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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서현 “‘시간’ 끝나고 앓아누워…나를 강하게 만들어 준 작품”

/사진=한신엔터테인먼트




“설지현은 감정 소모가 너무 많은 캐릭터여서 힘들었다. 작품이 끝나고 일주일 정도는 아파서 누워있었다.”

‘시간’의 설지현처럼 기구한 삶을 사는 여자가 또 있을까. 하루아침에 엄마와 동생을 잃고 믿었던 남자친구는 자신을 배신했다. 운명처럼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지만 죽음을 앞둔 시한부였다. 늘 춥고 어둡기만 했던 설지현의 삶에 서현은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를 나온 서현은 홀로서기 후 첫 행보로 MBC 수목드라마 ‘시간’을 택했다. 대중에게는 아직 배우 서현보다 소녀시대 서현으로 익숙한 그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장르와 캐릭터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나와 잘 어울릴 것 같은 역할만 하기 보다는, 그렇지 않은 역할을 했을 때 더 충격적으로 다가갈 것 같았다. 전 작품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감독님의 입봉작이고, 나를 선택해주셨기 때문에 보답을 해드리고 싶었다. 또 유한한 시간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시간’의 메시지가 좋았다.”

극중 설지현은 활짝 웃는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 인물이다. 긍정적인 성격과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서현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을 곁에서 떠나보내는 아픈 경험 역시 서현에게는 없었다. 연기는 고사하고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매 작품 마다 부담감은 있다. 작품 속 인물의 삶을 표현해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인물에게 주어진 삶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이라서 내가 이 인물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진=한신엔터테인먼트


때문에 ‘시간’을 촬영하는 동안은 다른 모든 일을 차치하고 작품 하나에만 몰두했다. 부모님, 친구들과도 거리를 두며 카메라 앞에서나 뒤에서나 설치현처럼 생활하려 노력했다.

“이전에는 작품과 소녀시대 활동을 병행했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집중한다고 해도 작품에서 100%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 이번에는 작품 외에 아무것도 안 했다. 일상생활까지 작품에 맞췄다. 특히 ‘시간’은 시놉시스를 보는 순간 어렵겠다고 생각했고 보통 노력으로는 안 되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부모님과도 잠깐 떨어져 살았다. 사람들도 거의 안 만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이전에는 신이 끝나면 빨리 감정을 털어내고 서현으로 돌아오려 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계속 감정을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내 자신과 설지현의 경계가 따로 없었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설지현이 느끼는 우울함과 무력감이 서현의 삶에도 스며들었다. 체력보다도 정신적, 감정적인 부분에서의 소모가 상당한 작품이었다. 오죽하면 친구들로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다고.

“작품을 하면서 진짜 설지현이 된 기분이었다. 친구들을 만나도 ‘예전 모습 같지 않다. 무슨 일 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는 못 느꼈는데 그 정도로 우울해 보였다더라. 계속 드라마 생각을 하다 보니까 웃고 있어도 생각은 다른 쪽으로 가 있었다. 촬영이 끝나고도 감정이 계속 남아 있다 보니 눈물도 많이 나고 인간 서주현으로서의 멘탈도 힘들어졌다.”

/사진=한신엔터테인먼트


작품 외적으로도 힘든 상황의 연속이었다. 시작 전부터 태도 논란에 휩싸였던 김정현이 결국 중도 하차하면서 주연으로서 서현이 책임져야 할 부분 역시 커졌다. 진실을 밝히고 스토리를 매듭짓는 가장 중요한 후반부를 홀로 이끌어가게 된 서현은 작품이 끝나고 나서야 당시 느꼈던 부담감을 토로했다.

“(김정현의 하차 후) 책임감이 더 커졌다. 여기서 잘못하면 작품 자체를 망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조건 잘해야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사실 겁났다. 하지만 내가 노력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좋은 경험을 했다. 시나리오가 바뀌면서 멜로가 없어진 건 아쉽긴 했다.”

이제 막 주연 배우로 발돋움 한 서현에게 ‘시간’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흔히 말하는 ‘흥행 드라마’가 되지는 못했지만, 배우로서 훌륭한 거름이 쌓였다. 지난 2개월, 다사다난했던 ‘시간’들 돌이켜보며 서현은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역할 자체의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주연을 하면서 ‘내가 주연 배우로서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시간’이라는 작품은 나를 강하게 만들어 줬다.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끝까지 봐 주신 시청자 분들께 감사하다. 시청자들에게도 그 시간들이 의미 있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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