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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진단] 벤처 "돈 홍수인데 투자 못받아 문닫을판"

■[집중진단-넘치는 돈 어떻게]-<하>자금 선순환 해법은

시중 부동자금 1,100조 넘어도

3년미만 초기 창업에 지원 쏠림

돈 필요한 성장단계 '돈맥경화'





경기도 용인 소재 바이오 기업 A사는 창업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벤처기업이지만 최종 목표인 신약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난관은 개발 단계마다 필요한 자금 문제다. A사 재무담당 임원은 “신약에 들어갈 후보물질을 찾아내 동물실험과 임상 1단계까지 완료했다”며 “임상 2단계로 진입한 후 3단계로 가려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데 이 단계에서 자금난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투자금을 모아 겨우 버티고 있지만 주변 벤처기업 중에서는 문을 닫은 곳이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중에 부동자금은 넘쳐나지만 혁신성장을 이끌어갈 벤처 업계에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창업 후 3~7년에 닥치는 ‘데스밸리’에 있거나 데스밸리를 뛰어넘어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한 스케일업 기업들이 제때 자금 공급을 받지 못해 사업을 접거나 폐업을 고민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벤처투자시장에서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부 자금이 초기 창업에 쏠리면서 시중 유동자금도 덩달아 갈 길을 잃은 데 따른 것이다.

3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집행된 전체 벤처투자에서 창업 후 7년을 초과한 후기 기업의 투자비중은 24.8%로 3년 이내 창업기업의 투자비중(42.6%)에 크게 못 미친다. 창업 중기(3~7년)에 대한 투자비중은 32.6%로 후기 기업보다 높다. 애초에 정책 방향이 창업 초기 기업에 맞춰져 있다 보니 매년 2조~3조원의 벤처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시중에 1,100조원이 넘는 자금이 떠돌아도 기업들의 자금난은 해소되지 않는 것이다.



벤처기업들이 가장 큰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은 자금 수요가 몰리는 후기 단계에서 정부의 지원이 뚝 끊기는 것이다. 최근 취업난 등으로 청년창업을 권장하면서 창업 초기 단계에 투자가 집중되는 반면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한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오히려 자금줄이 막히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벤처캐피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태펀드 등 정부가 운용하는 펀드가 5년차 이하 스타트업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VC들도 창업 초기 기업만 투자 리스트에 올릴 수밖에 없다”며 “5년 차 이상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민간펀드로만 조성해야 하는데 (정부의 투자 지원 등 안전판 없이) 과감하게 투자에 나설 VC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혁신성장을 추진하겠다며 성장지원펀드를 당초 계획(2조3,500억원)보다 30% 늘어난 3조700억원 규모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벤처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려면 정책설계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민우·이수민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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