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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최악 적자인데 脫원전만 추종…차라리 상장폐지 하라"

[한전 소액주주들의 울분]
소액주주들 7년만에 다시 뭉쳐
"주식회사 맞나…주주 안중에 없어"
전기료 누진제 완화 철회 주장
경영진 상대 민·형사 소송 예고도

  • 박형윤 기자
  • 2019-05-20 17:24:40
  • 정책·세금
'한전 최악 적자인데 脫원전만 추종…차라리 상장폐지 하라'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전력 강남지사 앞에서 한전소액주주행동 회원들이 탈원전에 따른 주가하락에 대한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권욱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주식회사 맞나?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주주는 안중에도 없고 회사의 이익은 저버리고 정부의 탈원전만 추종하고 있다. 차라리 상장폐지하라.”

20일 서울 한국전력공사 강남지사 앞에는 10여명의 한전 소액주주들이 모여 탈원전에 따른 경영악화와 주가급락에 대해 울분을 토해냈다. 한전 경영진을 향해서는 민형사 소송을 예고했다. 한전 경영진을 상대로 소액주주가 배임을 주장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들은 한전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해 적자전환에 이어 올해 1·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음에도 주주들에 대한 보상책 하나 없이 정부에 끌려가고만 있다고 성토했다.

실제 한전은 지난해 6년 만에 적자로 전환되면서 배당을 하지 못했다. 주가는 3년 전 6만3,600원대로 최고점을 찍은 뒤 문재인 대통령 취임날인 2017년 5월10일 4만3,150원, 취임 약 2년 뒤인 이날 2만5,400원으로 폭락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전은 오는 2022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전의 올해 영업이익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전 최악 적자인데 脫원전만 추종…차라리 상장폐지 하라'

'한전 최악 적자인데 脫원전만 추종…차라리 상장폐지 하라'

장병천 한전소액주주행동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에서 12조원의 이익을 내던 한전이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1조원의 눈덩이 적자를 기록했다”며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탈원전인데 정부가 요리조리 핑계를 대며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럼에도 한전은 5,000억원을 들여 전라남도 나주에 한전공대를 설립하겠다고 한다”며 “평창올림픽 때도 한전은 적자를 기록하는 와중에 800억원을 지원했다. 이익이 나면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주주로서 용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민연금의 ‘이중성’도 문제 삼았다. 한전은 주식회사로서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지만 탈원전 정책에 동조해 손실은 낸 것은 배임이고 이를 공정위와 국민연금이 문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행사에 참석한 한 주주는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해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을 물러나게 했듯 한전 경영진에도 배임을 물어 그렇게 해야 한다”며 “공정위도 한전의 배임죄에 대해 왜 한마디도 하지 못하느냐”고 꼬집었다. 국민연금은 한전의 3대 주주로 약 7.23%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한전의 손실은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의 손실로도 이어지는데 왜 국민연금과 공정위는 손을 놓고 있느냐는 뜻이다.

이들은 결국 전기요금 인상을 강조하며 올해도 예정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에 대한 완화 역시 철회를 주장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한전이 천문학적인 적자를 내고 있는데 정부는 2022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현 정권에서 민감한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다음으로 넘기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가 미만으로 책정되는 전기요금 탓에 국민이 감당해야 하는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한전이 적자를 만회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민관 태스크포스(TF)가 여름철 누진 1·2단계의 사용량 기준을 높여 해당 구간에서 전기요금을 할인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에 대해서도 폐지를 요구했다. 지난해 여름철 한시적 요금 인하로 발생한 한전의 부담액은 3,600억원에 달했다.

다소 앞서나간 주장이지만 외국인 주주의 소송과 세계무역기구(WTO)의 불공정 무역행위 판결 가능성도 언급했다. 외국인 주주의 한전 소송 가능성은 탈원전 정책 실시 이후부터 흘러나온 바 있다. 탈원전 정책과 누진제 완화 등 경영실적과 관련 없는 정부의 정책으로 외국 주주들이 배임 혐의로 경영진을 고소하거나 주식 매도를 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한전은 나스닥에 상장돼 있어 외국인 지분율이 30%에 육박한다. 구호를 외치다 인터뷰에 응한 한 주주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억제에 대해 WTO가 불공정 무역행위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WTO에도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행동의 규모는 현재까지 80여명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소액주주 회원은 70~80명으로 구성돼 있고 앞으로 더 모을 것”이라며 “한전 강남지사와 경영진의 집무실이 있는 한전아트센터에서 집회를 계속해서 열겠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김우보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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