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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유흥지도…아재들 추억 담긴 ‘명화나이트’ 추억속으로

간판이 제거된 명화나이트 전경/박형윤기자




영등포에 위치한 명화나이트가 폐업했다. 코로나19로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이후 재오픈을 기약할 수 없게 되자 끝내 문을 닫았다. 지난 5월 황금연휴까지도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명화나이트는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발생 해 수도권 내 코로나 유행 위기가 부각되자 그 후 다시 영업을 중지해오다 소리 소문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폐업 소식을 접하지 못한 단골들은 여전히 택시를 타고 나이트 앞에 내렸다가 굳게 닫힌 문을 보고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바꾼 것은 명화나이트의 운명뿐만이 아니다. 전국의 클럽들은 존폐위기에 처했고 특히 이태원은 클럽을 포함한 전 상권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가 유흥생태계, 더 나아가 여가생활을 바꿨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셈이다.

◇20대가 문 닫게 한 40대 놀이터=30~50대 서울 남성 직장인이라면 들어는 봤을법한 명화나이트의 폐업을 두고 “20대가 형님들의 놀이터를 문 닫게 했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뿐 아니라 부천과 인천 등 경기도 권역에서까지 손님이 찾을 정도로 서울에 몇 남지 않은 나이트였는데, 이태원발 클럽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명화나이트가 폐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에 사는 40대 A 씨는 “직장에 처음 입사 해 선배들과 갔던 곳이라 추억이 남았는데 폐업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기도 했고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며 “특히 폐업의 원인이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클럽 세대가 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의 장소를 문 닫게 한 원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 주변에서 편의점과 숙박업을 하는 자영업자들도 울상이다. 명화나이트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코로나19로 명화나이트가 문을 닫은 후 손님이 확 줄었다”며 “특히 야간 매출에 타격이 크다”고 밝혔다.





◇이태원 상권도 몰락=이태원이 영등포의 ‘명화’를 쓰러트렸다지만 오히려 더 심각한 곳은 이태원이다. 강남과 더불어 주요 클럽이 모여있는 이태원 클럽에 손님이 줄면서 인근 상권은 사실상 ‘아사’상태다. 지난 20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이태원은 슈퍼 전파자가 아니라 최대 피해자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이태원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지난 8일 보도에 의하면 이태원역의 이용객 수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주중 64%, 주말 77% 급감했다고 한다”며 “지하철뿐만이 아니다. 택시를 타고 이태원을 가자고 하면 기사님이 불안해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태원은 신천지와 동일하게 슈퍼 전파자로 인식됐다”며 “왜 이태원 발 감염이냐. 2,500개소 자영업을 운영하는 상인들과 1만 6,000명의 주민들에게 무슨 죄가 있으며 오히려 가장 큰 피해자 아니느냐”고 강조했다. 이는 엄살이 아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지난 1·4분기 상가 공실률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 이태원 이태원 1·4분기 공실률은 28.9%로 전분기 대비 9% 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서울 내에서 공실률이 가장 많이 증가한 상권이다. 코로나19가 재 유행하기 시작한 2·4분기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블랙야크 BAC 회원들이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불암산을 오르고 있다./사진제공=블랙야크


◇양지로 나오는 사람들…자전거·등산이 뜬다=나이트, 클럽 등이 문을 닫자 금요일과 토요일밤에 한주 간 쌓인 스트레스를 풀던 청년들은 주말 낮에 밖으로 나왔다. 코로나가 음지의 여가활동을 양지로 이동시킨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전거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5월 발갈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전국 자전거 판매량은 전년대비 45%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 확산세가 가파르던 3월에는 전년대비 69% 증가했다.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의 주가도 코로나 정국에서 급부상 했다. 이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에선 최근 3개월 자전거 판매량이 60% 증가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자전거가 주목을 받고 있다. 등산도 마찬가지다. 젊은 등산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5060을 중심으로 등산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초기 전성기를 구가했다면 이제는 밀레니얼 세대들을 중심으로 2차 부흥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5월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대비 5% 증가했다.현대백화점 기준으로도 5월 대비 아웃도어 매출이 7.3%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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