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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INSIDE]LG, 사모펀드 강자 'KKR 구애' 왜 거절했나

LG CNS와 경영철학 차이 부담

비슷한 가격 써낸 맥쿼리PE 낙점

LG CNS 부산데이터센터






지난 6일 LG(003550)그룹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LG CNS 소수지분(35%) 매각전에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맥쿼리PE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을 눌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예상 밖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LG가 LG CNS 매각을 추진한 지난해부터 1년 넘게 물밑 협상을 진행하면서 회사 매입에 공을 들여왔던 쪽은 맥쿼리PE가 아닌 KKR이었기 때문이다. LG 역시 이 때문에 본입찰을 연기해 가면서 최종 결정까지 장고를 거듭했다. 더구나 맥쿼리PE와 KKR이 1조원 안팎에서 비슷한 수준의 매입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LG가 KKR의 ‘구애’를 거절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번 딜에 관여한 IB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딜의 성패를 가른 주요 요인 중 하나로 ‘투자철학’의 차이가 거론되고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24일 “M&A 과정에서 누가 품고 누구 품에 안기는지 결정짓는 것은 아무래도 가격 요소이지만 LG CNS의 경우는 다른 요소, 즉 인수 후 경영철학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KKR은 지난해 LG 측에 LG CNS 경영권 매입을 최초 제안하면서 6,1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에 대한 일부 구조조정안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을 사들인 뒤 효율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최대화해 되팔아 차익을 내는 ‘바이아웃’ 전문 PEF의 성공 공식을 다시 한 번 적용하려 한 것이다.



반면 LG 측은 구조조정을 수반하는 KKR 측 제안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구본무 전 회장의 별세로 구광모 회장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매각전을 경영권 없는 소수지분 매각 및 공개입찰로 전환했다. IB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KKR은 경영권을 장악하는 바이아웃 딜을 워낙 좋아하는 하우스인데 LG가 KKR의 공격적 전략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애초부터 성사되기 힘들었던 딜로 봤다”고 설명했다.

반면 맥쿼리PE는 지난해 SK텔레콤과 손잡고 국내 1위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에 성공하는 등 국내 대기업 투자 문화를 상대적으로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을 다소 낮추는 한이 있더라도 리스크를 줄이기를 원하는 국내 대기업의 보수적 문화 투자문화에 맞춰 LG 측에 저(低) 리스크 투자 구조를 제안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G가 요구한 회사 성장 비전 제시에도 맥쿼리PE 측이 더 후한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맥쿼리그룹은 일명 ‘스마트 인프라’ 사업에 잇달아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면서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통신 인프라 분야의 강자로 부상했다. 영국 통신회사인 KCOM과 덴마크 통신업체 TDC 등이 모두 맥쿼리가 투자한 기업들이다. LG를 도와 글로벌 IT 기업으로 도약을 도울 최적의 파트너로 능력을 인정 받았다는 뜻이다. LG는 이르면 이달 말 이사회를 열어 지분 매각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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