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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 상승은 기정사실”…연준의 줄타기가 관건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올 들어 국채금리가 꾸준히 상승세다. /로이터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는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경기 회복 조짐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소폭이나마 상승한 반면 나스닥은 국채수익률 상승에 따른 부담에 2.46%나 떨어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와중에 기술주가 하락했다”고 했는데요.

실제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1.390%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1.36%대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30년 만기 미 국채 역시 연 2.17% 수준입니다.

시장에서는 이제 금리상승은 모두가 받아들이고 있고 언제가 증시에 직접적 타격을 줄지가 관건이라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데요. 월가의 생각을 알아보겠습니다.

“시장 분위기 달라져”…1분기 성장률 평균 전망치 6%로 두배 상승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 고문은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나와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더 이상 금리가 더 오를 것이냐가 아니라 언제가 지나칠 정도의 큰 움직임이 될 것이냐로 바뀌었다”고 전했는데요. 그러면서 “금리가 가파르게 움직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노란불이 깜빡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리하면 월가에서는 모두가 금리의 우상향은 당연한 것이라고 보고 언제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될지를 가늠하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소비가 살아나면서 미국의 1분기 GDP 전망치도 크게 높아졌다. /AP연합뉴스


실제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가파릅니다. 경기부양책과 경제활동 재개에 성장률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데요. CNBC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3%(연환산 전기 대비) 수준이었던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평균 전망치가 지난 21일 현재 6%로 두 배가량 높아졌습니다. 한때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도있다고 한 1분기입니다. 2분기 예상치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예정이어서 미국 경제는 회복이 아닌 과열로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쏟아질 정도입니다. 이미 옐런 장관이 대규모 부양책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한 상황입니다. 다른 변동사항이 없다면 국채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엘 에리언 고문이 시장의 관심은 상승이 아니라 언제 큰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냐라고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파월 의장의 고민…놔두면 금리 상승 추가 완화시 거품 우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쏠립니다. 파월 의장은 23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24일에는 하원에 나갑니다. 이 자리에서 지금의 국채금리 상승세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많이 언급했지만 사실 연준은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은 좋은 신호로 봅니다.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낮은 게 더 문제입니다. 급격한 물가상승은 확실한 대응책이 있는데 일본처럼 저물가 저성장이 고착화하면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파월 의장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평균 2% 물가목표제를 제시한 만큼 아직 물가는 연준의 목표에 미치지 못한 상태고 고용상황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여전히 2,000만명 이상이 실업급여를 받고 있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치솟는 국채금리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심이다. 단순히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면 국채금리가 더 오를 수 있고, 수익률 관리에 나서면 경기과열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여기에서 기존과 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그대로 간다면 시장이 실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할 우려가 있습니다. 채권금리는 모기지 금리를 비롯해 각종 대출금리와 연계돼 있고 국채금리가 들썩이면 증시에도 영향을 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연준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죠. 나단 시츠 PGI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파월 의장이 (국채) 금리 상승에 너무 낙관적이라면 시장은 그것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청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반대로 앞서 언급했듯 추가적인 완화책을 쓸 경우 경기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사실 지난 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기존의 자산매입 속도를 유지한다고 했었죠.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을 두고도 말이 많은 상황에서 연준이 어떻게 줄타기를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연준 움직이나…금리상승, 증시에 나빴던 것만은 아냐


어쨌든 시장에서는 연준이 채권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흘러나오는데요. 아무래도 지금은 일부 부작용에도 경기지원을 이어나가야 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그동안 연준이 장기채권 매입을 늘릴 수 있다는 예측이 많았죠. 하지만 연준은 수익률곡선관리(YCC)나 장기채 매입방안과 모두 거리를 둬 왔는데요. 이제는 움직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얘기가 나옵니다.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 고문은 이날 “연준이 수익률 관리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추가로 봐야 할 것은 증시만 놓고 보면 국채금리 상승이 증시에 나빴던 것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적정 수준의 금리상승은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뜻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호재입니다. 금융블로거인 이코놈픽(Econompic)의 제이크는 과거 사례를 짚어봤는데요.

국채금리가 어느 정도까지 오를 때 증시에 파괴적인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1.5%, 2% 등 전망이 분분하지만 금리상승이 반드시 주가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우선 1954년부터 1960년까지 10년물 국채 금리가 2.3%에서 4.7%로 올라갔는데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총 207%(연간 17.4%) 상승했다고 합니다. 이후 1971년부터 1981년까지 금리가 6.2%에서 13.7%로 수직상승했을 때는 명목 수익률은 총 113%(연 7.1%)로 나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이 때는 오일쇼크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있었죠.

1993년부터 1994년까지 금리가 6.6%에서 8.0%로 상승했을 때도 S&P500은 여전히 12%가량 상승했다고 합니다.

닷컴버블이 끝나가던 무렵인 1998년, 5.5%였던 금리가 1999년 6.5%로 뛰었을 때도 주가는 55% 이상 올랐습니다. 가장 최근인 2012년 1.5%에서 2018년 3%로 금리가 상승했을 때도 주가는 총 131% 상승했다는 게 그의 분석입니다. 루트홀츠 웰스매니지먼트의 벤 칼슨은 “채권금리 상승이 증시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금리가 어느 수준일 때 붕괴될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단순 과거사례 분석이지만 금리상승이 무조건 증시에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는 얘기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강도 세진 옐런 비트코인 직격…“거래 수단으로 널리 쓰이지 않을 것”


이와 별도로 이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비트코인을 직격했는데 투자자들이 알아둬야 할 부분인 것 같아 추가로 전해드립니다.

옐런 장관은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비트코인이 거래 수단으로 널리 쓰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은 종종 불법금융에 사용된다는 점이 걱정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며 그 거래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손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트코인에 대한 옐런 장관의 발언 수위가 갈수록 세지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 손실까지 언급했는데 비트코인의 확장성이 커지면 당국이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봐도 될 듯합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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