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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장기투자자를 위한 전략적 주주환원정책

김창연 신영증권 자산운용부장

김창연 신영증권 자산운용부장




미국에서는 주주환원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S&P500 기업들의 주주환원 규모는 영업이익의 규모를 초과해 배당금을 주고 자사주를 매입하기 위해 빚을 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장기성장을 위한 투자 대신 단기성과에만 치중한다는 비판과 투자자에게 환원된 자본이 다시 투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규제보다는 시장 자율에 맡겨 놓아야 한다는 논리가 맞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미국과 아주 다르다. 한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다. 배당 여력이 충분하지만 매년 주당 배당금을 유지 내지는 늘려줘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배당 성향을 낮게 유지하거나, 넉넉한 현금보유에도 이익이 줄었다는 이유로 배당을 줄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주주환원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목적이라면 총수익(total return) 관점에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총수익이라 하면 자본이득(시세차익)과 배당수익의 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주가 상승으로 인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기업의 실적이 둔화하는 시기에는 주당순이익이 감소하며 주가는 약세를 보이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 주당순이익(EPS)을 방어하고 주당배당금(DPS)을 높여주는 것이 총수익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CEO로 활약하던 시기에 주주환원에 인색했다. 해당 시기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기였고 애플의 주식은 주가 상승으로 투자자에게 큰 수익을 안겨주었던 만큼 주주환원은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다. 최근 애플은 스마트폰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게 됨에 따라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실적 둔화를 겪고 있다. 부진한 실적에도 주가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데는 7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과 배당확대가 한몫했다고 생각된다.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주주가치를 증대하는 근본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장기투자자에게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이 큰 의미가 없다. 다만, 경영진이 이익의 주주환원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면 주주 친화적인 모습과 비즈니스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줌으로써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얻어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메모리반도체, 화학·정유, 조선 등과 같은 한국의 주력 산업은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증시는 저평가되고 주식투자는 모멘텀에 기대어 단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전략적인 주주환원은 한국 증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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