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藥한 뉴스] 유튜버로 돌아온 '안아키' 한의사...그의 정체는

지난 2015년~2017년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일명 ‘안아키’ 라는 카페를 운영하며 6만 명에 달하는 회원을 거느렸던 한의사 김효진씨가 유튜버로 돌아왔습니다. 아이에게 약을 먹이거나 백신을 맞히는 대신 민간요법으로 치료하거나 자연치유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김 씨의 주장입니다. 지난달 유튜브 계정 ‘김효진의 한방진료실’을 만든 뒤 벌써 23개의 영상을 등록했습니다. 구독자도 1, 100여명에 달하는 데요. 대구 모처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이나 피부발진, 겨울철 장염, 소아성장통 등 각종 질병에 대한 치료방법을 상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유튜버로 돌아온 ‘안아키’ 카페 운영자 김효진씨/사진제공=유튜브 화면 캡처




그런데 활동 시작과 동시에 곳곳에서 비난의 화살이 날라옵니다. 한 예로 김씨가 최근 혈액암에 대해 “스트레스나 과로, 속앓이와 같은 것들이 원인”이라고 한 것에 대해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무지의 소치”라고 까지 말하며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학회에 따르면 대표적인 혈액암인 백혈병의 경우 조혈모세포 이상으로 골수에서 정상 혈액을 만들지 못해서 생기는 병입니다. 생후 12개월이 되지도 않은 어린아이도 영아백혈병에 걸리고 태어날 때부터 백혈병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도 있는데 이런 아이에 대해서도 스트레스나 과로, 속앓이 등이 원인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반박의 요지입니다. 학회 측은 “백혈병 세포가 생성되지 못하게 하는 약물이 1년에 5~10개씩 개발되고 있다”면서 “아픈 아이들을 간병하면서 고통스러워 하는 부모 등에 혈액암에 대한 그릇된 판단을 하도록 해 적절한 치료를 방해할 수 있어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과거 운영됐던 ‘안아키’ 카페/사진제공=서울경제DB


안아키의 주장은 얼핏 들으면 약물 남용이나 과잉 진료를 막고 아이들이 자연적으로 면역력을 기를 수 있도록 키우는 방법처럼 들리긴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김 씨는 지난 5월 법원으로부터 비위생적 환경에서 제조한 활성탄, 품목 허가를 받지 않은 한방 소화제 등을 판매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0만원을 판결받은 인물입니다. 지난 2017년에는 대한한의사협회로부터 회원에 대한 가장 강한 징계인 회원 권리 징계도 받았습니다.

김 씨의 가르침에 따라 안아키 회원들은 약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가정 요법을 실천합니다. 아토피를 앓는 아이에게 햇빛을 쪼이고 소금물로 씻기도록 하거나 배탈, 설사 등에 숯가루를 먹이는 식입니다. 독소를 포함한 백신은 위험하다며 홍역이나 수두 등에 대해서 예방접종도 못하게 합니다.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주장인데도 불구하고 일부 부모들은 김 씨의 주장에 빠져들었습니다. 의료에 대한 불신도 있었고 주변에서 효과를 봤다는 증언 등이 영향을 미쳤죠.

과거 ‘안아키’ 카페에 올라왔던 회원들의 부작용 사례 사진들




그러다가 실제로 김 씨의 주장을 그대로 실천했다가 부작용을 호소하는 회원들이 생겨나면서 파장이 일었습니다. 실제 안아키 카페에는 아기 얼굴이 피딱지로 온통 덮여 있거나 온몸이 짓물러 빨개진 사진 등이 올라왔습니다. 이후 네티즌들이 아동학대라며 안아키 카페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한동안 잠잠한 듯했던 안아키 열풍이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김 씨의 유튜브 영상에는 그를 응원하는 댓글도 많습니다. “여전히 마녀사냥식 비난이 많지만 응원한다”거나 “김 씨와 같은 의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글입니다.



전문가들은 의학 지식 없이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강력경고합니다. 민간요법으로 아토피를 고치려다 더 심각한 상태가 된 사진 속의 아이들에서 볼 수 있듯 부모의 이런 태도가 오히려 아이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단 지적입니다. 아이들을 최대한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죠. 그러나 잘못된 정보에 혹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