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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기옥시아 162단 낸드개발...1위 삼성 흔들기 나서

낸드플래시 적층 경쟁 벌이며 전방위 공세

낸드 2·3위 손잡고, 4·5위는 176단 낸드 개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대격변을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 정부가 앞다퉈 ‘반도체 자립’에 나서는 한편 개별 기업도 반도체 코리아로부터 ‘세계 최초’ 타이틀을 뺏어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시장의 화두는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자립 정책이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오는 2030년까지 180조 원을 투입해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담당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은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에 대한 공급망을 검토해 ‘반도체 주권’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도화선이 돼 반도체의 중요성을 절감한 이들 정부는 지금 반도체 주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앞으로 디지털 전환기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삼성이나 SK하이닉스에 시장 확대의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과 미국은 세제 혜택 등을 내세우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기지를 유치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유럽과 미국의 반도체 자립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결국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쪼그라들 수 있다.

각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정책은 개별 기업 경쟁 심화로 번질 공산이 크다. 이미 낸드플래시 시장은 셀을 수직으로 쌓아 제품 성능을 고도화하는 ‘적층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기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지난달 25일 162단 3D 낸드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각각 낸드 시장 2위(19.5%)와 3위(14.4%)로 20년 이상 손잡고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막강한 1위인 삼성전자(32.9%)의 아성을 넘보기 위해서다.



2·3위 업체가 128단 이상 낸드를 개발해내며 업계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기옥시아가 이번에 공개한 6세대 제품은 기존 기옥시아의 최신 제품인 112단 낸드보다 2배 이상 속도가 빠르면서도 셀이 차지하는 크기를 30% 줄였다. 해당 제품은 내년 1분기부터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 176단 낸드’ 타이틀을 가장 먼저 확보한 것은 미국 마이크론이다. 지난해 11월 마이크론은 176단 3D 낸드를 싱가포르 팹에서 생산해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질 수 없다는 듯 한 달 뒤인 12월 176단 512기가비트(Gb) 트리플레벨셀(TLC) 4차원(4D) 낸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조용하다. 경쟁자보다 두발 앞서 차세대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았던 ‘초격차 전략’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양산을 목표로 종전 128단을 넘어서는 7세대 V낸드를 개발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열린 투자자포럼에서 “차세대 V낸드에 더블 스택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며 “현재 6세대 V낸드는 싱글 스택을 적용해 128단을 쌓는데 더블 스택을 적용하면 단순 계산으로 256단 적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조용히 낸드 생산 능력을 증대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중국 시안과 평택 2공장에서 낸드 생산 설비를 확대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올 2분기부터 본격적인 낸드 가격 반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익과 성장을 모두 잡는 ‘점유율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후발 업체들의 ‘세계 최초’ 타이틀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단기적 공백 속에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삼성의 1등 초격차 전략을 뒤흔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라도 후발 업체들은 공격적으로 세계 최초 경쟁을 벌일 것”라고 내다봤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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