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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영화 '라이언']25년만에 가족·고향 찾은 고아…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감동실화

허구는 리얼리티를 이기지 못한다. 리얼리티에 기반하지 않는 허구가 만들어낸 감동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영화 ‘라이언’이 호주로 5살 때 입양된 인도 고아 사루가 25년 만에 가족을 만나는 실화를 바탕으로 ‘고아의 고향 찾기’라는 공식을 그대로 따랐음에도 뻔하지 않은 감동을 선사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5살의 사루(써니 파와르)는 일을 나가는 ‘아빠같은’ 형을 배웅하기 위해 기차역에 따라 나간다. 형을 기다리다가 기차에서 잠이 들었다 깨어난 사루는 낯선 곳에 있음을 알게 되고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 고아 인신매매업자들을 만나기도 하고, 진심으로 돕기를 원하는 이들도 만나지만, 사루는 결국 인도에서 7,600Km 떨어진 호주로 입양된다. 호주인 엄마(니콜 키드먼)와 아빠(데이비드 웬햄) 덕에 사루는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고아 출신이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형과는 여느 형제처럼 싸우기도 하고 같은 고아로서 연민을 느끼기도 하며 성장한다.

서른 살이 된 사루(데브 파텔)는 집을 떠나 멜버른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고 그곳에서 인도 출신 친구들을 만난다. 멜버른에서 사루는 몇 조각 되지 않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어렴풋하게 기억나는 마을 이름, 자신이 입양될 당시 방갈어는 하지 못하고 힌디어만 할 줄 알았다는 사실, 기차역 근처에 커다란 물탱크가 있었던 것들을 떠올리면서 가족 찾기에 나선다. 구글 어스를 통해 길을 잃었던 당시 열차 속도를 알아내고, 그 속도에 기차에 있던 시간을 곱해서 수색 반경을 설정하기를 몇달, 사루는 기적적으로 자신이 살던 마을로 추정되는 곳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사루는 25년의 그리움인 가족을 만날 수 있을까?

사루에게 잊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 기폭제가 된 것 역시 인도 출신 친구 집에서 맛본 ‘젤라비’였다. 사루는 젤라비를 깨무는 순간 형과 헤어지던 장면이 떠올라 오열한다. 잠들기 전 사루는 일을 가는 형에게 같이 가겠다고 졸랐지만 형은 “잠시 기다리고 있으면, 돈을 벌어서 네가 좋아는 젤라비 사줄게”라는 말을 남긴 채 일을 떠났다.

영화는 고아들이 즐비한 인도의 풍경은 지저분한 대신 쓸쓸한 영상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감정을 표현했다. 그런데 영화 제목이 왜 ‘라이언’일까. 해답은 영화 마지막에 나온다. 그리고 그 답은 사루가 살아낸 삶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한편 어린 사루 역의 써니 파와르는 무려 4,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했다. 파와르의 눈망울이 캐스팅의 이유였다고 한다. 가스 데이비스 감독이 그를 본 순간 “내가 찾던 아이”라며 단번에 캐스팅 결정을 내렸다는 데 관객들도 완벽하게 공감할 것이다. 2007년 영국의 인기 드라마 ‘스킨스’로 데뷔한 이후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에서 주인공 자말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데브 파텔도 서른 살의 사루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다. 2월1일 개봉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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