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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다시 살아난다]해방촌·성수동…부수지 않아 새로워졌다

<2>지역산업 보존으로 공동체 활성화

서울 용산구 해방촌 일대에 입점한 해방상점. /사진제공=서울시




“기존에 있던 주택이랑 건물을 부수지 않고 동네를 예쁘게 꾸며준다길래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어요. 노인들만 살던 곳에 젊은 사람들이 북적대니 요새는 참 살맛납니다.”

23일 서울 용산구 해방촌에서 만난 김기철(58)씨는 “도시재생사업이 뭔지도 몰랐지만 이렇게 동네가 새로운 곳으로 바뀔줄 몰랐다”며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동네가 없어지지 않았다는 게 제일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해방촌은 한국전쟁 후 실향민과 이주민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동네다. 서울역과 가까운 남산 아래쪽에 하나둘 주거지를 이루면서 자연스레 마을이 됐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스웨터 등을 생산하며 활황을 이어갔지만 생산시설이 교외로 이주하자 인구가 급감하고 주거환경이 나빠졌다.

서울의 대표적 낙후지역으로 꼽혔던 해방촌은 지난 2016년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되면서 젊은 세대와 외국인이 찾는 명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마을 입구에서 해방촌오거리, 신흥시장, 보성여중·고를 잇는 길은 이른바 ‘핫 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오랜 역사를 지닌 지역 특색을 살리되 누구나 찾고 싶은 거리로 조성하는 도시재생사업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시는 낙후된 계단과 보도를 정비하고 보안등과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칙칙하고 어두운 골몰길이 밤에도 안전하고 걷기 편한 길로 변신했다. 해방촌의 상징인 신흥시장은 낡은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올 연말까지 개성 넘치는 전통시장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서울 창신·숭인동 산꼭대기에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산마루놀이터. /사진제공=서울시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동의 변화도 놀랍다. 창신·숭인 일대는 한때 국내 봉제·의류산업의 중심지로 번성을 누렸지만 급격한 도시 개발로 쇠퇴기에 접어들면서 3,000여곳에 달했던 봉제공장은 1,200여곳으로 줄었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전국 1호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창신·숭인을 지정하고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는 도시재생사업에 착수했다.

우선 주민환경 개선을 위해 ‘안전안심 골목길’을 곳곳에 조성했다. 주민공동 이용시설을 확충하고 친환경 어린이놀이터도 설치했다. 지난해 4월에는 봉제역사관 ‘이음피움’도 문을 열었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된 이음피움에는 전시관, 봉제 체험시설, 단추가게, 야외전망대 등이 들어섰다. 창신·숭인 일대를 내려다보는 산꼭대기에는 신개념 놀이공간인 ‘산마루 놀이터’가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정글짐 놀이기구와 도서관을 갖춘 이곳은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주민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산마루 놀이터는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서울 성수동 지하철 2호선 철로 아래에 자리한 산업혁신공간. /사진제공=서울시


주택과 공장이 뒤섞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사례다. 수제화 공방과 아파트형 공장, 지식산업센터 등이 혼재된 지역인 탓에 사업 추진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서울시는 주민설명회를 80회 넘게 열고 100곳이 넘는 단체를 방문한 끝에 결실을 이끌어냈다.

성수동 도시재생사업에는 주민협의체인 성수지앵협동조합의 역할이 컸다. 마을카페, 블럭놀이방, 공유주방이 들어선 나눔공유센터 건립에도 성수지앵협동조합의 의견이 대거 반영됐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명소로 거듭난 성수동은 마을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되면서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의 교과서로도 불린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삶의 터전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동네와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게 도시재생사업”이라며 “계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주민과 함께하고 지역 특성을 살리는 맞춤형 도시재생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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