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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취업 상담 한달새 ¼로 확 줄었어요"

한일관계 악화로 취업 컨설팅 급감...올 취업 절반 안될듯

해외취업 3명중 1명이 日...취준생 사태 장기화될까 걱정

대구의 영진전문대는 매년 100명이 넘는 졸업생이 일본의 정보기술(IT)업체나 제조업체에 취업한다. 다수의 일본인 교수를 채용하고 맞춤형 교육을 시행하기 때문에 일본 기업에서도 큰 만족감을 표한다. 올해도 250여명의 학생이 일본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한일관계가 악화하면서 고민이 커졌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40~50개 일본 기업과 꾸준히 연계를 맺으면서 취업 정보를 교환하고 매주 1~2곳의 일본 기업이 방문해 취업 희망자들과 상담하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별 영향을 체감하지 못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아무래도 일본 기업의 취업문이 좁아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대학가와 취업컨설팅 업계에 따르면 국내 취업준비생들은 최근 한일관계 경색으로 일본으로의 취업 길이 막힐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경제호황에 힘입어 IT 업종을 중심으로 한국 인력 채용에 적극적이었던 일본 기업이 채용문을 닫아버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취업시장의 분위기는 당장 컨설팅 부문에서 나타난다. 일본 취업전문 컨설팅업체의 한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한일관계가 악화한 7월 이후 월평균 상담 건수가 전월 대비 4분의1 정도로 줄었다”면서 “매년 30~40명의 수강생이 일본 기업으로 취업했는데 현 상황이 지속하면 올해 일본 취업자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기업이 소극적으로 채용에 나설 것을 우려해 아예 취업 시장에 나서지 않는 취업준비생들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이 본격화하고 한국 정부가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해외취업박람회를 취소·축소하기로 하면서 일본 취업 시장은 더욱 급랭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다음달 서울과 부산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일자리대전’에서 일본 기업의 참가를 축소하거나 제한하기로 했고,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한국 학생들이 곤란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원래 일본과 아세안 국가를 대상으로 해외취업박람회를 준비했는데 국민 정서를 고려해 보류한 것일 뿐 해외취업 알선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박람회가 아니라도 일본 취업지원 사업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부는 오는 11월께 미국·유럽·일본·아세안 등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글로벌 일자리대전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일본은 경제호황으로 지난 2010년대 들어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가 이어지면서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T 업종을 중심으로 한국의 고급인력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한국의 취업준비생들도 심각한 청년실업 속에 일본을 탈출구로 삼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고용부의 해외취업 지원을 통해 올 상반기 동안 2,210명이 일자리를 찾았다. 이 중 일본으로 취업한 사람은 584명으로 전체의 약 26.4%에 해당한다. 이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앞서 2017년과 지난해 고용부의 지원을 받아 일본에서 취업한 사람은 각각 1,427명과 1,828명으로 집계됐다. 해외 취업자 3명 중 1명은 일본에서 일자리를 얻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취업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의 실질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한일갈등이 장기화하면 일본 취업을 염두에 둔 청년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이 끼칠 것으로 우려한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국 인력에 대한 일본 기업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한다면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거시적인 대응도 잘해야 하지만 미시적으로는 취준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세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희조·박준호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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