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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러시아, 아프리카에 복귀하다

송금영 전 주탄자니아 대사





최근 러시아 정부는 10월23일부터 24일까지 소치에서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의 개최는 탈냉전에 접어든 후 30년 만에 러시아의 아프리카 복귀를 의미한다. 러시아의 복귀 배경에는 아프리카와 군사적·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 있다.

무엇보다도 러시아는 무기 수출에 관심이 많다. 러시아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무기 수출국이며 아프리카는 러시아의 최대 무기시장이다. 러시아는 2014~2018년 아프리카 무기시장의 38%를 점유해 1위를 차지했으며 2017년 아프리카 무기 수출액은 22억달러에 달했다.

러시아는 12억 인구의 아프리카에 대한 경제적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2006~2018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와 러시아 사이의 무역은 335%나 급증했으며 2017년 무역규모는 174억달러에 육박했다. 특히 러시아는 에너지 분야 진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러시아는 알제리·이집트·모잠비크에서 원유를 개발하며 나이지리아와 이집트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경제통합이 러시아에 매력적이다. 5월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가 22개국 비준을 거쳐 출범했다. AfCFTA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현재 역내무역이 17%에서 52%로 증가하며 GDP 3조4,000억달러의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대로 부상할 것이다.



최근 러시아의 성공적인 시리아 개입이 아프리카 진출에 추동력이 됐다. 2015년 미국의 반대에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러시아는 지난 4년간 시리아 반군을 격퇴하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유지함으로써 지중해와 중동에서 영향력은 물론,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했다. 이어서 시리아를 교두보로 아프리카 진출을 본격화했다.

한편 아프리카 국가들은 미국·중국 등 강대국들의 과도한 개입을 견제하고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의 진출을 환영하고 있다. 특히 서방의 무기 금수와 경제제재 조치를 받고 있는 아프리카 개도국들은 러시아와 적극적인 협력을 희망한다. 러시아도 유엔에서 지지 확보를 위해 30%의 투표권을 보유하는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2018년 28개 아프리카 국가들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규탄하는 유엔 총회의 결의안 표결에 대해 러시아에 동조해 기권했다.

최근 러시아의 복귀로 아프리카에서 미국·유럽연합(EU)·중국·인도·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패권경쟁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심의 민주적인 국제질서가 퇴조하고 신냉전의 다자적인 국제질서로 개편되면서 아프리카가 강대국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최근 주요국들은 천연자원의 보고이자 세계의 마지막 미개척 시장인 아프리카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후발주자로 공세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러시아의 아프리카 진출 전략과 이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들과 주요국들의 반응을 봐가면서 외교 인프라 확충 등 아프리카 진출 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모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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