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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부지 상업개발 어려워"…땅값인하 속내 드러낸 종로구

11일 공공숲 조성 토론회 개최

"용적률·고도제한 등 제약 많아"

소나무숲·주차장 조성 구상 내놔

11일 서울 종로구 트윈트리타워에서 열린 송현 숲, 문화공원 조성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토론자인 김동언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팀장, 유영초 풀빛문화연대대표, 황평우 한국문화유산 정책연구소소장, 좌장인 김원 건축환경연구소 광장대표, 토론자인 조세환 한양대 명예교수, 임희지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지섭 조선일보 사회부 차장./성형주기자




서울 종로구가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를 ‘공공 숲’으로 만들기 위한 군불 때기에 돌입했다. 종로구는 용적률과 저층 고도 제한으로 묶인 이 땅을 호가 5,000억 원에 매입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가격 인하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11일 종로구 트윈트리타워에서 열린 ‘송현 숲·문화공원 조성 토론회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송현동 부지는 사실상 개발이 불가한 땅”이라며 “부동산 가격은 시세와 상황에 맞게 오르고 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현동 땅의 감정가가 너무 높아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송현동 부지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주택 이외에는 상업시설이 들어올 수 없으며 용적률은 100~200%에 16m의 고도제한까지 있다. 그럼에도 호가 5,000억 원을 그대로 부담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한진이 이 땅을 개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구입한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법원도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의 상업 개발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한 채로 사들였다고 명시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2009년 송현동 부지에 7성급 관광호텔 건립을 추진하며 서울교육청에 계획을 제출했지만 교육청은 인근에 덕성여중과 풍문여고의 학습권이 침해된다며 이를 불허했고 결국 분쟁은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대법원은 지난 2012년 “대한항공이 부지를 매입하기 전부터 전통 있는 세 학교가 있었고 누구나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종로구는 송현동 부지를 공공숲으로 조성하고 지하에는 주차장 등 시민 편의시설을 구성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김 구청장은 ‘왜 숲·문화공원인가?’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호텔을 지어 몇몇만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돼야 하는가. 돈 안내고 이용할 수 있는 숲이 됐으면 좋겠다”며 “(종로구에는 숲이 없어) 한 여름 서초구 주택가와 평창동의 낮 온도가 4.7도나 차이난다. 서울과 대관령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송현동 땅 근처에는 북촌·서촌·삼청동 등 문화공간 뿐만 아니라 경복궁에서 창경궁으로 이어지는 고궁에 인접해 있어 공공숲이 한 가운데 조성되면 도심 속의 ‘센트럴파크’가 될 것이라고 김 구청장은 덧붙였다.

다만 호가가 내린다고 하더라도 1년 예산이 4,000억 원에 불과한 종로구가 이 땅을 단독 매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종로구는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국·시비를 함께 부담해 송현동 부지를 매입해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서울시부터 과다한 비용에 매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종로구가 지역구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정부에서 당장 돈이 없으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원래의 소나무 숲을 재현시킬 수 있으면 큰 보물이 될 것 같다”며 종로구에 힘을 실어줬다. 김 구청장도 이번 토론회의 의미를 “국비와 시비를 포함해서 송현동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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