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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직업은 SW 하는 사람과 안하는 사람으로 구분될 것"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스펙 부족하고 흙수저여도 SW기술 있으면 성공 보장

20년뒤 직업 80% 사라져...SW로 창업·취업 열어야

이과·문과 가리지 말고 4차 산업혁명시대 준비하길

“미래의 직업은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거나 융합하는 사람과 이것저것 하는 사람으로 나뉠 것입니다. 앞으로 20년 뒤에는 지금 직업의 80%가 없어질 텐데 SW를 하면 취업이든 창업이든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조현정 비트컴퓨터(61·사진) 회장(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서울경제신문이 오는 19일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을 기념해 서울 광진구 세종대 대공연장에서 12일 개최한 ‘대학생을 위한 CEO 특강’에서 성공(출세와 부자)의 조건과 관련, “과거에는 양반 대 평민이라는 혈통, 지금은 금수저 대 흙수저라는 부모의 돈이 좌우하고 있지만 미래는 SW 기술이 가장 큰 성공방정식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SW에 의한, SW를 위한, SW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될 것이니 전공·비전공 가리지 말고 SW를 하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중학교 때 기술을 배우고, 고교 때 ‘투잡’을 뛰었으며 인하대 전자공학과 3학년이던 지난 1983년 창업, 병원 SW를 개발해 현재 인공지능(AI) 통합의료정보시스템과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벤처생태계 육성과 후진 양성에도 힘을 기울여 지난 29년간 비트교육센터를 통해 9,000명 가까이 SW 인력을 배출했고 조현정재단을 통해 고교생 중 전국 모의고사 2% 이내이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대학 장학금(1,2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12일 세종대학교에서 개최한 ‘대학생을 위한 CEO 특강’에서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이 전공을 가리지 않고 소프트웨어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저는 흙수저보다 못한 맨손으로 시작했어요. 인하대를 나와 1등보다는 전공인 SW에서 최고가 돼 SW 창업 1호 타이틀을 얻자고 결심했지요. SW가 산업으로 분류도 안 되던 시절인데 SW 프로그램을 짜는 프로젝트를 계속했습니다. 시간통제에 강박관념이 있을 정도로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었지요. 창업할 때도 오피스텔에서 하면 하루 12시간만 일할 수 있어 비싸지만 호텔 객실에서 17시간을 일했습니다.”

조 회장은 “처음에 친구 이모부의 병원 전산화 SW를 독학해 개발해줬는데 실력을 인정받아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고객이 생겨 대학 4학년 때인 1984년 1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회고했다. 오늘날 기준으로는 대학생이 한 해 24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그는 “제가 남들과 같이 안 살려고 했던 게 오늘의 성과를 올리게 됐다”며 “주변에 은퇴해 할 일이 없는 친구도 많은데 저는 할 일이 너무 많다”며 미래를 보고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사회 곳곳에 혼돈의 쓰나미가 밀려오고 지금의 직업 중 80%는 30년 전에는 없었던 것”이라며 “그런데 여전히 청년들이 예전과 같이 성적이라든지 스펙 준비에만 몰두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성적보다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스펙을 쌓더라도 발상이 다른 차원의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는 책을 패러디해 ‘하마터면 남들처럼 살 뻔했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수도권 대학의 졸업생은 A학점이 38.6%나 된다는 통계를 봤는데 비트컴퓨터는 스펙으로 채용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며 “스펙은 보통이라도 SW 라든지 자신만의 스킬이 있으면 취업도 잘되고 창업도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청년의 미래는 창조·창직·창업에서 보장되고 SW가 가장 훌륭한 무기가 되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국 옥스퍼드대의 칼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가 2013년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쯤 없어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 2위가 회계사였는데 여전히 경영학과 등 문과 출신은 그쪽을 꿈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라질 확률이 높은 직업의 특징은 SW를 잘하면 사라진다는 점”이라며 2009년 스마트폰이 나온 뒤 음악·비디오·사진·게임·내비게이션·동영상사이트·소셜미디어 등 산업과 직업의 변화를 예로 들었다. 실제 음악 애플리케이션이 나오자 워크맨 설계, 제조, 유통, 수리, 테이프 공장과 콘텐츠 제작, 유통에 몸담았던 수십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계 10대 시가총액 기업 중 SW 회사가 1999년 2개, 2009년 4개, 현재는 7개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SW 업종이 ‘Difficult(어려운), Dirty(더러운), Dangerous(위험한), Dreamless(꿈 없는)’라고 해 4D업종으로 매도되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기회가 굉장히 많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학원을 나와도 코딩을 잘 못하니 회사 성장에 애로가 있고 대우가 나빠지니 의욕도 없고 하던 그런 악순환의 고리가 선순환으로 바뀌고 있다”며 “기업들이 SW 인력을 구하지 못해 난리라 자연스레 SW 쪽의 대우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초중고 수업량과 과목을 비교하며 이미 중국에 4차 산업혁명에서 뒤진 분야가 많은데 고급 SW 인력을 많이 키우는 게 해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학생에게는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졸업 전 프로젝트를 몇 가지 정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것을 권고했다.

조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모든 산업과 서비스의 SW 융합이다. 경상·인문학도도 수준에 맞는 SW 교육을 통해 통섭형 인재가 돼야 한다”며 “SW 융복합 시대에 대비하지 못하면 개인도 기회를 잃고, 국가도 차세대 산업기반이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광본 선임기자·진동영기자 kbgo@seda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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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용문고 졸업△1985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 △2004년 인하대 대학원 명예 공학박사 △1983년 비트컴퓨터 사장(창업자) △1999~2014년 인하대 겸임교수 △2003년~ 이화여대 겸임교수 △2005년~현재 비트컴퓨터 회장 △2005~2007년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 △2011~2016년 한국공학한림원 이사 △2013년~현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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