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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극단선택' 사상 최고 기록하나

올해 상담 86% 늘어 사상최악 우려

코로나로 등교 못해 사회적 고립

유명인 극단 선택 모방 영향까지

"학교·가정 심리적 방역 역할 중요"

/사진=이미지투데이




# 중학생 A(15)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교 대신 집에서 온라인수업을 듣게 되면서 인터넷 세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요즘에는 손목에 일부러 낸 상처를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이들과의 채팅에 푹 빠져 있다. 그렇게 하면 답답한 마음이 사라진다는 얘기를 들은 A군은 부모님과 싸우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정말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청소년 정신건강에도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우울증 증세와 함께 유명인들의 극단적 선택까지 잇따르면서 청소년 자살률이 사상 최고치에 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어린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는 가정과 학교·정부당국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보건복지부의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등진 청소년은 전년 대비 18% 늘어난 10만명당 9.1명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청소년(9~24세)의 사망 원인 1위는 2011년 이후 8년 연속 자살이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우울증과 유명인들의 잇따른 자살 여파로 올해 청소년 자살률이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등에 따르면 올 3~9월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에 접수된 ‘우울·불안·충동·분노조절 문제’ 상담은 전년 동기 대비 85.7%나 급증했다. 또 자해·자살 문제 관련 상담도 같은 기간 69.7% 증가했다. 특히 자살 문제 관련 상담은 지난해 1,660건에서 올해 3,292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청소년의 우울·불안·자해·자살 관련 상담이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는 단연 코로나19가 꼽힌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비대면 온라인수업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친구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맺고 소속감을 키워오던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된 청소년들이 가정에서 고립·위축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방수영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집에 고립돼 있다 보면 사회적인 연결망은 줄고 긍정적인 자극들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며 “정서적으로 고립되고 위축됐을 때 상처는 더욱 깊이 파고든다”고 진단했다.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 잇따른 유명인들의 극단적 선택도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평소 우울증이나 불안·공황장애 등을 겪고 있는 청소년의 경우 사회 유명인의 자살 소식을 본인과 동일시하면서 머릿속으로 상상해오던 극단적 선택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강윤형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은 “청소년의 뇌 발달 단계는 외부영향에 상당히 취약한 상태”라며 “유명인의 자살 소식과 사회적 분위기에 쉽게 좌지우지되고 동화될 우려가 다른 세대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피로도와 고립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학교와 가정의 심리적 방역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현수 서울시자살예방센터장은 “일선 학교와 교사들이 자살 예방활동과 같은 심리적 방역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 교수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결국 가정이 안전지대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자녀가 평소와 달라 보이거나 자꾸 소통을 꺼린다면 덮어둘 게 아니라 다른 정서적 불안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기문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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