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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없다고 방치했다 肝...만성 간염이 간경화 부른다

뚜렷한 증상 없는 만성간염 환자

작년 45만명...5년새 20% 늘어

무력감·식욕부진 등 알아챘을땐

5년~10년 지나 간경화로 악화

간암 발생확률 연간 2~10% 급증

반년마다 복부초음파·혈액검사를

만성 간염이 간경화로 진행한 환자의 간 초음파 영상. 표면이 우둘투둘하고 위축돼 보이며 복수가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간암 환자 10명 중 7명은 B형간염, 2명은 C형간염과 알코올성 간염의 만성화·악화로 간 조직이 딱딱해지는 간섬유화, 간 기능이 상실되는 간경화 단계를 거친다.

간염은 크게 급성 간염과 만성 간염으로 나뉜다. 급성 간염은 바이러스·술·독소 등 다양한 원인인자에 의해 발생하며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경우 3~4개월 안에 치료할 수 있다. 만성 간염은 간에 생긴 염증이 6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감염된 줄도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 간염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5년 약 38만명에서 지난해 45만여명으로 20% 늘어났다.

◇만성 간염, 무력감·식욕부진 등 증상 땐 이미 섬유화·경화 흔해

간염 바이러스가 간에서 번식한 뒤 핏속으로 뛰쳐나오면 면역세포들이 이를 인식해 공격에 나선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는 만성 간염은 간의 정상적 구조를 조금씩 파괴해 간 기능이상, 피로·무력감·식욕부진 등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간 조직이 딱딱해지면서 기능을 잃는 간섬유화·간경화 단계에 접어든 뒤에야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하일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유발인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만성 간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않으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안에 간경화로 진행돼 간암 발생 확률이 연간 2~10%까지 급증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간경화·간암으로 간이 이미 망가졌으면 간세포가 파괴될 때 높아지는 효소(AST·ALT)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B형간염은 간경화를 거치지 않고 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씩 복부초음파와 바이러스 혈중농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성 간염을 유발하는 대표적 원인은 바이러스, 음주, 대사증후군과 동반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등 세 가지다.

B형·C형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만성 간염을 일으킨다. 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간암 발생 고위험군이므로 6개월 간격으로 감시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감염 사실을 알면서도 주기적인 감시검사를 받지 않는 환자가 50%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음주로 인한 만성 간염도 심각한 문제다. 과음하는 환자의 대부분은 고혈압·당뇨병 같은 기저질환을 갖고 있고 취약계층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기적인 검사를 받는 환자의 비율이 매우 낮고 간경변이 발생한 상태에서 발견되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대부분 서구형 식습관, 대사증후군과 연관되어 나타난다. 건전한 식습관과 운동을 통한 체중감소가 유일한 예방·치료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B형간염은 완치약·C형간염은 백신 없어

만성 간염은 적절한 치료·관리가 가능한 경우가 많으므로 증상이 생기기 전에 병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간암은 B형·C형간염 환자, 특히 간경화가 발생한 환자 등 고위험군은 정기 검사검진을 받았는지 여부에 따라 근치적 치료가 가능한지 여부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B형간염과 C형간염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각각 40만명, 4.4만명을 웃돈다. 두 질환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체액·혈액을 통해 전염된다. B형간염은 산모로부터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데 9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한다. 환자의 10명 중 6명이 40~50대 연령층이고 30대와 60대는 3명꼴이다.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정상인의 상처나 점막을 통해 전염돼 발생한다. 대개 오염된 주사기·침·면도기나 성접촉·문신·피어싱 등을 통해 감염된다. 따라서 면도기·칫솔·손톱깎이 등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말고 문신·피어싱을 할 때 소독된 도구를 사용하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B형간염은 예방백신과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약은 있지만 간세포의 핵 안으로 침입한 바이러스(HBV)까지 박멸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없다. 그래서 만성 환자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서 바이러스 증식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한다. 약물치료를 꾸준히 할 경우 1년에 2~3%, 10년에 20~30%가량은 표면항원이 사라지는 ‘기능적 완치’ 단계가 된다. 이 단계에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지속해야 할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최근 치료 중단군과 지속군 간에 표면항원 재전환 빈도, B형간염 바이러스 DNA 재검출, 간암 발생위험 등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치료를 중단해도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美 “성인, 일생에 한 번은 C형간염 검사 필요”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지만 완치 약은 있다. 최근에 나온 항바이러스제를 8~12주 복용하면 거의 100% 완치된다. 최근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SPSTF)가 18~79세 성인은 일생에 한 번 C형간염 검사가 필요하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약 30만명이 C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매년 약 2,000~3,000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조기발견과 치료율은 낮은 상황이다. A·B·C형간염 중 C형간염만 국가건강검진 항목에서 빠져있고 별다른 증상이 없어 환자의 65% 이상이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낸다.

감염 3개월 이후에도 C형간염 바이러스가 남아 있으면 대부분 만성 C형간염이 된다. 급성 C형간염 환자의 50~80%가 만성으로, 만성 환자의 30~40%(급성 환자의 15~30%)가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된다. 반면 감염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면 8~12주 간의 항바이러스제 복용으로 95% 이상 완치 가능하다.

도영석 대전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간염은 증상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황달을 비롯한 권태감, 피로감, 전신쇠약감, 식욕부진, 근육통, 복통 등을 느끼는 환자들도 간혹 있지만 다른 원인 때문일 수도 있으므로 간 기능검사나 혈액검사 등을 통해 C형 바이러스 항체를 검출하거나, C형간염 바이러스를 직접 확인하는 HCV RNA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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