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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하루 공급량 고작 1,000만장...총인구의 20% 불과

[코로나19 마스크 대란]

■허둥지둥 행정...수급 대책 무엇이 문제인가

보따리상 사재기·中수출 손 놓고 있다가 뒤늦게 제한조치

공적물량 판매처 우체국·약국 등 제한에 소비자 불만 높아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2일 오후 서울역에서 길게 줄을 서 번호표를 받고 있다. 코레일유통은 1개당 유통마진을 뺀 1,000원에 마스크를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오승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제대로 된 수급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최근 들어 하루에 생산된 마스크의 절반 이상인 500만여장을 약국·우체국 등에 공적 물량으로 풀고 있지만 빗발치는 수요로 감당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특히 코로나19가 급격히 번진 뒤에야 수출제한조치를 시행하는 등 뒷북행정에 이어 이제는 뾰족한 대안이 없자 마스크 하나를 사흘씩 써도 된다고 하는 등 속수무책이라 국민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가 2일 전국 우체국·농협하나로마트·약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공급한 마스크는 약 588만장이다. 지난달 28일 448만장, 지난 1일 203만7,000장 등의 물량이 공적 판매처에서 팔렸지만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구매 행렬은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마스크 대란의 가장 큰 원인은 수급 미스매치다. 국내에서 하루에 생산 가능한 물량은 최대 1,000만장가량인데 이는 한국 총인구 5,170만명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직장에 나가는 비율이 높은 15~64세 생산가능인구(3,700만명)를 감안해도 30%에 도달하지 못한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마저도 통상 200만~300만장을 생산하던 업체들이 코로나19 발발 이후 500만~600만장으로 늘렸다가 다시 1,000만장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최대치”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달 26일 마스크 수출제한조치를 시행하기 전까지 하루 100만장 이상을 수출해 재고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국내 마스크 업체인 웰킵스의 박종한 대표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2월 두 달간 6억~7억개 정도가 중국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재고량과 일부 생산된 물량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보다 종식에 무게를 두면서 보따리상 등 유통업자들의 마스크 사재기와 중국 수출 등에 사실상 손 놓고 있었던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뒤늦게 해외에서의 마스크 완제품 수입을 검토했으나 이마저 쉽지 않다. 이 와중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최근까지도 중국에 마스크 구호물품을 보냈다. 반면 대만은 코로나19 발발 초기 모든 일회용 마스크의 수출을 금지하고 ‘마스크 실명제’를 도입하며 정부가 직접 수급을 관리했다.

마스크 공급 현황




하루 500만장 이상의 공적 물량 공급방식도 논란의 대상이다. 5개를 구입하기 위해 농협 하나로마트, 우체국, 약국 등에 2시간 이상 줄서기가 반복되며 고령자나 직장인들은 구입하기 힘들다는 반발이 나온다. 이 같은 혼잡을 없애기 위해 편의점도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이억원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편의점 확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편의점 물량을 늘리면 우체국이나 지역 하나로마트로 가야 할 마스크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편의점과 약국은 서울 및 수도권에 몰려 있어 도시로 편중된다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경북 문경의 한 현직 약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줄을 설 필요가 없도록 ‘중복투약을 방지하는 목적의 DUR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제시해 2만8,811명의 동의를 얻었으나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는 “정상적인 진료가 어려워져 힘들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주민센터를 통해 100% 배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공급량 자체가 부족해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현장의 약국 등 공적 물량 판매처들은 날짜·시간 등의 불확실성으로 마스크 구매를 원하는 일반인들이 수시로 방문해야 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는 만큼 시간을 정하는 식으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조치를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결국 공급에 한계가 있는 만큼 마스크를 여러 번 쓰자는 것이 대안일 뿐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저도 (마스크) 두 개를 갖고 일주일간 사용한다”며 “한 개로 3일씩 쓰는데 아직 큰 지장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에 이어 1일에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마스크 공급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부 담당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라”고 질책했다. 이에 기재부는 현장에서 마스크 공급과 유통에 장애가 되는 법·제도적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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