품 매장 앞은 들르는 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남성 전용 의류 매장에도 가족의 옷을 둘러보는 몇몇 중년 여성 외에 남자 고객은 드물었다. 남성 방문객들 가운데는 쇼핑에 관심이 없다는 표정으로 휴게 공간이나 매장 구석에 앉아 휴대폰만 바라보는 사람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쇼핑의 대다수가 10~20대 여성들의 알뜰한 소비에 집중됐다는 뜻이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다른 지역에서 온 사촌과 함께 쇼핑몰을 찾았다는 한 10대 여성은 “주로 옷을 보러 왔고 지난해보다 더 많이 살 예정”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블랙 프라이데이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것은 다른 쇼핑 시설도 마찬가지였다. 뉴저지주의 유명 아울렛인 ‘버겐타운센터’도 오전부터 몰려든 쇼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중저가 잡화 소매점 ‘마샬스’에는 물건을 들고 계산대 앞에 선 줄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뉴저지주 파라무스에 있는 가전제품 유통 업체 ‘베스트바이’ 매장에도 전자기기를 살피는 고객들이 적지 않았다. 이날 쇼핑 매장에서 조금이라도 할인된 상품을 얻으려는 인파는 뉴욕주, 메릴랜드주, 캘리포니아주 등 미국 동부와 서부를 가리지 않고 많았다. 실제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스터카드의 소비 동향 데이터 서비스인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는 이날 소매업체 매출액(자동차 제외)이 지난해보다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액 신장률 3.4%보다 더 높아진 수치였다.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1.7% 늘어났고, 온라인 매출은 10.4% 껑충 뛰었다. 시장조사 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도 블랙 프라이데이에 미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지출이 지난해보다 9.1% 증가한 118억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어도비는 인공지능(AI) 챗봇과 연계된 유통 업체 사이트 트래픽도 지난해보다 805%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크리스마스 선물 사라고 시작…증시도 소비 회복 기대에 5거래일 연속 상승 블랙 프라이데이는 매해 11월 네 번째 목요일인 추수감사절의 다음날이다. 1년 중 유통 기업들의 매출이 가장 큰 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날 유통회사들은 한 해 동안 쌓은 재고를 단번에 해치우고 소비자들은 그만큼 싼 가격에 상품을 얻는다. 미국에서는 통상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로 크리스마스·새해 연휴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의 성과를 가늠한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전통은 추수감사절이 끝난 직후부터 크리스마스 선물과 장식품을 팔고자 하는 대형 유통 기업들이 등장한 20세기 초부터 시작됐다. 명칭 자체는 금 시장 붕괴로 금융 위기가 온 1869년 9월 24일을 기점으로 ‘주가가 폭락한 금요일’이라는 뜻으로 먼저 쓰였다. 그러다 1960년대 추수감사절 다음날 도심의 교통 혼잡을 처리하며 초과 근무를 하던 필라델피아 경찰들 사이에서 이 용어가 ‘혼란의 날’이라는 다른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대 후반 유통 업자들이 연말 대대적인 할인 행사 시작을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용어로 홍보하면서 ‘소비 대목’이라는 새로운 뜻을 얻었다. 어감 자체는 부정적이었지만,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은 싸게 쇼핑하는 날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자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단어에도 ‘장부 상 적자가 흑자로 전환되는 날’이라는 긍정적인 의미가 추가됐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가 예상 밖으로 흥행할 조짐을 보이자 당일 뉴욕 증시도 반색했다. 27일 추수감사절로 하루 휴장한 뉴욕 증시는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인 28일 일제히 상승하며 5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61%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54%, 0.65% 올랐다. 종목별로는 아마존이 1.78% 올라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월마트도 1.31% 뛰어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밖에 다른 유통사인 코스트코(0.59%), 홈디포(0.41%) 등도 강세를 보였고 카드사인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각각 0.13%, 0.91% 올랐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여행 확산 기대에 이날도 0.41% 뛰며 5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당일 오전 블랙 프라이데이 효과가 증시 오름세에 확실히 영향을 끼친 셈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이유로 평소와 같은 오후 4시가 아니라 오후 1시에 마감했다. 개장 전 세계 최대 파생금융상품 플랫폼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 문제로 약 10시간 동안 선물·옵션 거래를 중단해 우려를 샀지만,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CME 공지에 따르면 이 거래소에서는 한국 시간으로 28일 오전 11시 40분께부터 오후 10시까지 선물·옵션·원자재 관련 매매가 중단됐다. 전산 마비는 미국 시간으로는 뉴욕 증시가 쉰 27일 밤 시간대에 발생했다. 글로벡스(Globex) 선물·옵션 시장은 한국 시간 오후 10시 30분부터 재개됐다. 다른 시장의 거래 시스템도 비슷한 시간부터 순차적으로 복구됐다. 소비 약화 신호는 여전…고용도 불안해 저가 제품 더 싸게 사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흥행은 성공했지만, 그 효과가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까지 이어질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소비 심리 전반에 적신호가 떴다는 지표가 많은 까닭이다. 예컨대, 지난 25일 미국 경제조사 단체 콘퍼런스보드가 공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만 하더라도 10월 94.6에서 88.7로 대폭 떨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발표한 올 4월 85.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 93.2보다도 4.5포인트 낮았다. 다나 피터슨 콘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개월 뒤 경기 상황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비관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9월 소매판매도 7033억 달러로 8월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관세 정책 여파로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감소한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3%보다도 낮았다. 미국 노동부가 10월 24일 공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월보다 0.3% 오른 점을 감안하면 미국인들의 소비량 자체가 한 달 사이 더 줄어든 셈이다. 월간 소매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가운데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라 미국 전체 소비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9월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의 여파로 당초 일정보다 한 달 넘게 늦은 시점에 발표됐다. 월마트의 3분기 호실적도 의미심장했다. 월마트는 20일 3분기 순이익이 6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었다. 월마트는 올 연간 매출 신장률도 3개월 전 높여 잡았던 3.75∼4.75%에서 한 단계 더 끌어올려 4.80∼5.10%로 추산했다. 월마트의 실적 호전 배경에는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이 있었다. 월마트는 미국 내에서도 저렴한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기업이다. 물가가 올라가다 보니 비교적 고가의 상품을 파는 소매 업체 홈디포, 타깃 등의 소비자들이 월마트로 옮겨가는 바람에 반사이익을 얻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날 CNBC 인터뷰에서 “고소득층의 시장 점유율 확대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저소득층의 경우 지출 흐름이 다소 완만해져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애플, 버라이즌, 아마존, 파라마운트, 타깃 등 여러 대기업이 사업 자동화를 이유로 잇따라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고 있어 고용시장도 불안해진 상태다. 물가 상승과 고용 악화가 모두 겹친 상태에서 구매력이 하락한 젊은층들이 저가 제품을 더 싸게 사기 위해 블랙 프라이데이만 기다렸을 수 있다는 뜻이다. Z·밀레니얼 세대 39% “관세 영향으로 연말 쇼핑 지출 줄일 것”…‘반짝 흥행’일지는 경제지표 더 봐야 이와 관련해 CNBC는 지난 14~17일 미국인 1000명을 자체 조사한 설문 결과를 28일 공개하고 응답자의 78%가 ‘올해 물건 값이 더 비싸졌다’는 답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40%는 ‘관세 때문에 연말 연휴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지출을 낮추겠다고 대답한 사람 가운데 60%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선물 비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CNBC는 “거의 절반의 응답자가 올해 남은 기간 사치품 소비를 줄이겠다고 말했다”며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와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0년대 중반 출생자)가 다른 연령대보다 경제적 압박을 더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39%는 관세 영향으로 이번 연말 쇼핑 시즌에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했다”며 “특히 Z세대의 24%는 돈을 아끼기 위해 수제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답해 그 비중이 13%에 그친 X세대(1965~1980년 출생자),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 출생자)와 뚜렷하게 대조를 이뤘다”고 진단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로 시작된 연말 소비 효과는 앞으로 나올 각종 경제지표를 살피며 더 정교하게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5월 발표되는 9월 개인소비지출(PCE)은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다. 이번 PCE는 애초 10월 31일 예정됐다가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로 한 달 이상 늦게 나오게 됐다. 1일에는 1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3일에는 11월 ISM 서비스업 PMI가 각각 공개된다. 5일에는 1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나온다. 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대차대조표 축소) 종료 효과가 얼마나 클지도 관전 대상이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은행 시스템의 예치금(준비금)을 흡수하는 통화정책이다. 이를 종료하면 시중 유동성을 즉각적으로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연준이 이달 19일 공개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12월 1일 양적긴축 종료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almost all)’ 참석자가 동의했다. 연준이 12월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융 시장의 기대대로 기준금리를 내릴지 여부도 월가의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1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가 주최하는 대담에서 발언을 할 계획이다. 2일과 4일에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이 금리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이지만 시장은 그들이 흘리는 작은 ‘힌트’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매출 증가가 ‘반짝 현상’으로 그칠지, 산타 랠리의 마중물이 될지는 물가와 고용, 금리와 관세 정책 등 여러 변수를 두루 살핀 뒤에야 제대로 헤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美 연준, 양적긴축 종료…'에브리싱 랠리' 다시 오나
국제 정치·사회 2025.11.30 17:38:17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2년 6월 시작한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3년 6개월 만인 12월 1일(현지 시간)부로 종료한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고점 우려 등 악재에 억눌렸던 투자심리가 양적긴축 종료에 따른 유동성 공급으로 크게 개선돼 연말 랠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12월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관세 여파에 따른 고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된다. 29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연준은 12월 1일 양적긴축을 공식적으로 종료한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중은행 시스템의 예치금(준비금)을 흡수하는 통화정책이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양적완화(대차대조표 확대)는 그 반대 개념이다. 연준은 2022년 6월 당시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랐던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양적긴축에 돌입해 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을 거둬왔는데 12월 1일부터는 이 같은 작업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시장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양적긴축 과정에서 2022년 4월 8조 9655억 달러에 달했던 연준의 보유 자산 규모는 26일 6조 5524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제롬 파월 의장은 12월 1일 양적긴축 종료를 맞아 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가 주최하는 대담에서 관련 연설을 할 예정이다. 월가에서는 양적긴축 종료로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연말 글로벌 증시의 ‘산타 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또 최근 좀체 반등하지 못하는 가상자산 시장에도 일부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10월 6일 12만 6000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29일 현재 9만 달러 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고점에 비하면 3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월가는 다만 연준이 양적긴축을 종료하더라도 금리를 동결할 경우 유동성 증가 효과가 희석될 위험이 있기에 12월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도 주시하는 분위기다. 양적긴축 종료의 경우 연준의 시중 유동성 흡수 중단 효과가 시장에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금리 변동은 시차를 두고 대출 비용 등에 반영된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로 행정부의 공식 물가 지표가 잇따라 지연·취소된 상태에서 연준 인사들이 장·단기 동반 통화 완화 정책을 두고 물가 상승 자극을 우려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AI 거품론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점도 유동성 공급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최근 공개된 10월 FOMC 회의 의사록에서도 금리 인하보다는 ‘유지’ 의견을 밝힌 연준 인사들의 수가 조금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록에 “많은(many) 참석자들은 각자의 경제 전망에 비춰볼 때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적혔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을 86.4%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동결 확률은 13.6%다. -
[트럼프 스톡커] "GPU 필수" 젠슨 황 울분, 韓HBM만 '꽃놀이패'
국제 경제·마켓 2025.11.28 05:59:42최근 구글이 자체 인공지능(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로 학습한 ‘제미나이 3.0’을 앞세워 업계를 뒤흔들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 최강자인 엔비디아가 수세에 몰리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나섰다. 미국 뉴욕 월가에서도 구글이 제시한 AI 산업 모델의 새 방향을 기대와 혼란 속에서 지켜보기 시작했다. 한국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오픈AI·엔비디아·SK하이닉스(000660)와 구글·브로드컴·TSMC·삼성전자(005930) 등으로 나뉜 단순한 경쟁 구도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는 듯한 분위기다. 현 AI 산업을 둘러싼 역학 관계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AI 모델 시장에서는 구글·오픈AI·메타·앤스로픽·xAI 등이, 플랫폼·클라우드 시장에서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오라클·아마존 등이, 반도체 시장에서는 구글·엔비디아·브로드컴·TSMC·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AMD 등이 합종연횡하고 경쟁하면서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관계에 있다. 지금의 ‘군웅할거’ 기간을 지나면 AI 모델과 소비자 기기 플랫폼, 기업 클라우드 플랫폼, 반도체 설계(팹리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메모리반도체 부문 등에서 시장을 평정할 소수의 기업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기에 위험 관리 차원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보험을 든 상황이다. 특히 한국이 가장 큰 강점을 갖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의 경우 TPU든, GPU든, 또 다른 최첨단 칩이든, AI 시장에서 어떤 반도체가 패권을 쥐든 간에 필수품이 될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의 독과점 구조보다 다극화된 경쟁 체제가 글로벌 AI 산업계에서 한국 기업의 몸값을 올리기에 더 유리하다는 뜻이다. 더욱이 기존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초호황 국면을 맞은 만큼 우리 기업들의 실탄 확보 여건도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상태다. TPU 수천 개와 슈퍼컴퓨터로 AI 초고속 연산에만 최적화…GPU 의존도 확 낮춰 지난 18일(현지 시간) 구글이 제미나이 3.0을 공개한 이후 월가는 ‘AI 거품론’을 재평가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제미나이 3.0의 성능이 기존 AI 거대언어모델(LLM) 최강자였던 오픈AI의 챗GPT의 아성을 위협하기에 충분한 까닭이다. 더욱이 월가가 충격을 받은 부분은 제미나이 3.0과 이미지 생성·편집 도구 ‘나노 바나나 프로’가 엔비디아의 최신 GPU의 도움을 받지 않고 구글의 자체 TPU로 개발됐다는 점이었다. 구글은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GPU와 달리 범용적인 작업은 수행하지 않고 오직 AI 연산만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TPU를 설계했다. 또 그 TPU 칩을 초고속 통신망으로 슈퍼컴퓨터에 수천 개 연결해 거대한 기계처럼 작동하게 만들었다. 엔비디아 GPU를 대규모로 도입해야만 작동하는 줄 알았던 AI 모델의 학습 과정을 TPU와 슈퍼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소프트웨어 시스템 등을 효율적으로 연계하는 식으로도 가능케 했다.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었다. 제미나이 3.0의 혁신이 확인되자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도 TPU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구글이 아직까지 TPU를 외부에 판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엔비디아가 90% 이상 독점하던 GPU 시장에 일부 균열을 낼 여지가 생긴 셈이다. 구글 TPU의 성공 방정식은 다른 기업들의 맞춤형 반도체(ASIC) 개발 욕구도 강하게 자극했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GPU를 아예 안 쓸 수는 없겠지만, 지금처럼 100%에 가깝게 의존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까닭이다. 엔비디아의 독과점 구조가 깨지면 ‘블랙웰’ 등 값비싼 GPU 도입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다. 구글 제미나이 3.0의 성공이 월가의 AI 거품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킨 이유다. 구글은 나아가 출시 첫날부터 제미나이 3.0을 자사 검색엔진 서비스에 곧바로 적용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용자들이 구글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한 뒤 ‘AI 모드’ 탭을 누르기만 하면 손쉽게 제미나이 3.0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AI 모델과 반도체, 소비자·기업 플랫폼을 수직 계열화한 기업다운 결정이었다. 자사 서비스와 제품을 들고 이리저리 영업을 뛰어야 하는 다른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제조사와는 입장이 다르다는 의미다. 현금 창출원인 기존 서비스가 탄탄해 재무 건전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오픈AI나 엔비디아와도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TPU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 21일 뉴욕 증시에서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만 3.53% 오르고, 엔비디아는 0.97% 하락했다. 24일에는 두 기업 모두 오름세를 탔으나 알파벳 6.31%, 엔비디아 2.05%로 상승폭 차이가 컸다. 25일에도 알파벳만 1.53% 상승하고, 엔비디아는 2.59%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25일 장중 한때 6% 이상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다른 거대기술기업(빅테크)들이 AI 거품론으로 부진할 때도 ‘나 홀로 강세’를 보인 덕분에 지난달 말 3조 3900억 달러에서 이날 3조 9000억 달러로 대폭 늘어났다. 이달 초 1조 6000억 달러 이상까지 벌어졌던 엔비디아(4조 3200억 달러)와의 시총 차이도 25일 기준으로 4200억 달러로 줄었다. 현재 뉴욕증시 시총 3위인 알파벳이 마지막으로 1위 자리에 있던 때는 2016년 2월 2일이다. ‘구글에 시총 추격 위기’ 엔비디아 “우리가 한 세대 앞선다”…마이클 버리에도 반박 엔비디아에 대한 월가의 시각 변화는 대형 헤지펀드들의 주식 처분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7일 로이터통신은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보고서를 토대로 상당수 헤지펀드가 엔비디아 주식을 정리했다고 보도했다. 피터 틸이 이끄는 헤지펀드인 틸매크로의 경우 엔비디아 주식 53만 7742주를 지난 분기에 전부 팔아치웠다. 틸은 페이팔·팰런티어 공동 창업자이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투자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도 같은 기간 엔비디아 주식 보유량을 기존의 3분의 1 수준인 250만 주로 줄였다. 코튜 매니지먼트도 엔비디아 보유 주식을 14.1% 줄여 990만 주로 축소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알파벳의 주식을 43억 달러어치 새로 매집했다. 영화 ‘빅 쇼트’의 실존 인물로 이름난 헤지펀드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24일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옐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005년 ‘집값에 거품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고, 제롬 파월 현 의장은 ‘AI 기업들은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어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인터넷 산업 거품)’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라고 밝혔다”며 현 AI 투자 열풍을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비견했다. 버리는 이어 “내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었지만 나는 돌아왔다”며 유료 뉴스레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버리는 이에 앞선 10일에도 시장 과열을 경고하며 자신이 운용하던 헤지펀드를 해체했다. 12일에는 X에 글을 쓰고 2027년 1월까지 팰런티어 주식을 주당 50달러에, 같은 해 12월까지 엔비디아 주식을 주당 110달러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을 보유했다고 알렸다.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엔비디아는 위기론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엔비디아는 25일 X 공식 계정에 게시물을 올리고 “구글은 AI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고 그들의 성공에 기쁘다”면서도 “우리는 계속 구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이 클라우드, 기계학습(머신러닝) 등 서비스를 가동하는 데 있어 여전히 자사 GPU를 필수로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며 “오직 우리 플랫폼만이 모든 AI 모델과 컴퓨팅을 구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엔비디아 제품은 특정한 AI 구조나 기능을 위해 설계된 ASIC보다 뛰어난 성능과 다용성·호환성을 제공한다고 부연했다. ‘특정 AI 구조나 기능을 위해 설계된 ASIC’는 구글의 TPU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버리와 유료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글을 올린 비판자들의 주장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가 이 내용을 담은 메모를 지난주 월가 애널리스트들에게 뿌렸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특히 이 메모에서 회사에 재고가 쌓이고 있고 고객들이 대금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한 필자의 글을 강하게 반박했다. 엔비디아는 자사 재무제표를 근거로 과거 회계 사기 사건과 비교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최신 블랙웰 칩이 복잡성 때문에 이전 모델보다 총이익률이 낮고 보증 비용이 높다는 점만 인정했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해명에 힘입어 26일 뉴욕 증시에서 1.37%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AI 거품론 희석 효과가 전체 기술주로 확산한 덕을 봤다. 이날은 알파벳이 1.08% 조정을 받으면서 시총 규모가 엔비디아와 다시 멀어졌다. 삼성전자는 구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수혜주처럼 양극화…HBM 시장은 모두에 호재 시장 참여자들이 제미나이 3.0의 돌풍을 구글과 오픈AI·엔비디아 연합 간 경쟁으로 이해하는 사이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덩달아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24~27일 나흘간 내리 상승했지만, SK하이닉스는 24~25일 이틀 동안 하락했다. 구글이 강세를 보인 다음날인 26일에는 삼성전자가 3%대, SK하이닉스가 0%대 오름세를 보였으나 엔비디아가 상승한 다음날인 27일에는 거꾸로 SK하이닉스가 3%대, 삼성전자가 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에는 엔비디아의 최대 HBM 공급사라는 현실이, 삼성전자에는 구글의 공급망 편입 기대주라는 전망이 각각 다르게 적용된 결과였다. 구글은 현재 브로드컴과 협력해 TPU를 설계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TPU의 주문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구글이 그 물량을 현 핵심 협력사인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뿐 아니라 삼성전자에도 나눠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2위 파운드리 기업이라는 사실은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이 취약한 SK하이닉스와는 구분되는 지점이다. 문제는 AI 칩 시장이 치열한 경쟁 구도를 띨수록 메모리반도체인 HBM 부문에서는 두 기업이 모두 수혜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두 기업 주가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반영된 듯 보인다. 구글은 현재 TPU에 6∼8개의 HBM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PU가 메타 등 다른 빅테크로도 판매될 경우 HBM 수요는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구글이 HBM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를 배제하고 삼성전자나 마이크론에만 물량을 몰아줄 이유도 없다. 설령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를 통한 HBM 시장 지배력을 일부 잃는다 하더라도 구글이나 다른 빅테크를 통해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 스위스계 투자은행(IB) UBS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구글, 브로드컴,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ASIC 고객을 대상으로도 HBM 공급에 있어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구글의 최신 TPU 7세대에 HBM3E(5세대 HBM) 8단을 우선 공급사로서 납품하고 있고, 다음 세대인 ‘TPU 7e’에 들어가는 HBM3E 12단도 독점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메모리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AI 산업 변화를 견딜 힘이 생겼다는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호재다. 이들 기업이 한 동안 HBM 등 고사양·고수익 메모리반도체 생산에만 몰두한 탓에 일반 칩들은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2기가바이트(GB) DDR5 메모리반도체 모듈 가격을 9월 149달러에서 11월 239달러로 약 60%나 인상했다. 16GB·128GB DDR5 가격도 각각 50%가량 올렸고, 64GB·96GB 제품가도 30% 이상 높였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올 4분기 계약 가격을 3분기보다도 40~50% 더 높게 책정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 기관 차이나플래시마켓(CFM)과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33~35% 사이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에 대해 27일 블룸버그통신은 델 테크놀로지스, HP 등 미국 기업들이 내년에 메모리 칩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중국계 레노버그룹, 대만 PC 업체 에이수스 등은 가격 상승에 대비해 메모리반도체를 비축하기 시작했다. 이달 IT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메모리 모듈 가격이 내년 2분기까지 50%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 역시 AI 산업 수요 덕에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시장이 한 동안 활황을 누릴 것으로 이달 예측했다. ‘틱톡에 칩 사용 제한’ 중국 수출도 단기에 쉽지 않아…핵심은 ‘독과점 구조 붕괴’ 구글이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180.26달러인 엔비디아의 현 주가가 지난달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207.04달러를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게 됐다. 그나마 거대 시장인 중국에 수출을 재개하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는 있다. GPU 시장 독과점 구조 붕괴에 대한 우려를 매출처 확대로 극복하는 방안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부산 미중 정상회담에서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인 블랙웰 수출 허용을 안건으로 다루겠다고 했다가 공화당 등 자국 내의 거센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포기한 바 있다. 그러면서 미국으로 복귀한 뒤 블랙웰 등 최첨단 반도체는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안 주겠다고 선언했다. 황 CEO가 그 직전 방한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005380)그룹, 네이버(NAVER(035420))클라우드에 블랙웰 등 총 26만 장의 GPU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라서 이 발언은 한국에도 상당한 혼란을 불렀다. 지금도 백악관은 중국을 미국산 칩에 중독시켜야 하는지, 안보 위협을 감안해 수출을 계속 금지해야 하는지를 두고 설왕설래만 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미중 무역 갈등 전에도 블랙웰이나 ‘H100’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H20’ 칩만 엔비디아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미국이 이른바 ‘관세 휴전’ 과정에서 희토류 수출 재개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H20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했지만, 중국은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이를 수입하지 않고 자체 AI 칩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26일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자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엔비디아 반도체를 쓰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신규 주문뿐 아니라 기존 재고 물량도 쓰지 말라고 했다는 보도였다. 엔비디아가 짧은 기간 내에 중국 시장을 돌파할 공산이 크지는 않음을 시사한 소식이기도 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기업 가운데 올해 엔비디아 칩을 가장 많이 구매한 회사다. 엔비디아 반도체를 쓰지 않으면 자국 기업인 화웨이나 캠브리콘 등이 제조한 칩을 써야 한다.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미뤄진 관세 휴전 기간 동안 AI 자립을 이뤄내겠다는 중국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중국이 AI 반도체 카드를 틀어 막는다면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 방중 기간 시진핑 국가주석이 협상력을 한층 더 올릴 수도 있다. 월가에서는 중국이 AI 굴기를 이루기 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독주 가도를 달릴 줄 알았던 엔비디아가 예상보다 일찍 강적을 만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구글의 부상은 닷컴버블 때와 유사한 순환 거래 구조, GPU 감가 연한, 회사채 발행을 통한 과잉 투자 등 그간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형성된 AI 거품론을 일부 진화하는 효과도 냈다. 미래에 얼마나 가시적인 이익을 낼지는 여전히 누구도 모르지만, 적어도 AI 산업이 자체 기술 혁신으로 투입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희망은 본 것이다. 황 CEO가 한 가지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투자자들 역시 엔비디아가 현재 기술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AI의 문외한도 엔비디아의 GPU 기술이 매우 뛰어나며, 이 회사가 여전히 돈을 잘 번다는 사실은 잘 안다. 구글이 당분간 엔비디아의 GPU를 대량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점도 모르지 않는다. 누가 최종 승자가 됐든, AI의 산업적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도 잘 이해하고 있다. 문제는 기업가치다. 지금까지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 회사가 오랫동안 ‘AI 최고 사양 칩’ 시장을 독과점할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가파르게 올랐다. 우려의 핵심은 ‘기업가치의 과대평가’이지 ‘기술과 이익의 저하’가 아니다. 월가가 따지는 지점은 엔비디아의 미래 가치가 지난달 29일 5조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3위 경제대국인 독일의 국내총생산(GDP)를 넘어섰던 정도가 맞는지 여부다. AI 반도체가 경쟁 국면에 들어설수록 한국의 메모리 칩 제조 기업들도 반사이익을 얻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TPU 도입의 확산, 구글의 향후 계약 관계 등은 AI 산업 전반에 걸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美연준 "고용 소폭 감소…해고보다 채용 동결이 더 많아"
국제 정치·사회 2025.11.27 08:08:2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 경기 상황에 대해 고용이 소폭 감소했다면서도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감원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노동시장의 약화 추세는 인정하면서도 그 정도가 심각하지는 않다고 본 것이다. 연준은 다만 소비시장에서 고소득층과 중·저소득층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짚었다. 연준은 26일(현지 시간) 11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를 발간하고 “고용이 약간(slightly) 감소했고 약 절반의 지역에서 노동 수요 약화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연준에 따르면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지역 대다수가 지난달 15일 보고서 때와 경제 활동에서 차이가 없었다. 경제 활동이 소폭 위축된 지역은 2곳, 완만하게 증가한 지역은 1곳이었다. 보고서는 “해고 발표는 늘었지만 더 많은 지역의 기업들이 해고보다는 대체 인력만 충원하거나 자연 감원으로만 직원 수를 제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일부 기업들은 AI로 초급 직위를 대체했거나 기존 직원의 생산성을 높여 추가 채용을 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적당히(moderately) 올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제조업과 소매업에서 투입비용 압력이 널리 나타났다”며 “주로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를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소비 시장과 관련해서는 ‘K자형’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애틀랜타·미니애폴리스 등 여러 지역 연은에서 고소득층만 소비가 늘고 중·저소득층에서는 소비가 둔화하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은이 담당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을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경제 동향 보고서다. 통상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한다. 이번 베이지북은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달 15일 보고서 발간 뒤 이달 17일까지의 지역별 경제 상황을 설문조사로 수집한 내용을 담았다. 연준은 이 보고서를 참고해 다음 달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향방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연준 내에서는 0.25%포인트 추가 인하와 동결 사이에서 의견이 팽팽히 갈리고 있다. -
"구글도 우리 GPU 쓴다" 엔비디아 1.4% 반등…뉴욕증시 일제 상승 [데일리국제금융시장]
국제 정치·사회 2025.11.27 07:03:45구글이 ‘제미나이 3.0’을 앞세워 인공지능(AI) 거품론을 일부분 잠재운 가운데 엔비디아 등 관련주에 대한 순환매가 일어나며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모두 강세를 보였다. 26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4.67포인트(0.67%) 상승한 4만 7427.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6.73포인트(0.69%) 오른 6,812.61, 나스닥종합지수는 189.10포인트(0.82%) 뛴 2만 3214.69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1.37% 오른 것을 비롯해 애플(0.21%), 마이크로소프트(1.78%), 브로드컴(3.26%), 테슬라(1.71%), 넷플릭스(1.67%) 등이 올랐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1.08%), 아마존(-0.22%),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0.41%) 등은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구글이 자체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로 학습시킨 제미나이 3.0의 돌풍으로 AI 거품론이 희석된 효과가 다른 기술주에도 옮겨 붙으며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엔비디아는 최근 알파벳과 주가 흐름이 엇갈리자 지난 25일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해명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당시 “구글은 AI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고 그들의 성공에 기쁘다”면서도 “우리는 계속 구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이 클라우드, 기계학습(머신러닝) 등 서비스를 가동하는 데 있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며 “오직 우리 플랫폼만이 모든 AI 모델과 컴퓨팅을 구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엔비디아 제품은 특정한 AI 구조나 기능을 위해 설계된 주문형반도체(ASIC)보다 뛰어난 성능과 다용성·호환성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특정 AI 구조나 기능을 위해 설계된 ASIC’는 구글의 TPU를 겨냥한 언급이다. 실제 최근 월가에서는 엔비디아가 GPU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TPU가 ‘블랙웰’ 등 값비싼 칩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엔비디아 GPU에 대한 감가상각 연한 논란과 순환 거래 의혹으로 AI 거품론이 대두한 상황에서 일종의 출구로 평가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후임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금리 인하 기대가 고조된 점도 증시에 호재가 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26일 금리 선물 시장이 추정하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이날 85.1%로 치솟았다. 이는 일주일 전인 19일 30.1%에서 55.0%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이 기간 금리 동결 확률은 69.9%에서 14.9%로 수직 하락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9월 내구재 수주는 계절 조정 기준 3137억 달러로 8월보다 0.5% 늘었다. 시장예상치 0.3% 증가는 웃돌았지만, 8월의 전월비 증가율 3.0%보다는 크게 둔화했다. 또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16~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 6000건으로 직전 주인 9~15일보다 6000건 감소했다. 이는 9월 셋째 주 21만 9000건 증가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2만 5000건도 밑돌았다. HP는 개인용 컴퓨터(PC) 사업 부진에 따라 직원 4000~60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국제 유가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전 거래일보다 0.70달러(1.21%) 오른 배럴당 58.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이날 뉴욕 거래 들어 99.57까지 후퇴했다. -
[트럼프 스톡커] 연휴 대목에 지갑 닫고 AI 감원, 국채 금리 '뚝'
국제 정치·사회 2025.11.27 06:19:44미국이 이달 27일(현지 시간)부터 추수감사절 연휴에 돌입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따른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악화됐다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연중 최대 소비 대목 가운데 하나인 추수감사절에 미국 경기가 활력을 얻지 못하면 지난 12일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료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도입 등의 여파로 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업(빅테크)들이 잇따라 감원 행렬에 동참하면서 중·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점점 더 얇아지는 분위기다. 경기가 둔화하는 신호가 강해질수록 다음 달 9~10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관측은 역으로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후임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국채 금리를 미리 끌어내리고 있다. 해싯 위원장이 재정적자 부담 경감, 관세 효과 극대화를 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차기 연준 의장은 이르면 다음 달 크리스마스 전에 발표돼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전망이다. 고용·물가 불안에 미국 소매판매 4개월 만에 최저…소비자심리는 7개월 만에 최악 지난 25일 미국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7033억 달러로 8월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관세 정책 여파로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감소한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3%보다도 낮았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달 24일 공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월보다 0.3% 오른 점을 감안하면 미국인들의 소비량 자체는 8월보다도 더 줄어든 셈이다. 월간 소매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가운데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다. 미국 전체 소비 흐름을 가늠할 지표로 여겨진다. 이번 9월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의 여파로 당초 일정보다 한 달 넘게 늦은 시점에 발표됐다. 같은 날 미국 경제조사 단체 콘퍼런스보드가 공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더 충격적이었다.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8.7로 지난달 94.6에서 대폭 떨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발표한 올 4월 85.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 93.2보다도 4.5포인트 낮았다. 다나 피터슨 콘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개월 뒤 경기 상황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비관적이 됐다”며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에 대한 언급이 특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미국의 소비 지표가 나빠진 것은 최근 생활물가 상승, 고용 악화가 양방향으로 경제를 덮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5일 민간고용정보 업체 ADP에 따르면 이달 8일을 기준으로 최근 4주 동안 미국의 민간 고용 예비치는 일주일 평균 1만 3500명씩 감소했다. 이 수치는 예비치라서 새로운 자료가 추가되면 변경될 수 있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에 접어들면서 일자리 창출이 지연되거나 줄어들 수 있다”며 “소비 여력에도 여전히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그나마 11월 16~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 6000건으로 직전 주인 9~15일보다 6000건 감소했다. 이는 9월 셋째 주 21만 9000건 증가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2만 5000건도 밑돌았다. 다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9~15일 196만 건으로 그 전주보다 7000건 더 늘었다. 직전 주의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5만 3000건으로 2만 1000건 하향 조정됐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9월 내구재 수주는 계절 조정 기준 3137억 달러로 8월보다 0.5% 늘었다. 시장 예상치 0.3% 증가는 웃돌았지만, 8월의 전월비 증가율 3.0%보다는 크게 둔화했다. 고용뿐 아니라 물가도 다소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5일 미국 노동부는 9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8월보다 0.3%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7%를 올랐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2.9% 각각 상승했다. 대체로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 상승은 여전히 크게 웃돈 수준이었다. PPI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월가에서는 소비자 물가의 선행지표로 평가한다. 애플 등 대기업들, 수만 명 감원 바람…“AI, 美임금 12% 대체할 수준” 미국 고용시장 악화는 대기업들의 잇딴 해고 바람에서도 확인된다. 미국의 대기업들은 최근 AI와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불필요해진 인력을 대거 정리하고 있다. AI 도입에 따른 고용 변화는 노동 경직성이 비교적 높은 한국과 달리 채용과 해고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미국에서 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지난 몇 주 동안 영업 관련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감원 대상에는 정부·기업·학교를 담당하는 영업팀 직원과 잠재 고객을 상대로 제품 시연 업무를 맡은 브리핑센터 인력이 포함됐다. 정확한 감축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애플이 그간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던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됐다. 최근 자동화의 여파로 직원 감축에 나선 기업은 애플만이 아니다. 버라이즌도 최근 취임한 댄 슐먼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메모를 보내 앞으로 1만 3000명 이상의 인력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이는 창사 이래 단일 해고 인원으로는 최대 규모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도 지난달 28일 AI 혁신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1만 4000명을 줄인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9월 사무직 직원 900명을, 소매 유통 업체 타깃은 지난달 1800명을 각각 조직 효율화를 이유로 해고했다. 영화·방송 기업인 파라마운트도 스카이댄스와 합병한 뒤 후속 작업으로 지난달 1000명을 감원하고, 1000명을 추가로 내보내기로 했다. 최근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HP도 26일 직원 4000~6000명을 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 CNBC에 따르면 노동시장과 관련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와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의 공동 연구진은 현 AI 기술이 미국의 총임금의 11.7%를 대체할 수준이라는 연구까지 내놓았다. 연구진은 미국 노동시장에 대한 영향을 측정하는 ‘빙산 지수(Iceberg Index)’를 개발해 현 AI 기술의 가치가 미국 노동인구 총임금의 11.7%, 약 1조 2000억 달러(약 176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AI 시스템이 1억 5000만 명의 미국 노동인구와 상호 작용해 각 직업 내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모의 실험하고 그 기술의 가치를 임금으로 환산했다. 분석 결과 컴퓨팅이나 기술 분야에 집중된 눈에 보이는 AI 도입 기술의 가치만 전체 임금의 2.2%, 약 2110억 달러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국내총생산(GDP)이나 소득, 실업률과 같은 전통 지표는 기술 기반 변동의 5% 미만만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준은 같은 날 11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를 발간하고 “해고 발표는 늘었지만 더 많은 지역에서 기업들이 대체 인력만 충원하거나 자연 감원으로만 직원 수를 제한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은 AI로 초급 직위를 대체했거나 기존 직원의 생산성을 높여 추가 채용을 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또 “고용이 약간(slightly) 감소했고 약 절반의 지역에서 노동 수요 약화를 언급했다”며 “물가는 적당히(moderately) 올랐고 주로 관세 비용 증가가 반영돼 제조업과 소매업에서 투입비용 압력이 널리 나타났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소비 시장에서 ‘K자형’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애틀랜타·미니애폴리스 등 여러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에서 고소득층만 소비가 늘고 중·저소득층에서는 소비가 둔화하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랐다는 것이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은이 담당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을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경제 동향 보고서다. 통상 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한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달 15일 보고서 발간 뒤 이달 17일까지의 지역별 경제 상황을 설문조사로 수집한 내용을 담았다. “파월 후임에 해싯 유력”…국채 10년물 금리 벌써 한 달 내 최저로 미국 노동·소비시장에 경고음이 울리자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26일 금리 선물 시장이 추정하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이날 85.1%로 치솟았다. 이는 일주일 전인 19일 30.1%에서 55.0%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이 기간 금리 동결 확률은 69.9%에서 14.9%로 수직 하락했다. 금융시장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는 21일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연은 총재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이 중대 변곡점이 됐다. 당시 윌리엄스 총재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칠레중앙은행 주최 행사에서 “가까운 시기에 추가 조정할 여지가 아직 남았다”고 주장해 월가의 금리 인식을 단번에 뒤바꿔 놓았다. 공개시장 운영 업무를 맡는 뉴욕연은의 총재는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 유일하게 연준에서 상시 투표권을 갖는다. FOMC 부의장으로서 12명으로 구성된 투표 위원에 속해 연준의 실질적인 2인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윌리엄스 총재뿐 아니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24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이 약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음 달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도 올해 FOMC 투표권자는 아니지만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노동시장은 충분히 취약한 상황이라 갑자기 악화할 수 있다”며 금리 인하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냈다. 월가는 이에 더해 해싯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블룸버그통신의 25일 보도에도 주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해싯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를 가져올 인물이라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현재 좁혀진 차기 연준 의장 후보는 해싯 위원장을 비롯해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월러 이사,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5명이다. 이들과 면접 전형을 진행하는 스콧 베선트 장관은 같은 날 CNBC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전 발표할 매우 좋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이사직 임기는 2028년까지이나 의장직 퇴임과 함께 여기서도 함께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고조되자 26일 뉴욕 3대 증시는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9%, 나스닥종합지수는 0.82%씩 뛰었다. 글로벌 채권 시장의 기준점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25일 4.000%를 거쳐 26일 3.998%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달 29일 연준의 FOMC 회의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 가격은 이에 반비례해 올라간다. 금융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당분간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은 다소 힘을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물론, 물가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에서 변수는 여전히 많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는 셧다운 사태로 조사를 못하는 바람에 영구적으로 나오지 않게 됐다. 물가 불안 탓에 올해 FOMC 투표권자인 보스턴·시카고·세인트루이스·캔자스시티연은 총재들도 모두 금리 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추수감사절에 소비 효과가 얼마나 클지도 불명확하다. 참고로 뉴욕 증시와 채권시장은 27일 추수감사절에 모두 휴장한다. 증시와 채권시장은 다음날인 28일에도 오후 1시, 오후 2시에 각각 조기 폐장한다. 한 동안 참고할 투자 지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시간 안에 여러 변인이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 참모 해싯, 차기 연준 의장 유력”…美 금리 인하 기대 커지나
국제 정치·사회 2025.11.26 11:06:18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경제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제롬 파월 현 의장의 임기가 6개월 가량 남은 가운데 새 수장에 대한 인선 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2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연준을 이끌 수장으로 해싯 위원장을 가장 앞선 경쟁자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을 총괄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해싯 위원장과 함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5명으로 최종 후보군이 압축됐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연준과 갈등을 이어왔다.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자신의 방향과 달리 통화정책이 운용되고 연준 건물 리모델링 문제까지 불거지며 중앙은행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해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주요 인사들을 자신이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측근들로 채우기를 강력히 희망하며 해싯 위원장이 그 적임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관과 유사한 견해를 보이며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내가 연준 의장이 된다면 지금 당장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경제 데이터가 바로 그러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월가는 해싯 위원장이 연준을 이끌게 될 경우 추가 금리 인하를 포함한 완화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날도 ‘해싯 유력설’이 전해지자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4% 아래로 떨어졌다.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은 내달 중 최종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5명의 매우 뛰어난 후보자를 갖고 있으며 그들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의장 단수 후보를 크리스마스 전에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연준은 오는 9~10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시장에서는 9월과 10월 연이어 0.25%p(포인트)씩 금리를 내렸던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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