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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납고를 열어라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야심 찬 자율주행 신생기업 오로라를 소개한다. 베일에 싸여 있던 이 회사는 뛰어난 이력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무기로 업계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완전 주행 콘셉트 카 세드릭.





당신은 세상을 구하고 싶은 전문가인가? 그렇다. 한계를 뛰어 넘고 싶어하는 기술자인가? 물론이다. 면접을 볼 만한 분명한 직업이 없어도 스스로를 슈퍼 스타라고 칭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다.

하지만 얼간이들은 안 된다.

스털링 앤더슨 Sterling Anderson과 드루 배그넬 Drew Bagnell, 크리스 엄슨 Chris Urmson은 오로라 이노베이션 Aurora Innovation의 공동 창업자다. 오로라는 최근까지 피츠버그와 샌프란시스코, 팰로 앨토에서 비밀리에 운영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기술 스타트업이다. 이 업체는 자율주행차를 전 세계로 빠르고 안전하게 전파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누가 대중 운전자에게 자율 주행 기술을 전파할 지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들의 목표만큼이나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엄슨은 “맡은 일을 최고로 잘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우리에겐 중요하다”며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건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열한 자율주행차 상용화 경쟁에 뛰어든 소규모 기업 입장에선, 오로라가 강조하는 ‘소프트 스킬 soft skills’ *역주: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잘하고, 팀워크를 이뤄 일할 수 있는 대인관계 능력 이 비용이 드는 방해 요소라고 생각할 수 있다. 거기에 걸린 이해 관계가 크기 때문이다: 향후 자율주행차는 ‘승객 경제(passenger economy)’ *역주: 운전자들의 유휴 시간을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의 발전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Strategy Analytics가 진행한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승객 경제 규모는 2035년엔 8,000억 달러, 2050년엔 7조 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오로라는 좀 더 까다롭게 굴만도 하다. 세 명의 공동창업자가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앤더슨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Autopilot 프로그램을 총괄했고, 배그넬은 우버의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스 센터 Advanced Technologies Center에서 자율 및 인식 기술팀을 이끌었고, 엄슨은 구글의 자율주행 프로젝트 대표를 역임했다(현재 해당 프로젝트는 웨이모 Waymo라는 이름 하에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

오로라는 자율 주행 자동차를 양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풀스택 full stack’ *역주: 프런트엔드와 벡엔드 등 모든 전후방 기술을 포함하는 IT용어 을 갖추고자 한다. 이 회사는 센서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개발하기 위해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로라는 자율주행 시스템 레벨 5를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현재 레벨 4에 집중하고 있다(레벨은 자율 엔지니어링 협회인 SAE인터내셔널 SAE International에 의해 지정된다. 레벨 4는 특정 조건 하에서 모든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단계이고, 레벨 5는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구현되는 단계이다). 엄슨은 “모두들 문제의 복잡성을 너무나 쉽게 간과한다”며 “많은 기업들이 모두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우리는 함정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그 해결책이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 문제를 제대로 바로 잡기 위해 회사 시스템을 계속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 명의 오로라 공동 창업자 중 크리스 엄슨(왼쪽)과 스털링 앤더슨.



오로라는 자신들의 배경과 기술을 바탕으로 유수의 파트너를 유치해왔다. 지난 1월에는 폭스바겐 그룹 및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을 발표했다.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자동차 생산업체 중 두 곳이다. 오로라는 이번 협업을 통해 대중적인 완전 자율 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례로, 폭스바겐은 2021년부터 2~5개 도시에 상업용 전기 자율 주행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양사는 지난 몇 달간 공동 작업을 벌여왔다. 오로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폭스바겐의 새 브랜드 모이아Moia의 맞춤형 전기 셔틀에 도입하기 위해서다. 폭스바겐은 올해 오로라의 기술을 통해 2가지 시험용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나는 모이아 셔틀을 이용한 카풀링이고, 다른 하나는 전화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을 부를 수 있는 서비스다. 모두 미국과 독일에서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 시험들은 2016년부터 시작한 폭스바겐의 공격적인 자율 주행 전략의 최종 단계다. 이는 2017년 선보인 멋진 자율주행 콘셉트 차량 세드릭Sedric을 개선한 형태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혁명으로 향하는 길엔 장애물이 가득하다. 우선 추가적인 문제 없이 각 도시에 자율 주행차를 배치하기 위해선 물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치열해지는 경쟁도 문제다. 오로라의 비즈니스 모델은 웨이모, 우버, GM 소유 크루즈 오토메이션 CruiseAutomation, 아르고 AI, 그리고 앱티브Aptiv와 직접 경쟁해야 한다. 웨이모는 알파벳 Alphabet이 소유한 자율주행차 계열사다. 아르고 AI는 2017년 2월 포드가 10억 달러를 투자한 스타트업이다. 델파이 Delphi가 회사 분할을 통해 설립한 앱티브는 작년 10월 4억 5,000만 달러를 들여 스타트업 누토노미NuTonomy를 인수했다. 하지만 오로라 창립자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앤더슨은 “우리가 수 년동안 노력해온 목표를 실천하고 있는 것뿐”이라며 “수많은 이들이 자율 주행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해도 우리는 개의치 않는다. 괜찮다. 인명을 구하고 삶의 수준을 개선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내 말이 장황하고 진부하게 들릴지 몰라도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한발 더 나아가 오로라가 그 일을 잘 해낸다면, 승객들은 엔진룸 내부에 자율 주행 기술이 탑재돼 있다는 사실을 망각할 것이다. 엄슨도 “제대로 작동한다면 당신은 자율 주행 기술을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로라의 다음 정차역은 바로 미래다.


제목: AI 의 발전이 인간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표현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대사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KIRSTEN KORO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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