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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마이클 밀컨





올해 2월 탄핵 위기를 넘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듯 7명을 사면하고 4명을 감형해 민주당의 거센 반발을 샀다. 사면 대상에는 미국 증권법을 위반한 죄로 감옥에 다녀온 ‘정크본드의 제왕’ 마이클 밀컨이 포함됐다. 밀컨의 사면에는 월가 출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힘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밀컨은 유대계 미국인으로 1946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회계사인 아버지의 일을 10세 때부터 도울 정도로 이재에 밝았다. UC버클리대 재학 때는 ‘회사채의 가치와 투자자의 경험’이라는 브래덕 히크먼의 논문에서 강한 영감을 얻었다. 신용등급이 우수한 투자 포트폴리오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투자 포트폴리오가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더 좋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결과를 보여준 이 논문은 밀컨에게 정크본드의 제왕으로 가는 이정표가 됐다.



학업을 마친 밀컨은 투자은행 드렉설버넘램버트에 취직해 1973년 200만달러의 투자금으로 100% 수익률을 올리는 등 거침없이 성공 신화를 써내려간다. 고수익·고위험 채권 투자 수익률은 1977년 초까지 무려 25%에 달했다. 이를 발판으로 1978년에는 4억3,950만달러의 정크본드를 드렉설을 통해 팔아 시장점유율 70%를 달성했다. 그러나 정크본드 제왕의 길은 일장춘몽으로 끝났다. 1990년 주가조작과 증권사기 혐의 등으로 10년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2년으로 감형받아 풀려난 밀컨은 1991년 싱크탱크인 밀컨연구소를 창립하고 전립선암재단을 만드는 등 자선사업가로 변신했다.

밀컨연구소가 1998년부터 매년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하는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는 ‘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두 차례 연기된 끝에 현재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14일 연사로 나온 므누신 재무장관이 “대선 전에는 민주당과 협상 중인 경기부양책 타결이 어렵다”고 했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상당수 연사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친다는 얘기도 나온다. 밀컨의 사면부터 콘퍼런스까지 대선을 앞둔 요즘 미국에 정치 아닌 것이 없다.
/문성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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