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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금호서 HDC현대산업으로···아시아나, 31년만에 새둥지
아시아나항공(020560)이 31년 만에 금호그룹을 떠나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품에 안겼다.

금호산업(002990)은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HDC(012630)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006800) 컨소시엄과 아시아나항공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안을 의결했다. 현산컨소시엄은 총 2조5,000억원에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IDT·금호리조트 등을 인수했다. ★관련기사 17면

이번 인수합병(M&A)에서 쟁점이었던 현산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구주 30.77% 인수가격은 3,228억원으로 결정됐다. 현산컴소시엄은 인수작업이 완료된 후 2조1,772억원을 투자해 유상증자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61.5%를, 미래에셋대우는 15%를 보유할 계획이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보유 지분율을 15% 미만으로 낮춰 관계기업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사외이사 파견 등 경영 참여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내년 4월까지 국내외의 기업결합 신고 등 모든 인수절차를 끝낼 계획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즉시 인수작업에 착수해 아시아나항공을 조속히 안정화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항공사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며 “HDC그룹과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한 HDC그룹은 2조1,772억원을 쏟아부어 재무구조 개선에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1조4,000억원 수준인 아시아나 자본금은 3조5,000억원대로 늘어난다. 660%인 부채비율은 277%로 떨어진다. 항공업계의 골칫덩이에서 항공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게 된다.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하는 동시에 사업구조조정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산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항공기를 신형으로 교체하는 한편 노선 구조조정에 돌입할 계획이다. 중국·일본 등 저비용항공사(LCC)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단거리 노선 대신 안정적 수익이 보장되는 장거리 노선 등을 확보하며 범현대가와의 사업적 제휴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시동

HDC그룹은 현산컨소시엄을 전면에 내세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인수대금 2조5,000억원 중 87%에 해당하는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장기간 지속된 경영난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이렇다 할 투자를 하지 못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보유 항공기 83대 중 23%에 해당하는 19대가 항공기 연수 20년 이상의 노후기다. 또 금호그룹은 계열사들이 재정난을 겪을 때마다 아시아나항공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차입금을 대출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신용등급이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항공기를 지속해서 리스하기 위해서는 투기등급 직전인 BBB-의 신용등급을 올려놓아야 한다.

현산컨소시엄은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전환사채(CB) 형태의 영구채(5,000억원)와 채권단에 빌린 3,000억원을 차환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고금리 차입금 상환 등에 자금을 투입해 현재 660% 수준인 부채 비율을 250%대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의 부채는 지난 상반기 말 기준 9조5,989억원이다.

또한 현산컨소시엄은 임금 및 단체협약을 비롯해 고용승계 등을 노조 측과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고용 승계와 관련 노사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아시아나노조는 지난 22일 긴급회의를 열고 전면 투쟁 방침에 돌입했다.



자회사 지분도 현산컨소시엄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2년 내 처분해야 한다.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의 보유를 위해서는 나머지 지분을 추가적으로 인수하거나 매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형 비행기도 들여올 계획

HDC그룹은 인수 후 통합(PMI)작업을 위해 회계법인·로펌 등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컨설팅에 들어갔다. 먼저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5년 동안 20년 이상 된 노후 항공기를 버리고 에어버스 A350 20대와 A321-네오 등 새 비행기를 40대 이상 들여올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12.18년인 전체 항공기의 평균 기령을 낮추며 안전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소프트웨어의 변화도 급하다. 아시아나항공의 ‘날개’ 마크를 대신할 새로운 마크도 제작 중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실무진을 불러 최종 계약 마무리 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새 브랜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향후 아시아나항공 사명도 앞에 ‘HDC’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달 기내식 우유 공급업체를 매일우유로 바꾼 것을 시작으로 박 전 오너 일가와 맺어온 납품 계약이 대거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경영진 체제에서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임기(2022년 9월)가 2년 9개월 정도 남았지만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한 사장을 비롯한 고위 임원진을 물갈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범(凡)현대가 시너지 효과 기대

최근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현대중공업그룹·현대그룹·현대백화점그룹 등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사업전략과 제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정 회장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정몽진 KCC그룹 회장 등은 일부 자금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범현대가 기업들이 물류를 기존 대한항공에서 아시아나항공으로 변경할 경우 아시아나 입장에서는 화물운송에서 대한항공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미래에셋그룹이 준비 중인 항공기 리스 사업과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은 해외 리스사와 항공기 82대에 대한 계약으로 연간 5,5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항공기 리스사를 이용하면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로 HDC그룹은 재계순위가 17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브랜드를 유지하는 대신 기업이미지(CI) 등은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그룹 간 유대관계를 위해 ‘HDC’ 사명이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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