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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상권 킬러' 취급받던 복합쇼핑몰, 오히려 상권 살려냈다

■본지, 한국유통학회 연구보고서 입수

원거리 고객 70% 끌어와 상권확대 효과

인근 식당·편의점 등 매출 33% 뛰고

전통재래시장 유동 인구도 되레 증가

영업제한 등 규제 완화 주장 힘얻을듯

스타필드 하남점 외부 전경




서울과 수도권 인근 대형복합쇼핑몰이 주변 상권 활성화는 물론 도시재생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특정 일부 쇼핑몰과 관련한 연구 결과는 나왔지만 서울과 수도권 일대의 대형복합쇼핑몰에 대한 전체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신규 출점 뿐 아니라 코엑스처럼 구도심에서 기존 쇼핑몰을 증축하거나 리모델링을 한 복합쇼핑몰도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송도 트리플스트리트의 경우 주변 상권의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33.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로 주변 상권과 소상공인을 고사 시킨다는 이유로 대형마트에 이어 대형복합쇼핑몰에도 영업제한 등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려는 유통산업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본지가 입수한 한국유통학회의 ‘대규모점포 증축 및 신규 출점이 상권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복합쇼핑몰이 외부 고객을 끌어들이면서 인근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춘한 경기과학대 교수를 중심으로 한 이번 연구는 11곳의 신규 및 리모델링 대형복합쇼핑몰을 대상으로 출점 1년 전과 1년 후의 변화를 신용카드 가맹점 매출 데이터와 고객의 카드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조사됐다. 조사 대상으로 A&K 홍대점, 스타필드 하남점, 송도 트리플스트리트, 현대아울렛 김포점, 스타필드 하남점과 고양점 그리고 이케아 고양점과 롯데아울렛 원흥점이 신규 출점 쇼핑몰로 채택됐으며 스타필드 코엑스,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천호점, 신세계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이 증축 및 리모델링에 대한 효과 분석 대상으로 꼽혔다.



◇복합쇼핑몰, 원거리 고객 유입이 70%=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은 원거리 고객 유입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19년 기준 스타필드 하남점과 고양점은 5㎞ 이내 고객이 각각 28.11%와 26.58%에 그치며 70% 이상의 고객이 5~30㎞이상 떨어진 먼 거리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현대백화점 천호점과 신세계 강남점 등 백화점과 쇼핑센터 등은 근거리 고객 비중이 높았다. 현대백화점 천호점과 신세계 강남점의 5㎞ 이내 고객 방문 비중은 각각 57.2%와 46.55%로 절반 이상이 근거리 고객 이었다.

특히 구도심 지역에 위치하면서 리모델링 과정을 거친 스타필드 코엑스의 경우 근거리(5㎞이내) 이용자는 11.06%에 그치는 등 방문자 10명 중 9명은 원거리(5㎞ 이상)에서 유입된 고객이었다. 기존 상권 내의 고객 외에도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의 3차 상권 고객의 해당 상권 유입으로 인한 유동인구 증가로 해당 상권의 규모 확대는 물론 활성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교수는 “대규모점포는 내부 상권 유지와 함께 외부 고객 유치를 더하며 상권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변 상권 매출 최대 33.7%·전통시장 신규 유입 12% 증가=이러한 ‘집객효과’로 대형복합쇼핑몰 신규 출점 후 인근 상권(3㎞ 이내)의 전체 매출액도 주변 상권의 피폐해진다는 정치권의 주장과 달리 대부분 점포에서 증가했다. 스타필드 고양점 인근 상권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67% 늘어났고 송도 트리플스트리트도 33.70%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인근 상권의 소매업종의 매출액을 전년과 비교 분석한 결과 고객들은 대형복합쇼핑몰 이용 후 당일 주변에 있는 음식점과 편의점 등을 주로 동시에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필드 하남점을 방문한 고객이 인근 음식점을 당일 동시에 이용하는 비중은 10.36%였다. 또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비중은 각각 3.18%와 2.64%였다. 또 이들의 동시 방문으로 인해 스타필드 하남점 인근 상권 매출도 8.30% 증가했다.

증축이나 리모델링을 한 점포에서도 인근 상권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필드 코엑스의 경우 21.93%의 방문객이 주변 점포 음식점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주변 상권 매출(+2.27%)에 도움을 줬다. 최근 증축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물론 신세계여주프리미엄아울렛 등 백화점과 아울렛 등도 주변 상권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이외에도 가장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였던 복합쇼핑몰 및 대규모 점포 주변에 있는 전통시장에도 유동인구 증가로 플러스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대규모점포 출점 후 전통시장 고객 중에서 7.43%가 대규모 점포로 이동하지만 오히려 11.83%가 전통시장으로 새로 유입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복합쇼핑몰과 같은 대규모 점포 고객은 단순히 대규모 점포만 이용하지 않고 주변 점포도 동시에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변 상권 뿐 아니라 인근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몰 전경


◇상권 내 경쟁에서 상권 간 경쟁으로 패러다임 전환 필요=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규제’를 기반으로 한 유통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특히 대규모 점포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가장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존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형유통업체와 소상공인과 같은 동일 상권 내 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대규모 점포를 다양한 유통채널 중 하나로 인식하고 폭 넓게 상권 간 경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대규모 점포는 다른 지역 대규모 점포와의 경쟁 관계이기 때문에 주변 상권과는 경쟁이 아닌 ‘상생’을 바탕으로 한 중소 자영업자들의 육성과 지원 방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덕호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대형마트 규제에 이어 복합쇼핑몰까지 규제하려는 움직임은 여전히 유통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라며 “규제가 아닌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정치권에서는 지난 총선 당시 공약 1호로 내걸었던 강제 의무 휴업을 기반으로 한 ‘복합 쇼핑몰의 출점 및 영업 시간 규제’ 법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7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홍근 의원은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시간 및 의무휴업을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중소유통업 보호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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