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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짜리' 과기부 규제샌드박스, 혁신 싹 못 틔운다

임시허가 무기한 연장 가능한

산업부 등 타부처 규정과 달리

최대 4년에 그쳐 형평성 논란

사업 연속성 불확실해 불안감

기한 끝나 사업 접은 피해사례도

국회·정부 차원 법개정 시급

/이미지투데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의 생명이 ‘4년 시한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기정통부 소관 법률은 규제샌드박스 임시허가를 최대 1회(2년)만 연장 가능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아울러 과기정통부가 임시허가 기간 내에 관련 법률을 개정하지 못할 경우 임시허가를 연장하는 조항이 없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최대 4년 간 적법하게 사업을 할 수 있지만, 그 이후는 사업의 영속성을 보장받지 못한다. 반면 산업자원통상부·중소벤처기업부 등은 임시허가 연장이 무기한 가능해 이 같은 불안 요소가 없어 부처별 규제샌드박스 제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25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소관 법률인 정보통신융합법은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2년의 임시허가를 부여하고, 기간이 만료되도록 법령 정비가 이뤄지지 않으면 1회에 한해 2년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임시허가는 근거법령이 명확하지 않은 신기술이나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가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임시로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부처의 책임에 대해서는 장관이 임시허가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해당 신규 기술·서비스에 대한 허가 등 근거 법령을 정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만이 담겼다.

반면 동일한 임시허가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산업자원통상부·중소기업벤처부·국토교통부 소관 법률은 “연장기간 내 법령이 정비되지 않으면 유효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더라도 과기정통부 소관 기업은 임시허가 연장이 1회에 한해서만, 다른 부처 소관 기업들은 무기한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당장 KT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4월), 카카오페이 전자고지 서비스(6월) 등 임시허가를 받아 운영 중인 서비스들의 임시허가 기간만료는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임시허가 1회 연장을 받아 2023년까지 기간을 늦출 수는 있지만 여전히 기업들에게는 사업 영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큰 부담이다. 스타트업 업계는 “서비스를 유지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데 4년이라는 기한이 존재하는 것은 상당한 불안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법령 미정비로 인해 혁신 기업이 날개를 펴지 못하고 폐업에 이른 과거 사례도 존재한다. 규제샌드박스 전신인 임시허가제도 1호 기업 블루투스 저울업체 ‘그린스케일’이 그 주인공.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임시허가를 받아 사업을 벌였지만 본허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결국 폐업했다. 관련 법률이 제대로 보완되지 않아 법정기한이 종료된 후 무허가 사업자로 전락한 것이다. 현재 그린스케일은 국가를 상대로 10억원 규모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설완석 그린스케일 대표는 “소관 부처나 행정기관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법·제도를 서둘러 정비하라는 것이 임시허가 제도가 도입된 취지”라며 “국가의 책임 회피로 인해 또 다른 기업이 기술 표준 경쟁에서 뒤처지는 피해 사례가 발생해선 안 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국회는 속타는 기업들의 사정은 뒤로한 채 요지부동이다.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관련법 개정이 시도됐지만 일부 야당 의원들이 “아직 피해 사례가 없다”며 난색을 표해 뒷전으로 밀렸다.

업계에서는 ICT산업 주무 부서인 과기정통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다른 부처와 달리 임시허가 연장을 최대 1년(2년)으로 못 박은 것은 부처 간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산업부를 비롯한 다른 부처와 임시허가 관련 규정을 맞추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으나 상임위에서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전장치를 마련해달라는 기업들 요구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부처 차원에서도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지현 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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