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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M&A 성패는 '인수후 통합'에 달렸다

조명수 딜로이트 안진 리스크자문본부 파트너

조명수 딜로이트 안진 리스크자문본부 파트너




결혼과 인수합병(M&A)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주체가 하나가 되는 과정이라는 것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 사회·문화·경제적 배경이 다른 가정에서 자란 두 사람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듯,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M&A에 성공한다 해도 정작 기대했던 시너지를 달성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M&A 실패 확률이 70~90%에 달한다고 발표했고 딜로이트의 ‘2020 M&A 트렌드 설문조사’에서도 최근 2년간의 M&A 중 약 50%가 당초 기대효과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기업 성장전략의 한 축으로 화려하게 조명된 M&A의 실패 확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통계에 따르면 M&A 실패 사유의 35%가 결혼 전 연예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프리딜(전략수립·대상선정·실사)’에 있었고 65%가 결혼 후인 ‘포스트딜(인수 후 통합)’에 있었다. 즉 ‘인수 후 통합’ 작업이 기업의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담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는 의미다. 그런데 PMI(Post Merger Integration)라 불리는 ‘인수 후 통합’ 작업은 그 중요성에 비해 전체 M&A 과정에서 충분히 계획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PMI는 M&A의 전략적 목표(자산규모 증가, 원가구조 개선, 신규시장 진출, 신기술 확보 등)하에 양사의 자율성 및 상호의존성을 기준으로 크게 세 가지 모델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높은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상호의존성은 낮은 경우 적용되는 보존통합(preservation) 모델이다. 제품·서비스·산업 등 사업 측면에서 상이한 인수회사를 기존 회사에 단순히 접합하는 것이다. 신기술을 보유한 조그만 연구소를 인수하면서 기존 회사의 연구인력만 인수한 연구소로 재배치하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HR 관점에서 최소한의 PMI 노력만이 요구된다.



두 번째는 높은 자율성이 인정되면서 상호의존성 또한 높은 경우 공생통합(symbiosis) 모델로 진행된다. 많은 측면에서 사업 간 상호의존성이 상당하나 다른 가치측면(브랜드·규제 대응 등)에서 자율성이 보장돼야 하는 경우다. 이 경우 후방업무(재무·인사·정보기술(IT)·구매 등)에서 PMI 작업이 많이 이뤄지며 양사의 중복 기능 통합으로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낮은 자율성만 인정되고 상호의존성이 높은 흡수통합(absorption) 모델이다. 동일한 시장에 같은 제품을 제공하는 경쟁사를 인수하거나 가치사슬상의 협력관계에 있는 파트너사를 수직 통합하는 경우 등이다. 이 경우 후방업무뿐 아니라 전방업무(마케팅·영업·생산 등)에서도 높은 수준의 PMI 노력이 필요하다. 전반적인 기업가치(매출 및 시장점유율 확대·원가절감·현금흐름개선·자산효율성 증대) 제고 측면에서 시너지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위 세 가지 모델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PMI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M&A 계약이 종료되기 최소 3개월 전부터 PMI 작업을 준비해야 합병 이후의 부작용(고객이탈·임직원 경험 저하 및 핵심인력 이탈·업무생산성 저하·비용증가 등)을 최소화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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