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대열 황금손 회장 "해죽순 섞은 쌀로 中 식탁 접수"

재고米에 해죽순 넣어 부가가치↑
中서 러브콜…1,000톤 수출 계약
애경과 손잡고 국내 유통망 개척
입소문타고 美서도 문의 잇따라

  • 강광우 기자
  • 2016-07-13 11:14:02
  • 기업


사업의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붕어빵 장사부터 프랜차이즈 사업, 서울시 의원까지 독특한 경력을 가진 배대열(사진) 황금손 회장은 2010년 미얀마에서 조개 채취 사업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미얀마 밀림지대에 조개는 지천으로 깔려 있었지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냉동이 불가능했고 교통 여건이 좋지 않아 결국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 좌절감에 빠져 있던 배 회장은 우연히 미얀마 원주민들의 치료 과정을 보면서 무릎을 탁 쳤다. 의료 시설이나 의약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그곳에서 한 원주민이 잇몸에 염증이 생겼는데 죽순같이 생긴 식물을 먹고 2~3일 내로 말끔하게 나았던 장면을 목격했던 것이다. 그 식물 이름은 ‘니파팜’이었다.

배 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당시 미얀마 원주민을 통해 니파팜을 알게 됐고 한국에 가져와 충남대학교에 성분 분석을 맡겨보니 6년근 홍삼보다 항산화성분인 폴리페놀이 75배, 마늘보다 225배, 블루베리보다 40배나 넘게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좌절하던 순간에 찾아 온 기회를 잡고 6년간 제품화를 위해 공을 들여 결국 니파팜과 쌀을 섞은 해죽순 쌀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니파팜은 미얀마 등 열대지방의 바닷가 갯벌에서 자생하는 일종의 야자수로 배 회장이 니파팜이란 학술명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해죽순이라고 작명했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성과로 만들어 내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이전 사업에서 특허 문제로 속앓이를 했던 경험이 있는 배 회장은 각종 실험을 통해 해죽순의 성분을 분석하고 쌀에 응용해 특허를 받았다. 미얀마 정부에 해죽순 채취권을 획득하고 현지인 2,000여명을 고용해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는 데 6년이 걸렸다. 배 회장은 “요즘에 횟집에 가면 회 밑에 까는 천사채를 처음으로 들여와 유통을 했었는데 특허 문제로 기술을 배껴 간 사람만 승승장구하는 것을 경험하고 이번 사업은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항상 먹는 게 밥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폴리페놀을 섭취할 수 있도록 쌀에 접목했다”고 말했다.

배 회장이 쌀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또 있다. 우리나라의 쌀 소비량이 줄면서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데 묵힌 쌀에 해죽순을 더하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죽순 쌀의 상품화를 밀어 부쳤다. 배 회장은 “우수한 품질을 가진 국내산 쌀과 해죽순을 95대 5의 비율로 혼합하면 일반미에 비해 폴리페놀 뿐만 아니라 칼슘, 인 등 다양한 영양소가 상당히 증가한다”며 “새로운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국내 양곡 창고에 쌓인 재고 쌀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죽순 쌀은 중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황금손은 지난 달 중국 길림성호역수농업과기개발유한공사 측과 올해 말까지 80억원 규모인 해죽순 쌀 1000톤을 수출하기로 했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수출해 중국 중산층 고객에게 선보인 뒤 내년부터는 그 물량은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애경과 손 잡고 국내 유통망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배 회장은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해죽순 쌀을 대량 수입하겠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해죽순을 활용해 쌀 뿐만 아니라 술과 면류,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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