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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등은 '내집 마련의 꿈' 좌절이 낳은 슬픈 투기"

[코스피 변동성 주의보-거시 경제학자들이 본 증시]

'동학개미운동' 본질은 자본소득 늘려야 한다는 절박함

유동성 고려해도 20% 과대평가..."제조업 지표 개선 착시"

실물경제가 금융시장 못따라가 반대매매 나타나면 최악

폭탄 돌리기 상황...신용대출 규제 등으로 과열 막아야





“집값이 폭등하면서 근로소득으로 집을 산다는 꿈이 날아가 버리니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주식과 비트코인만 남았습니다. 집을 사기 위해 어디선가 자본소득을 늘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동학개미운동’의 본질입니다.”

11일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 교수(전 자본시장연구원장)는 최근 주식시장의 급등세를 이같이 진단했다. 가만히 월급만 받아서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좌절이 슬픈 투기를 낳은 셈이다. 안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고 시장도 규제로 막혀 있으니 돈 있는 개인들까지 주식시장에서 추격 매수에 나서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했다.

이인호 한국경제학회장


유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리며 실물경제에 비해 금융시장이 과열됐다는 게 거시경제학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일평균 수출과 주가는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가가 수출에 비해 32% 정도 과대평가됐다”면서 “유동성을 고려하더라도 약 20% 과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인호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경제학 교수)도 “지금 우리 제조업 지표가 개선된 것이 ‘착시 현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며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들은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제조업에서 생산한 중간재로 장사를 하는 서비스업에 충격이 몰려오면 제조업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 교수




문제는 증시 과열이 역대 최대 규모의 ‘빚투(빚내서 투자)’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안 교수는 “탑 쌓는 게임을 할 때 낮게 쌓으면 넘어져도 금방 복구할 수 있지만 높이 쌓으면 더 위험해지듯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위험하다”면서 “언젠가 조정이 오긴 올 테니 지금은 ‘폭탄 돌리기’하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반대매매’로 인한 증시 폭락을 경고했다. 그는 “실물경제가 금융시장을 따라가지 못해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반대매매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증시의 본질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인 만큼 반대매매의 무서운 사이클이 증시 폭락으로 이어져 실물경제가 멈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매매는 만기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담보 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대출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보다 증권시장에 몰리는 편이 낫다는 최근 여당의 주장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부동산 시장은 꽉 틀어막아 놓고 증권시장에서는 빚내서 투자해도 된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부동산이나 주식이나 둘 다 그 자체로는 생산 활동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안 교수는 “지금 와서 금리를 올릴 수는 없으니 신용대출 총량 규제나 신용매수 담보 비율을 높여 과열을 막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단기 과열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더 오를 여력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세계 전반에 유동성 과잉이 나타난 상황”이라며 “이를 해소하고 넘어가야 또 다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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