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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악재에 외국인 매도 폭탄..이틀새 시총 48조 허공으로

美 '인권법' 통과로 무역협상 난항

MSCI 리밸런싱 겹쳐 불안감 고조

외국인 5,700억 매도..2,100선 붕괴

환율도 8원 급등 1,180원 눈앞

"주가 레벨 낮아 추격매도 자제를"

코스피가 전날보다 1.35% 내린 2,096.60에 거래를 마친 21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시세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성형주기자




외국인투자가의 거센 매도세에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이틀 새 48조원이나 증발했다. 가뜩이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리밸런싱으로 수급이 악화된 가운데 ‘홍콩발’ 악재가 미중 무역협상 리스크를 키우면서 증시를 억누르고 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는 5,73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전일 3,342억원에 이어 11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 5월 미중 무역협상 결렬 이후인 5월28일 외국인이 하루 만에 약 7,000억원을 순매도한 후 최대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72포인트(1.35%) 하락한 2,096.60에 거래를 마치며 이달 들어 처음으로 2,100선이 붕괴됐다.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원 오른 달러당 1,178원10전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179원까지 올라 1,180원선을 넘보기도 했다. 이처럼 이틀간 외국인이 증시에서 9,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국내 증시 시가총액도 47조원(코스피 38조원, 코스닥 9조원)이나 단기 급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외국인투자가의 매도 행태에 대해 5월 미중 무역협상 결렬 당시와 비슷하다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 김병언 NH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 간 스몰딜이 내년으로 미뤄지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외국인의 순매도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일 미국 상·하원이 높은 지지율로 ‘홍콩 인권법’을 통과시키며 미중 무역협상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주요국 증시는 지난 이틀간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잠재 리스크였던 홍콩시위가 홍콩 등 아시아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며 “만약 헥시트(HK+Exit) 현상이 현실화될 경우 아시아 내 유동성 위기 혹은 홍콩발 아시아 금융불안 리스크를 증폭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이틀간 국내 주식시장은 이달 초 MSCI 신흥국(EM) 지수의 리밸런싱과 맞물리면서 아시아 시장 내에서도 유독 큰 하락 폭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했다. 유독 대외변수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며 올해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내다 최근에서야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다시 침체기를 맞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1.7% 넘게 빠지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지만 일본과 중국 증시는 0.4%가량 하락하는 데 그치면서 대조를 보였다.

이는 신흥국 지수 내 중국 A주 비중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자금의 기계적 자금 유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유독 한국의 취약한 대외변수가 더해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서정훈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5월 미중 무역협상 결렬 당시에도 한국 증시가 특히 더 빠졌다”며 “대외의존도가 높은데다 금융시장의 개방도 역시 높은 수준이라 중국 등에 비해 한국 증시를 매도 포지션으로 하는 것이 이익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통제된 통화인 위안화에 비해 원화 리스크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의 연내 타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이르다고 조언한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및 탄핵 이슈가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 모두 제조업 지수가 꺾여 있는 상황인 만큼 합의가 어렵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며 “홍콩시위 역시 이번주가 클라이맥스로 보이는 만큼 관망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과 중국 모두 합의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시의 현 주가 레벨이 높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굳이 지금 추격 매도를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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