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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도 없이 구글 앱 통행세 일방통보..."싫으면 다른 곳 가라" 배짱

점유율 71% 달하는데...설득력 없는 선택권 논리 반복

"구글 눈밖에 나면 사업 못해" 업계 가격 인상 불가피

"고객 우습게 보는 행태" 콘텐츠 이용자들 부글부글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하면서 ‘폭풍 성장’ 중인 국내 웹툰·음악·동영상 등 모바일 콘텐츠 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최대 30%에 달하는 가격 인상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결국 소비자라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인앱결제 정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애플 앱스토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최대 32% 비싼 요금으로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웹툰 이용권 ‘쿠키’를 구매할 경우 현재 구글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100원에 1쿠키를 살 수 있는 반면 iOS 이용자는 120원에 구매해야 한다. 카카오의 웹툰·웹소설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 캐시 가격도 20% 더 높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비롯한 구독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동영상을 광고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유튜브프리미엄·유튜브뮤직도 아이폰은 1만1,500원, 안드로이드는 8,690원(부가세 포함)에 이용해 가격 차이가 32%나 난다. OTT 서비스 웨이브는 아이폰 이용자에 47% 더 비싼 가격을 받고 있다.

국내 온라인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이처럼 앱마켓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이날 구글이 내년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힌 수수료 30% 역시 그동안의 업계 관행을 볼 때 소비자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소비자들은 20~30%가량의 가격 인상분을 그대로 지불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게다가 구글은 가격 인상 요인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에 따른 서비스 품질 개선 등에 대한 구체적인 효과도 제시하지 않아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온라인 웹툰을 즐겨 보는 경기도 화성의 박지형(42)씨는 “똑같은 콘텐츠를 아무런 이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30%가량 가격을 올린다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관련 업계 역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웹툰·웹소설이나 음악처럼 원작자에게 돌아가야 하는 고정비용이 존재하는 플랫폼 산업의 특성상 수수료 부담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웹툰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디바이스 유통 상황상 구글플레이를 배제한 콘텐츠 유통 사업은 불가능하다”며 “정책 변경에 따른 어느 정도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와 멜론 등 앱 사업자들 역시 구글 정책 변경을 기반으로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콘텐츠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지면 네이버·카카오 같은 대형 사업자 위주의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며 “업계의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스타트업이 사업을 전개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문성배 국민대 교수 역시 최근 관련 토론회에서 “구글·애플이 소비자 구매 정보를 다 가져가기 때문에 유사 앱이나 서비스를 출시해 잠재적 개발자의 시장 진입을 제한할 수도 있다”며 “정보기술(IT)·콘텐츠 혁신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수수료를 사업자들이 떠안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개발사에서 수수료 인상분을 감당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인건비 투입에 들어가는 자원을 줄이면서 결과적으로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콘텐츠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희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장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이미 인앱결제를 시행하고 있는 게임 업체의 경우 인앱결제 수수료가 종업원 급여와 연구개발비를 합친 것보다 높은 업체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윤혁 고려대 교수는 “수수료가 10억원가량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개발자 10명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콘텐츠 자체의 질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콘텐츠의 질 외에 고객관리나 사후관리 등 고객 서비스도 크게 열악해져 소비자들 후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구글플레이와 함께 모바일 기기에 선탑재되는 갤럭시스토어·원스토어 등을 이용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을 고려할 때 이는 어불성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하에서 구글플레이가 갖는 시장지배력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기준 국내 구글플레이 앱마켓의 점유율은 71%에 달한다. 2위인 원스토어는 18.4%, 3위인 애플 앱스토어는 10.6%로 1위에 비해 존재감 자체가 떨어진다. 구글플레이는 전 세계 190개국에 유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을 거치지 않으면 IT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가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카카오 등이 회장단으로 있는 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스타트업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달 “구글 인앱결제 강제의 위법 여부를 검토해달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 눈 밖에 나면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며 “무형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지현·정혜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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