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잇딴 남북 협력 요청에도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을 두고 “혼자 모노드라마(일인극)를 쓰는 심정도 느낀다”고 술회했다. 최근 경제 실패를 자인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매우 솔직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장관은 17일 YTN 뉴스특보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제 실패를 인정한 것을 두고 “매우 솔직하고 어떤 면에서는 실용적인 접근”이라며 “젊은 지도자답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성과 지표들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 취임 이후 이른바 ‘작은 교역’, 인도적 협력 등 관계 개선을 끊임 없이 제안했음에도 북한에서 별 반응이 없는 상황에 대해서는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평양에서 아직 아무런 답이 없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혼자서 모노드라마를 쓰는 것과 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전력을 다해 상반기 중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산가족 상봉과 개성공단 가동 재개 등과 관련해서는 “(고령의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들이) 살아 계실 때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고, 코로나19로 어렵다면 화상상봉이라도 이뤄지게 영상편지 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 만들어야한다”며 “끊임 없이 북쪽에 노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기업들의 손을 놓지않을 것”이라며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우리 국민의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백신 접종과 관련해 협력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다”며 “북한이 어느 시점에선가 백신 접종 협력과 관련해 국제사회로 나올 때 우리가 (백신 지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서는 “좀 더 유연하고 지혜로운 결론을 도출하는 게 어떤가 (하는 차원에서) 연기하는 건 검토할 만하다 생각했다”며 “북쪽에서도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서 좀 유연하게 판단하고 또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해서는 “아직 북미간 실질적 접촉을 통해 대화를 한다는 소식은 들을 수 없다”며 “서로 경직되게 갈등과 충돌로 북미관계를 시작하기 보다는 신중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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