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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투자매력 '뚝'…'그린필드형 外投' 씨 마른다

한국 법인투자 61% 급감…FDI도 1년새 45% 감소

제조업 57%나 줄어…최저임금 인상 등도 악영향

올해 상반기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반 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최근 한국만 콕 짚어 수출규제에 나서고 있는 일본의 한국 투자액은 51.2%(도착 기준) 급감했다. 생산시설이나 법인을 직접 설립해 투자하는 그린필드형 투자는 61.3%나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상반기 FDI 신고 기준 금액이 98억7,000만달러(약 11조6,000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3%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실제 투자 금액을 집행한 도착 기준으로는 56억1,000만달러로 45.2% 줄었다.

국가별로는 일본의 대(對)한국 투자가 신고 기준으로 5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38.5% 감소했다. 도착 기준으로는 51.2% 감소한 3억3,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정부는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이 국내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수출규제 조치를 앞두고 투자 규모를 선제적으로 줄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고 기준으로 미국은 대한국 투자를 3.1% 늘렸다. 유럽연합(EU)과 중국의 대한국 투자는 각각 신고 기준 41.5%, 86.3% 감소했다.







지난해 FDI 투자는 269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4년 연속 2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1·4분기 FDI 신고액이 35.7% 급감하기 시작했고 2·4분기에는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 유치가 부진한 것과 관련해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의 일회성 36억달러 투자 등에 따른 기저효과와 글로벌 FDI의 전반적인 하락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과 한미 기준금리 역전, 경직된 노동정책 등이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올 상반기 FDI 현황을 투자 유형별로 보면 그린필드형 투자는 신고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9% 감소한 7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도착 기준으로는 61.3% 줄어든 30억6,000만달러로 감소폭이 더욱 컸다. 인수합병(M&A) 투자의 경우 신고 기준 4.3% 감소한 28억달러, 도착 기준 9.4% 증가한 2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제조업의 경우 신고 기준으로는 57.2% 감소한 30억9,000만달러를, 도착 기준으로는 75% 줄어든 13억3,000만달러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운송용 기계(-86.4%), 전기·전자(-79.2%), 비금속 광물제품(-72.5%) 등이 큰 폭으로 줄었다. 기계장비·의료정밀(61.7%), 화공(198.2%) 분야는 증가했다. 서비스업도 신고 기준 19.7% 감소한 67억2,000만달러, 도착 기준 28.4% 줄어든 3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은 “올 상반기 FDI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평균 실적치(신고 기준 84억5,000만달러)를 상회한 수준으로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며 “올 상반기는 특히 첨단 기술과 신산업 분야, 한류 프리미엄과 연계된 문화상품, 정보기술(IT)과 관련된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 관련 투자가 굉장히 활발했다”고 평가했다. 산업부는 이러한 추세를 바탕으로 올해 전체적으로 200억달러 이상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5년 연속 기록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반면 전문가들은 “외국 기업 입장에서 한국으로 투자하는 메리트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 밑으로 보는 기관이 나오는 등 외국인투자가 입장에서 투자 가치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장의 경직성, 한미 금리 역전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도 국내보다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4분기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9% 급증한 141억1,000만달러(송금 기준)를 기록했다. 1981년 분기별 통계가 작성된 이래 사상 최대 금액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에 그린필드형 투자를 줄이고 한국 기업도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는 두 가지 상황은 국내 기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가 강조되면서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FDI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공개한 ‘글로벌 투자보고서 2019’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FDI 순유입 규모는 1조2,970억달러로 전년 대비 13.4%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국가별로 상황은 다르다. 미국(-18%) 등은 부진했지만 싱가포르(23%), 영국(20%), 중국(3%), 홍콩(1%) 등은 증가했다. 산업부는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하반기 해외 투자설명회(IR)를 다양하게 개최하고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 등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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