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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빈손' 출국…더 어두워진 한반도 정세

北, 공개적 회동 제안에 묵묵부답

김정일 8주기 대외 메시지도 없어

中·러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제출

美, 즉각 거부...국제사회 공조 균열

ICBM 위협 속 비핵화 출구 못찾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에 만날 것을 공개 제안했지만 북한이 답하지 않은 가운데 17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육군 장병이 자욱한 안개 속으로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서울 한복판에서 북한을 향해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북한은 끝내 공개 접촉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결국 비건 대표는 17일 오후 사실상 ‘빈손’으로 한국을 떠났다. 북한이 ‘새로운 길’ 으름장을 놓으며 주장하고 있는 ‘연말’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북미 간 막판 반전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어 남북·북미는 물론 동북아 관계 전반이 더욱 어려운 형국에 놓이게 됐다.

지난 15일 오후 방한한 비건 대표 등 미국 협상팀은 2박3일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일본으로 떠났다. 비건 대표가 16일 오전 이례적인 공개 브리핑을 통해 북측 카운터파트에게 판문점 등에서 직접 만나자는 뜻을 밝혔지만 북측의 반응은 잠잠했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 메시지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에서 대북 비판 목소리가 나왔을 때 담화 등으로 즉각 반박하던 모습과는 달랐다.

방한 일정을 마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7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배웅을 받으며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지어 북한은 17일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8주기임에도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내부적으로 ‘특별한 날’인 만큼 별도의 대외 메시지가 외부에 공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사실만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도 별도로 노출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자력부흥·자력번영의 장엄한 새 시대를 펼쳐가시는 최고영도자 동지” 등의 표현을 통해 김 위원장의 자력갱생 노선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의 우방인 이들은 16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 요구 결의안 초안을 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초안에는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대상에서 면제하는 내용을 포함해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경로인 해산물·섬유 수출금지 해제,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시한 폐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8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김재룡(앞줄 왼쪽부터) 내각총리,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정은 위원장. /연합뉴스


물론 미국은 즉각 이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거부권을 가진 영국과 프랑스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북제재 해제에 강경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초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낮지만 제재를 지렛대 삼아 북한 비핵화 협상을 유도해온 국제사회 단일대오의 힘은 약화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처럼 북미 및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하고 국제사회에서도 제재 균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한반도 정세는 한층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대로 북미협상이 좌초된다면 최악의 경우 북한의 대미·대남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으며 미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북한이 힘으로 보여줄 테고,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도발이 나타날 것”이라며 북한 도발의 예로 2010년 천안함 피격, 2017년 대미 고강도 도발을 꼽았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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