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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떠나는 세월호 천막…기억의 방법을 묻다
사회 사회일반 2019.03.18 17:24:32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있던 세월호 추모 천막 14개 동이 철거됐습니다. 지난 2014년 7월 14일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추모 천막이 마련된 이래 4년 8개월만입니다. 당초 3개가 설치됐다가 이후 정부의 협조 요청에 따라 서울시가 11개를 추가로 설치해 모두 14개 동으로 늘었습니다. 유족들은 최근 천막 자진 철거 의사를 서울시에 밝혔습니다. 시민 모두의 공간인 광화문 촛불 광장을 시민에 돌려주겠다는 의미입니다. 세월호 천막이 있던 자리에는 기억 전시공간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기억하자” vs “이제 그만 잊자”가 아닌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의 문제를 던진 세월호 천막 철거. 영상 속 내레이션을 옮겨싣습니다. 지난 8일, 광화문 광장. #이현주(분향소 추모객) “너무 슬픈 것 같아요. 자매로서 죽은 (피해자들의) 친구로서” #최영춘·김윤옥(경북 경주 거주) “난 경상북도 경주에 사는 사람인데 (세월호 분향소) 철거하기 전에 추모하려고 우리 내외가 (광화문에) 일부러 왔어요.”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천막이 사라집니다. 2014년 7월 14일,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 천막이 처음 들어선 이후 1700여일 만입니다. #전인숙 (세월호 희생자 故 임경빈 학생 엄마) “제일 처음부터 이 공간이 조성된 게 아니었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추운 날씨에도 비닐 하나로 지붕을 쌓아서 그 좁은 공간에서 다닥다닥 붙어서 손 호호 불면서 작업을 시작했던 시민들, 국민들이 모였던 광장이거든요.” 세월호를 기억하는 공간이 당장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를 추모하는 공간을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엔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등 과거 대형 참사를 기억하는 내용도 포함됩니다. 이를 두고는 찬반 의견이 엇갈립니다. #김희라 (분향소 추모객) “앞으로 이런 일이 똑같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우리가 계속 기억해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서 저는 기억교실, 추모 공간 조성이 계속 필요하다고 봐요.” #심정윤(충남 홍성 거주) “추모 공간이라고 한다면 모든 마음에 안 드는 정책들이 나올 때마다 다 여기 모여서 데모하고 그러는데 그 사람들도 (납득할 수 있는) 추모 공간도 되어야 하겠죠.” 그동안 세월호 뿐만 아니라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등 다른 참사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1] 뚝섬역 희생자들을 기리는 위령비가 성수대교 근방에 있다는 얘길 듣고 찾아가보았습니다. 보이는 것은 ‘성수대교 참사 위령탑’ 위치 가리키는 표지판뿐. 관리인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일러주신 방향으로 꽤 오랜 시간을 걸었지만, 관리인이 묘사한 길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한용희(전북 군산 거주) “(추모공간이) 있으면 한번씩 와서 쳐다보기도 하고 기억도 하고 그럴텐데, 보이는 자체가 없어지면 또 기억에서 많이 사라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도 있어요. 아이들한테도 얘기도 할 수 있을 텐데…” [2] 교대역 삼풍 백화점이 있던 자리를 찾았습니다. 사고 현장엔 주상 복합 건물이 들어섰네요. 사고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삼풍백화점 참사 위령비가 인근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저희는 버스로 30분을 이동해 양재 시민의 숲에 도착했습니다. 위령비는 어디 있을까요? 위령비엔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꽃을 가져가지 말라는 경고 문구도 보입니다. #김갑순(서울시 양재동 거주) “(추모제) 그날만 사람들이 있지. 방문하는 사람들은 거의 못 봤어. (나야) 우리 동네니까 알지. (위령탑을 보러 오는 사람은) 거의 없어.” 삼풍백화점 위령비 옆에 또 다른 위령비가 보입니다. 우면산 산사태 피해자 위령비입니다. 7년 만에 세워진 위령비는 깎여나간 우면산을 형상화한 듯한 모습입니다. 방배동의 한 아파트. 산사태 피해 지역 중 한 곳입니다. 길 건너편 맨몸을 드러낸 산이 그날의 흔적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2010년 태풍 곤파스로 피해를 입었던 우면산. 그때를 교훈으로 삼지 못했다는 자조가 비석에 녹아 있습니다. [3] 용산 이번엔 용산을 찾았습니다. 10년 전 남일당 건물에서 철거민들은 망루를 설치하고 농성을 벌였습니다. 이곳에는 현재 1100세대 규모의 주상 복합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공사현장 앞엔 여전히 참사의 기억을 안고 사는 유가족이 있었습니다. #김영덕 (용산참사 피해자 故 양회성씨 부인) “추모비가 있고 없고 다 떠나서 지금 이 시대 어린 사람들, 애들 아니고서야 잊겠어요? 안 잊지. 그렇지만 후손들을 위해서 이 자리가 이런 자리라는 걸 알리기 위해서는 그런 게 있으면 더 좋죠.” [4]추모의 규칙 우리나라 추모 규칙엔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 눈에 띄지 말 것. 참사 현장을 기억하는 공간은 현장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성수대교 참사 위령탑은 도보로 접근이 불가능하며,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위령탑은 참사 현장과 약 3km거리가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우면산 산사태 추모비는 사고 지역으로부터 2.6km 떨어진 곳에, 용산 참사 추모비는 남양주시에 세워지는 등 접근성이 떨어졌습니다. 둘, 이제 그만 잊을 것.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아픈 공간이기보다 밝은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좀 더 밝은 공간으로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심용환 역사학자 겸 작가 (역사N교육연구소장) (왜 사람들은 고통 받은 기억을 잊으려 할까요?) “하나는 경제논리라고 생각해요. 이곳이 금싸라기 땅이고 거기다 재수 없는 납골당 같은 거 해놓으면 땅값 떨어진다라는 정말 무시무시한 경제 논리인거죠……두 번째는 정치 논리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해요. 세월호 문제가 사고가 아니라 정권과의 각, 이런 게 들어가니 그 사건을 애도하지만 기억하지 맙시다, 는 태도를 만든 것 같아요.” 추모 시설에 대한 정치화된 시선, 경제 논리와의 지난한 싸움. 아픔을 고백하는 것이 금지된 우리나라는 “이제 그만 잊자”고 얘기합니다. #심용환 작가 “슬프고 아픈 일은 더 기억해주고 슬프고 아픈 일을 당한 사람을 보듬어주는 게 인지상정이라 생각해요. 같이 아파해줄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적인 기억의 장소를 만들어서 그 장소에서 마주할 때 상기할 수 있잖아요.” “기억의 장소를 만드는 것은 성수대교부터 세월호까지 과거의 것들에 대해서도 기억을 치유하는 기능도 있겠지만 미래를 대비하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해외에서는 재난과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광화문 광장과 비슷한 독일 베를린 파리저 광장. 독일의 수도 중심부에 2,711개의 관 조형물이 있습니다. 축구장 3개 크기 규모입니다. 2차 세계대전 중 벌어진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 피해자를 추모하는 공원입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에도 추모 시설이 있습니다. 9.11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는 시설인 ‘그라운드 제로’입니다. 110층 세계무역센터 빌딩 두 동이 무너져내린 그곳에 테러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모두 도심 한 가운데, 눈에 띄는 곳에 공간을 마련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임지현 (서강대 사학과 교수) (삼풍백화점 추모비 같은 데 다 가봤는데...) “사실 그런 건 다 잘못된 거죠. 아파트를 건립할 때 한국사회가 기억에 관심이 있는 사회라면 거기에 그런 걸(추모 시설) 만들어놨어야 하겠죠. 거기 사는 사람들은 아파트값 떨어진다고 좋아하지 않겠죠. 독일도 마찬가지예요. 유대인들이 살았던 집앞에 그 사람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조그맣게 있는데...기분이 나쁘잖아요. 집 소유자들이 그거 설치하지 말라고 그러고…” 또 최근에는 공간이나 비석 따위가 없더라도 시민들이 때가 되면 그 현장을 자발적으로 찾아 촛불을 켜고 국화를 바치거나 포스트잇을 붙이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등 추모의 문화도 다양해졌습니다. 희생자의 이름을 새긴 비석 앞에는 그들의 생일 때마다 꽃 한 송이가 놓여집니다. 미국 정부는 테러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을 18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모두 아픈 역사를 지우기보다는 애써 기억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우리나라엔 없는 0000, 그건 바로 ‘기억 공간’입니다. 우리는 항상 기억과 망각 사이 갈등이 항상 끊이지 않고 있죠. 광화문 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기억하느냐 마느냐가 아닌, 어떻게 기억하고 추모하느냐 아닐까요? #임지현 교수 “기억이라는 건 훨씬 복잡하고, 오히려 세월호에 대해 잘 쓰여진 보고서 같은 게 사회적으로 회람이 되거나 그런 보고서가 예컨대 국어 교과서 같은 데 실려서 학생들이 읽는 게 광화문에 전시관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단지 공간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기억할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에서도 밀려난 우리나라의 기억 공간들. 유가족들만의 임무로 변질되어 버린 참사 피해자들의 추모. 이제는 우리가 보다 책임 있는 기억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정선은·박원희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 5년만에 철거···세월호 생존자 “친구들에게 미안”
사회 사회일반 2019.03.18 16:16:32“안산 화랑유원지 분향소와 진도 팽목항 분향소에 이어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도 없어지네요. 세월호 사건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있는데 먼저 간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이 철거되자 세월호 사건을 직접 격은 생존자인 장애진씨는 그 누구보다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장씨는 이날 철거현장을 찾지는 않았지만 뉴스를 통해 철거소식을 듣고 서울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쉬움과 함께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이 철거되는 것은 지난 2014년 7월 처음 설치된 이후 약 4년 8개월 만이다. 세월호 천막 철거현장에는 취재진들을 비롯해 광화문광장을 오가던 시민들로 빼곡했다. 철거작업 현장을 지나던 한 시민은 “평소 광화문광장을 지나가면서 세월호의 희생자를 떠올렸는데 이제 그 공간이 없어진다고 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철거현장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해체되는 천막을 묵묵히 바라봤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관계자는 “5년 가까이 광화문광장에 있던 천막은 없어지지만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되는 과제는 남았다”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설치해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부터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작업을 벌였다. 철거작업은 당초 10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장비를 실은 차량이 교통체증으로 늦게 도착하면서 작업이 지연됐다. 세월호 천막은 사고 3개월 만인 2014년 7월 진상규명을 요구하기 위해 설치됐다. 당초 3개가 설치됐다가 이후 정부의 협조 요청에 따라 서울시가 11개를 추가로 설치하면서 총 14개로 늘었다. 이 가운데 유족 등이 설치한 3개의 천막은 허가를 받지 않아 수차례 불법 논란이 일었고 서울시는 천막을 철거하고 기억공간을 설치하기로 가족협의회와 협의했다. 천막이 떠난 자리에는 79.98㎡(2평) 규모의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조성돼 4월 12일 시민들에게 공개된다./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
[현장+] 광화문 떠나는 '세월호 천막'…“진상규명 계속”
사회 사회일반 2019.03.18 13:43:42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됐던 세월호 천막이 18일 철거되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 7월 처음 설치된 이후 약 4년 8개월 만이다. 서울시는 18일 오전 10시 30분쯤부터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작업을 벌였다. 철거작업은 당초 10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장비를 실은 차량이 교통체증으로 늦게 도착하면서 작업이 지연됐다. 10시 30분쯤 안전펜스를 실은 차량이 도착했고 철거인원들이 작업을 시작했다. 철거작업은 4~5시간 가량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세월호 천막 철거현장에는 취재진들을 비롯해 광화문광장을 오가던 시민들로 빼곡했다. 철거작업 현장을 지나던 한 시민은 “평소 광화문광장을 지나가면서 세월호의 희생자를 떠올렸는데 이제 그 공간이 없어진다고 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철거 현장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피켓을 들고 철거되는 천막을 묵묵히 바라봤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측은 “5년 가까이 광화문광장에 있던 천막은 없어지지만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되는 과제는 남았다”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설치해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천막이 철거된 자리에 기존 천막의 절반 규모의 추모공간을 조성해 4월 12일 문을 열 예정이다. 한편 17일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移安式)이 열렸다. 이안식에는 유가족과 다수의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색 재킷이나 패딩 등을 입고 참석했다. 사회자가 304명의 희생자 한명, 한명의 이름을 호명하자 희생자 가족들과 시민들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이안식 후 희생자들 가운데 289명의 영정은 서울시청으로 옮겨졌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
‘세월호 5주기’ 앞두고 …광화문 세월호 천막 철거·‘기억공간’ 설치
사회 사회일반 2019.03.18 08:55:314년 8개월 만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이 철거되고 기억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와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분향소 천막 14개 동이 18일 오전 10시부터 모두 철거된다”고 전했다. 앞서 세월호 천막은 사고 3개월 만인 2014년 7월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기 위해 설치됐다. 처음에는 3개로 시작했지만, 이후 정부의 협조요청으로 서울시가 11개를 추가로 설치하면서 총 14개의 천막이 설치됐다. 또 유족 등이 설치한 3개의 천막은 허가를 받지 않아 수차례 불법 논란이 일었다. 이에 서울시는 천막을 철거하고 기억공간을 설치하기로 가족협의회와 협의했다. 가족협의회는 전날 영정들을 천막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이운식(移運式)’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작업을 진행한다. 영정을 옮기는 의식은 보통 ‘이안식(移安式)’으로 불리지만, 유족들은 영정을 모실 곳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운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전 천막의 자리에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일명 ‘기억공간’은 2개의 전시실과 시민참여공간, 진실마중대 등으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전담직원을 지정해 ‘기억공간’을 직접 운영하되 유가족 및 자원봉사자와도 협력해 시민 참여공간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기억공간은 참사 5주기인 다음 달 16일 공개된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
고된 천막생활 마치고...광화문 떠난 세월호 영정
사회 사회일반 2019.03.17 17:05:35“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우리를 잊지 않은 분들에게 인사하고 떠나자.” 서울 광화문광장에 안치됐던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移安式)이 17일 열렸다. 참사 발생 약 5년만에 세월호 천막이 철거되면서 영면을 위한 준비과정이 진행된 것이다. 이날 이안식에는 유가족과 다수의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색 재킷이나 패딩 등을 입고 참석했다. 사회자가 304명의 희생자 한명, 한명의 이름을 호명하자 희생자 가족들과 시민들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리는 이곳에서 단식을 했고 삭발을 했고 물대포와 싸웠다”며 “우리 아들, 딸들아 이제 엄마, 아빠 가슴에 안겨 잠시만 집으로 가자”고 희생자들에게 고했다. 이안식 후 희생자들 가운데 289명의 영정은 서울시청으로 옮겨졌다. 18일 세월호 천막이 철거될 예정이어서 희생자 영정은 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로 보관된다. 세월호 유가족협의회는 최종적으로 영정을 어디로 옮길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세월호 천막 철거가 끝나면 광화문광장에는 참사를 기리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79.98㎡ 규모로 마련된다. 추모 공간은 2개 전시실과 시민참여공간, 진실 마중대 등으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전담직원을 지정해 전시공간을 직접 운영하되 유가족과 자원봉사자와 협력해 시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다./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
[썸_레터] 광화문 세월호 천막 철거가 던지는 메시지
사회 사회일반 2019.03.14 19:05:03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이 5년 만에 철거된다는 소식입니다. 14일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일요일인 오는 17일 오전 10시 광화문 분향소 이안식을 끝으로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14동을 자진 철거할 예정입니다. 협의회는 “이제 시민가족 여러분의 역사가 담긴 광장을 ‘기억공간’으로 시민들께 돌려드리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세월호 참사 1,795일 만의 일입니다. 이곳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맨바닥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던 장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의원 시절 유가족과 함께 머물렀던 곳입니다. 그늘 하나 없었던 한여름의 광장에 비닐천막이 생긴 뒤 서명대, 분향소, 전시관 등이 생겨났습니다. 시민들 손길이 하나씩 보태어지며 지금 모습으로 자리하게 됐죠. 지난 주말에도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천막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향한 추모를 이어갔습니다. 세 아들과 함께 전북 군산에서 올라온 한용희 씨(48)는 “그동안 이곳에 애들 데리고 와보고 싶었는데 천막 철거한다고 하니까 그전에 왔다”고 합니다. 같은 이유로 천막을 찾은 경주에 사는 부부 최영춘(72), 김윤옥(68) 씨는 “나라가 경제적으로 많이 도약했다고 하지만 음지에서는 비명으로 간 젊은 청춘들이 있는데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 세월호 천막 사라진 자리에 생기는 ‘기억공간’의 용도는? 세월호 천막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길이 23m, 폭 3.7m, 높이 2.66~4m의 목조 구조물이 오는 4월 세월호 5주기에 맞춰 ‘기억공간’이 마련됩니다. 서울시는 이 시설을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 재난을 모두 포함해 안전을 테마로 한 전시·홍보관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다만 ‘기억공간’은 올해 말까지만 운영되는 한시적 공간입니다. 서울시가 내년부터 2021년까지 광화문 광장 전면 재조성 공사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가족들은 상설 공간으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처음부터 이런 공간이 조성된 게 아니었잖아요. 춥고 더운 날씨에 비닐 쌓아놓고 그 좁은 공간에서 다닥다닥 붙어 가지고 손 호호 불어가면서 함께했던 시민들, 국민들이 모였던 광장이거든요.” (고 임경빈 학생 엄마 전인숙 씨) “아픔과 희망의 공간, 기억의 공간이죠. 계속 잊지 않고 그래야 나라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안전한 나라가 되니까요. 계속 기억의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고 김동영 학생 아빠 김재만 씨) 협의회는 “광화문 광장이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실과 미래를 공감하는 기억공간,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연대와 활동의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제 그만 잊어야 할 때가 아닌가”에 대해서 한편에서는 ‘그만 잊자’고 합니다. 유가족들도 그런 의견을 이해합니다. 고 문지성 학생의 아버지 문종택 씨는 지난 12일 416TV 영상에서 “광화문 광장은 누가 뭐래도 시민 분들의 광장”이라며 “‘안전한 나라’라는 당연한 요구가 투쟁으로 변해가는 이 시점에서 부족하지만 시민의 광장이기에 국민들과 함께 가기 위한 방안”으로 천막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전인숙 씨도 “(세월호 천막을) 반대하거나 안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기왕이면 같은 마음으로 앞으로도 잊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여러 입장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난주 토요일 피켓 시위에 나선 유가족을 향해 한 시민은 “지겹다, 이제 그만 잊자”며 한소리 던지고 지나갑니다. 세월호 같은 ‘해상 사고’에 추모 시설을 두는 것을 반대한다며 “어느 나라가 이 같은 사고를 ‘특별 대우’ 해주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광화문 광장이라는 의미는 서울시 만의 공간이 아닌 역사적 의미를 담아야 하는 공간”이라며 “아픈 공간이기보다 좀 더 밝은 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심용환 역사학자 겸 작가는 “광화문이 단지 조선 왕조 육조거리일 뿐인가”에 대해 의문을 던졌습니다. 그는 “4월혁명, 6월항쟁에서부터 2002년 월드컵, 최근 촛불집회까지 광화문이 가지고 있는 한국 현대사의 상징성이 있다”며 “그런 걸 싹 없앤 다음에 텅 빈 공간으로 두는 건 지구 상 그 어디에도 없다”며 “세월호가 광화문에 못 있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 “왜 세월호만 ‘특별대우’하는 거냐”고요? 해외에서는 재난과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세월호 참사 같은 해상 참사를 추모하는 곳이 정말 어디에도 없는 걸까요. 미국 뉴욕 시내에는 영화로도 알려진 타이타닉호 침몰사고(사망 1,514명)를 기리는 추모 공원이 있습니다. 희생자들의 묘역과 등대 모양의 추모조형물이 세워져 있죠. 영화를 기억하는 수많은 관광객들은 이 앞에서 영화 장면을 떠올리며 기념 촬영을 하곤 합니다. 4,375명이 사망한 필리핀 도나파즈호 침몰사고 역시 추모공원과 조형물이 조성돼 있죠. 폴란드 구스틀로프호 침몰사고(사망 9,343명), 세네갈 르 줄라호 침몰사고(사망 1,863명), 일본 토야마루호 침몰사고(1,155명 사망)도 위령탑이 조성됐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국무조정실의 연구용역 보고서 ‘국내외 추모시설 사례조사 분석 연구(2015)에 따르면 “국내외 해양선박 사고의 추모시설은 비교적 소규모(약 2,000㎡)로 조성돼 있으며 해외의 경우 마을 입구, 광장, 공원 등에 있어 일상적인 접근이 용이해 추모하기에 유리하다”고 설명합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사회적 분위기와 여건 때문에 대형 사고였음에도 추모시설을 조성하지 못했거나 외곽지역으로 밀려나 일반 접근이 어려운 사례가 많았습니다. 창경호 침몰사고(사망 300명), 연호 침몰사고(사망 120명), 한일호 침몰사고(사망 100명)는 추모시설이 마련되지 못했고, 남영호 침몰사고(사망 326명)와 서해훼리호 침몰사고(사망 292명)는 각각 제주 서귀포시와 부안군 위도면에 위령탑과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 ’기억하느냐, 잊느냐‘가 아닌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의 문제 우리나라 광화문 광장과 비슷한 독일 베를린 파리저 광장, 독일의 수도 중심부에는 2,711개의 관 조형물이 있습니다. 축구장 3개 크기 규모입니다. 2차 세계대전 중 벌어진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 피해자를 추모하는 공원입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에도 추모 시설이 있습니다. 9.11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는 시설인 ’그라운드 제로‘입니다. 110층 세계무역센터 빌딩 두 동이 무너져내린 그곳에 테러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모두 도심 한 가운데, 눈에 띄는 곳에 공간을 마련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런 모습을 두고 광화문 광장이나 경기도 안산, 진도 팽목항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곳에 추모비나 기념관, 공원 등을 조성해 참사를 오래토록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특히 참사 현장인 진도 팽목항을 ’다크 투어리즘‘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죠. 이에 대해 ’기억전쟁(휴머니스트)‘이라는 책을 최근 낸 임지현 서강대 사학과 교수는 “기억이라는 건 훨씬 복잡한 과정이지, 어디 하나에 조형물 만든다고 해서 사람들이 21세기 내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까 의문”이라고 말합니다. “세월호에 대해 잘 쓰여진 보고서 같은 게 사회적으로 회람이 되거나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거나 해서 학생들이 읽는 게 광화문에 전시관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 진짜 잘 기억하는 게 어떤 건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광화문 세월호 천막 철거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지난 금요일부터 세월호 천막 철거가 공식화한 이날까지 유가족, 시민, 전문가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입을 모아 얘기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광화문 광장은 “미래를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록 서로가 생각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지만요. 임지현 교수는 “한국사회의 진짜 복수는 그걸 완전히 잊어버려도 좋은 사회가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 망각해도 좋은 사회가 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최근 몇 년간 전세계에서 테러와 총기 난사 사고가 반복되면서 추모 문화가 점차 다양해지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따로 추모 공간이나 비석 따위가 없더라도 시민들이 때가 되면 그 현장을 자발적으로 찾아 촛불을 켜고 국화를 바치거나, 애도의 글귀를 담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식이죠. 모두 아픈 역사를 지우기보다는 애써 기억하기 위한 노력들입니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기억해야 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
세월호 천막 18일 자진 철거...서울시 '포괄 책임' 논란
사회 사회일반 2019.03.14 17:29:27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 14개 동이 오는 18일 자진 철거된다. 서울시는 세월호 천막이 있던 공간에 다음달 12일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조성해 개방하며 설치부터 운영까지 직접 참여해 포괄적 책임을 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서울시의 책임 강화로 정치적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는 세월호 유가족 측에서 천막을 자진 철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18일 10시부터 14개 동 천막에 대한 철거를 시작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철거 시작 하루 전인 17일 오전10시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이 열린다. 천막이 있었던 위치에는 기존의 절반 규모로 기억·안전 공간이 조성돼 다음달 12일 시민에게 공개된다. 서울시는 기억 공간에 대한 포괄적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공간 설치는 서울시가 맡고 운영은 4·16연대가 담당하면 각종 시민 간 충돌, 시설물 훼손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는 지적이 6일 개최된 ‘열린광장 운영시민위원회’에서 제기된 바 있다. 서울시는 아예 기억 및 전시공간에 전담직원을 지정해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관리 자원봉사자도 서울시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선발한다. ‘기억·안전 전시공간 상설 운영’ 여부와 관련해서는 내년 1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12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유족 측과 합의했다. 서울시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억 공간을 이전시킬 위치와 재구조화 완료 후 재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유족 측과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설치부터 운영까지 서울시가 사실상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것이어서 ‘정치적 논란이 있는 부분에 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시민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월호는 ‘안전의 중요성’ 문제로 시민들이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인식 서울시 행정국장도 “새로 조성될 기억 및 전시공간은 세월호 기억과 각종 사회적 재난에 대한 시민 안전의식 함양을 위한 시민의 공간이 될 것”이라며 정치보다는 안전의 의미를 강조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세월호 인양 현장에 음식물 쓰레기? 인부들은 쓰레기 투기, 해수부는 방치
사회 사회일반 2019.03.12 14:56:41세월호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수천 점의 동물 뼈 대부분이 인부들이 먹고 버린 음식물 쓰레기라는 사실이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감사원은 12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요구로 이뤄진 세월호 인양 관련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검토 결과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음식물 쓰레기로 추정되는 돼지·닭뼈 등 동물뼈 6,705점(세월호 내부 3,880점, 외부 2,825점)이 미수습자의 유골 144점과 같이 수거됐다. 특히 세월호 외부에서 발견된 동물뼈 82%가 세월호 인양 후 2차 수중수색 중 선체가 누운 자리 부근에서 집중적으로 수거됐지만 미수습자 유해 유실방지망 전체 구역에서는 507점밖에 수거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감사원은 동물뼈들이 세월호 침몰지점의 수면에서 버려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감사원은 인양업체인 상하이 샐비지의 당시 작업총괄자로부터 “일부 음식물 쓰레기를 해양에 투기하였다”는 진술 영상을 확보했다.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뼈로 남을 수 있는 음식이 일절 없었던 것을 확인했다. 또 확인 결과 세월호 침몰 3개월 후인 2014년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구조와 시신 수습을 위해 투입된 잠수 인력에 식사로 소·돼지·닭 등 육류가 제공됐고 이들은 식사 후 세월호 침몰지역 해양에 음식물 쓰레기를 무단 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상하이 샐비지가 2015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세월호 인양작업을 위해 중국에서 12척의 작업선을 출항시키면서 식자재 총 21만 9,936㎏ 상당을 공급했으며, 추가로 진도군의 한 회사에서 최소 950만 원 상당의 돼지등뼈 등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인양작업 전인 2015년 9∼11월 유실방지망을 선체 창문 등에 설치해 선체 내에 동물뼈 등 음식 물쓰레기가 들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뒤집는 증거들이 나온 것이다. 해양환경관리법에 “선박이나 해양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해양에 배출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도 해수부는 수색·구조 활동이 이뤄진 2014년 4월 말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6개월여간 음식물 쓰레기 해양 투기를 방치했고 해수부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해수부 장관에게 음식물 쓰레기가 해양에 버려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해양 수색ㆍ구조 활동 및 작업 시 음식물 쓰레기 관리를 위한 지침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밖에 해수부의 세월호 추가 인양 비용 329억 원 결정 근거와 지급 특약 체결에 대해선 그 내용이 위법ㆍ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해수부가 인양공법 변경 사유를 사실과 다르게 공개하거나 고의로 인양을 지연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선체 인양 작업이 오랜 시간 지속됨에 따라 미수습자가 유골 형태로 발견될 것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인양업체와 해양수산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
세월호 사고 이후 중단됐던 인천-제주 뱃길 다시 열린다
사회 사회일반 2019.03.11 07:52:12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이 올해 6월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중국 정기 카페리선은 새 터미널로 자리를 옮기게 되고,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중단됐던 인천-제주 노선이 기존 제1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운항을 재개할 전망이다. 11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2016년 12월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서 시작된 터미널 건립공사는 현재 공정률 80%를 기록 중이다. 사업비 1,546억원을 투자해 건립 중인 신국제여객터미널은 연면적 6만5,600㎡로 축구장 9개를 합친 면적보다 넓다. 새 터미널은 세관·출입국·검역 등 관계기관의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연말에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기존에 제1여객터미널에 자리 잡고 있던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카페리 선사들은 새 터미널로 이전하게 된다. 카페리 선사 이전이 마무리되면 인천 연안부두의 제1국제여객터미널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운항이 중단된 인천-제주 여객선이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4월에는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승객 300여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세월호를 운항하던 청해진해운은 면허 취소를 당했으며 인천-제주 뱃길은 5년째 끊겨있다./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
광화문 '세월호 천막' 내주 자진철거
사회 사회일반 2019.03.07 17:32:51세월호 유족들이 이르면 이달 중순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천막(사진)을 자진 철거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7월14일 천막이 광장에 처음 들어선 지 약 1,700일 만에 자리를 비우는 것이다. 서울시는 광장에 현재의 절반 규모로 추모 시설물을 설치해 참사 5주년인 다음달 16일 이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서울시의 ‘세월호 추모기억 전시공간(기억공간)’ 설치안을 승인했다. 시는 광화문광장 소재지인 종로구에 가설물 설치인가를 신청하고 이달 15일 전후로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새롭게 들어서는 기억공간은 현재 광장 하단에 좌우로 7개씩 늘어선 천막 중 오른쪽 천막들의 위치에 비슷한 크기로 들어선다. 목조로 만들어지는 기억공간 내부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각종 전시물이 설치된다. 세월호뿐 아니라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등 앞선 대형참사를 기억하고 시민의 안전의식을 일깨우는 콘텐츠를 넣는 방안도 검토된다. 기억공간 공사를 위해 세월호 유족은 곧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을 하고 직접 천막을 철거하기로 서울시와 최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억공간이 임시 시설이라는 서울시와 공간을 상설화해야 한다는 유족 간의 입장 차는 아직 좁혀지지 않았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
1,700일 만에 탈바꿈하는 세월호 천막...어떤 모습일까?
사회 사회일반 2019.03.07 07:45:37광화문 광장에 있는 천막이 이르면 내주 안으로 철거될 전망이다. 세월호 유족이 최근 설치가 승인된 ‘세월호 추모기억 전시공간’ 공사를 위해 광화문 광장에 있는 천막을 직접 철거하기로 서울시와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4년 7월 14일 천막이 광장에 처음 들어선 지 약 1,700일 만에 모습을 달리하게 되는 것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서울시의 ‘세월호 추모기억 전시공간’(기억공간) 설치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천막이 있던 자리에는 지금의 절반 규모로 추모 시설물이 설치되고 참사 5주년인 내달 16일 이전 일반에 공개될 계획이다. 시는 조만간 광화문광장 소재지인 종로구에 가설물 설치 인가를 신청하고 이달 15일 전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기억공간이 임시 시설이라는 서울시와 공간을 상설화해야 한다는 유족 간의 입장 차는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기억공간 운영 기간은 올해 중 유족과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
단원고 생존자 장애진씨 '세월호' 겪고 응급구조사 결심…헌신하며 살래요
사회 사회일반 2019.02.26 17:01:49“세월호 참사가 제 장래희망을 바꿔놓았고 많은 것을 변화시켰어요. 아이들을 좋아해 유치원 교사가 되고 싶었던 제가 응급구조사가 됐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생존자인 장애진(23·사진)씨는 지난해 말 응급구조사 1급 자격증을 받았다. 이달 8일 동남대 응급구조과를 졸업한 장씨는 앞으로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를 살리는 일을 하며 누군가를 돕는 삶을 살 예정이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지난 2014년 4월16일. 당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이던 장씨는 친구들과 함께 부푼 마음으로 세월호를 타고 제주로 수학여행을 가던 평범한 여고생이었다. 그는 “세월호 사건을 겪지 않았다면 대학을 응급구조과가 아닌 유아교육과로 갔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그 많은 친구들이 먼저 떠나지 않고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주변에 “장래희망은 유치원 교사”라고 자주 말해왔지만 세월호 사건을 겪고 난 후 응급구조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오랫동안 계획했던 꿈이 한순간에 바뀐 것이다. 사람을 살리는 일에 헌신하겠다고 결심한 장씨는 응급구조사가 되기 전에 실제로 응급환자를 살리기도 했다. 지난해 안산 월피소방서로 실습을 나갔을 때 호흡곤란 환자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신속한 초기대응을 한 뒤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는 “당시 함께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의 지시로 심폐소생술을 했는데 곧 환자의 심장 리듬이 돌아와 정말 뿌듯했다”며 “이때 먼저 간 친구들이 떠올랐는데 세월호 침몰 때도 초기대응만 잘했으면 내 친구들도 살았을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장씨는 당장 119구급대원으로 활동하고 싶지만 그 계획은 잠시 접어야 한다. 응급구조사 소방공무원 특채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무경력자를 뽑지 않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갑자기 특채가 없어져 응급구조과 학생들은 비상이 걸렸다”며 “대학에서 응급구조 기술을 3~4년 배운 우리는 너무 허망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119구급대에서만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우선 병원 등의 의료기관에 들어가 응급구조사로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장씨는 “충분히 살 수 있는 응급환자를 그냥 보내지 않도록 미약한 힘을 보탤 것”이라며 “생존할 수 있었지만 먼저 간 친구들이 지금도 무척 보고 싶다”고 말했다./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
[단원고 학생 250명 명예졸업]"세월호 아이들 돌아온 듯"...주인공 없는 졸업식
사회 사회일반 2019.02.12 17:44:26“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12일 오전10시 안산 단원고 본관 4층 단원관에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재학생들이 세월호 추모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 합창을 하는 소리였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 학부모들은 하나둘씩 자리에 앉았다. 하늘로 간 아이들의 이름이 적힌 의자에는 꽃다발이 놓였다.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250명(미수습자 2명 포함)을 위한 ‘노란 고래의 꿈으로 돌아온 우리 아이들의 명예졸업식’이 열렸다. 참사가 아니었다면 2016년 이맘때 졸업했을 학생들이다. 명예졸업식에는 유가족과 단원고 재학생,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700여명이 찾았다. 졸업식은 양동영 단원고 교장이 희생 학생들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며 시작됐다. 20여분 남짓한 시간 동안 졸업식장 정면에 마련된 화면에 학생들의 사진이 지나갔고 학부모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참사로 희생된 안주혁 학생의 어머니 김정해씨는 “아이들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아이들이 다시 와주는 것 같다”며 “그래도 이런 자리가 있어 위안이 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7반 ‘찬호 아빠’이자 전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인 전명선씨는 회고사에서 “세월호 참사가 없었더라면 대학 졸업반이 되었을 아들딸이었다. 학생복 입고 친구들과 함께 자리했어야 할 졸업식장에 엄마·아빠들이 공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단원고 재학생들도 ‘눈물기도’ 등의 합창으로 선배들을 기렸다. 눈물을 훔치며 명예졸업식을 지켜보던 유 사회부총리도 부모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지만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유 부총리는 “이제야 명예졸업식을 갖게 돼 송구스럽다”며 “2014년 4월16일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게 5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잘 실천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3년 늦게 명예졸업식이 치러지는 것은 유가족의 요청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사고 당시 2학년 6반이었던 남현철군과 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세 명을 수습한 뒤 식을 치르기를 원했다. 그러나 세월호 선체 인양이 끝나고 수색 작업도 마무리된 시점이라 유가족들은 명예졸업식을 열기로 했다. 양 교장은 “우리가 기억하려고 하는 이유는 단순히 슬픔을 재생산해 단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새 희망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원고 재학생 남준규(17)군 역시 “전교생이 거의 다 왔다”며 “명예졸업식에는 희생자를 잊지 않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종갑기자 안산=이희조·백주원기자 gap@@sedaily.com -
이재명 "세월호 참사 학생들 명예졸업…마음은 한없이 무거워"
사회 전국 2019.02.12 16:51:34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2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50명이 오늘 3년 만에 명예졸업을 했다”며 “축하를 해야 마땅하겠지만, 마음은 한없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며 “생명을 존중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나라,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나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고 정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해결되는 일은 없고 더 나은 세상으로 한 걸음 전진하려면 불행한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며 “2014년 4월 16일, 억장이 무너지고 심장이 멈춘 것 같던 그날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단원고 강당에서는 4·16 세월호 참사로 희생한 이 학교 학생 250명의 명예 졸업식이 열렸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
靑 "3·1절 특사, 위안부·세월호 집회 참석자 포함 추진...정치인은 아직"
정치 대통령실 2019.02.12 16:42:14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에 참석한 이유로 처벌받은 시국사범을 3·1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이번 특사 선정 범위는 민생·경제 부문에서 나아가 넓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나 이광재 전 강원지사,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정치인들을 대상에 포함할지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특별사면은 현재 법무부에서 실무 차원의 준비 중이며, 구체적인 대상·범위·명단이 민정수석에게조차 보고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사면대상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 배임, 횡령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자에 대해서는 사면권을 제한한다’고 공약한 바 있다”며 “이 공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외에도 법무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집회, 사드 배치 반대집회,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집회, 세월호 관련 집회,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집회, 광우병 촛불집회 등에 참석했다가 처벌받은 사람의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이 역시 이번 사면에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이 (사면 대상의) 사건 자료를 보는 데에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안다. 한 달 정도가 걸린다고 들었다”라며 아직 명단이 민정수석을 비롯 청와대에 보고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2월 26일 국무회의에서 (명단을) 의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전에는 명단이 청와대로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관심이 쏠려 있는 정치인의 대상 포함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동안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 정서나 현 상황을 고려해 정치인들을 사면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대신 이 관계자는 일단 법무부로부터 사면 대상의 범위, 명단을 전달받아야 정치인 포함 여부에 대한 입장을 확정해 발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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