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한류 팬 인구가 사상 최초로 1억 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하 KF)는 외교부와 함께 발간한 '2020 지구촌 한류 현황'에서 전 세계 한류 팬 인구가 1억477만7,808명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KF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전 세계 한류 현황을 분석해 책으로 펴내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책은 109개국의 한류 현황, 문화적 특성, 문화 교류 시 유의 사항 등을 비롯해 98개국의 한류 동호회 및 동호회원 현황을 포함하고 있다.
현황을 들여다 보면 2020년 9월 기준 전 세계 한류 동호회 수는 1,835개, 한류 팬 수는 전년의 9,932만8,297명 대비 약 545만 명이 증가한 1억477만7,808명이다. 동호회 당 회원 수도 전년 대비 약 2,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경쟁력 있는 동호회를 중심으로 점진적 통합 및 성장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KF는 코로나 19 확산 중에도 한류가 전방위적으로 약진한 저력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동호회 활동'을 꼽았다. 플랫폼이나 채널 특성에 맞게 번역이나 해석, 리액션, 커버 댄스 등 다양한 활동이 펼쳐졌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언어적 한계의 극복 가능성(영화 '기생충' 선전과 방탄소년단의 한국어 음악 빌보드 차트 진입) ▲디지털 플랫폼에 최적화된 미디어 기술과 이를 통한 세계 최초 유료 온택트 콘서트 ▲웹 환경에 최적화된 한국식 포맷 창조(세계 최초 웹툰 플랫폼) 등을 한류 팬 증가의 배경으로 분석했다.
지역 별로는 '아시아 감소 미주 유럽 증가'의 양상이 뚜렷했다. 아시아 지역 동호회 수는 조사 이래 최초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혐한류, 중국의 한한령, 한류 스타들의 윤리적 문제가 이슈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주,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 아시아 외 모든 지역에서 동호회 수가 증가하여 지역 편중이 완화되는 긍정적 신호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미국은 주요 동호회의 평균 회원 수가 100만 명에 달하는 체계적인 조직 시스템으로 성장하고 있다. KF는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쾌거, 킹덤, 핑크퐁 등 드라마와 어린이 캐릭터의 흥행에 더불어 웹툰, 게임, 한식까지 미국 내 시장의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에서도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를 중심으로 활발한 동호회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미주 지역 동호회원 수는 전년 1,215만 명 대비 30%가 증가한 1,580만 명을 기록했다. 유럽 지역은 동호회원은 1,504만 명에서 1,879만 명으로 25% 증가했고, 타 문화권의 대중문화가 쉽게 자리 잡기 어려운 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도 전년 32만 명 대비 3.7배 급증한 119만 명을 기록했다.
이근 KF 이사장은 “'2020 지구촌 한류현황'은 어려운 시기에도 지속되고 있는 한류의 확산을 수치와 보고서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며 “국내외 문화예술 및 한류 관련 유관 기관에서 사업 방향을 수립하고, 우리 국민이 한류 현황을 이해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0 지구촌 한류현황은 KF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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