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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재전쟁, 한국이 안 보인다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급속 재편

中 등 연봉·복지 내세워 인력 싹쓸이

韓은 노동시장 경직·인프라 부족

'두뇌' 유치는커녕 유출도 속수무책





# 삼성SDI는 스웨덴의 신생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로 이직한 퇴사 직원 3명에 대해 전직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했다. 노스볼트는 ‘한국어 능통자를 우대한다’는 채용 공고를 낼 정도로 한국 인력들을 표적으로 삼아왔다. 노스볼트뿐 아니라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고액 연봉과 복지 혜택을 내세워 국내 배터리 인재들을 유혹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최근 전직 예정이었던 자사 연구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이동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출신인 최진석 진세미 사장은 중국 청두시의 글로벌파운드리 공장을 개조한 D램 팹을 곧 가동한다. 중국 기업인 진세미는 최근 팹 외관 공사를 마치고 각종 반도체 장비를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서는 10나노미터(㎚) 후반대 D램이 생산돼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반도체·배터리·전기자동차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속도를 내면서 외국 정부와 기업들이 한국 기술 인력을 마구잡이로 뽑아 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업체들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와 국회는 현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손을 놓은 모습이다. 경직된 노동시장, 인프라 부족, 규제 법안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핵심 인재를 지키기도 힘들고 해외 인재를 유치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반도체 산업 등에서 시작된 인력 빼가기가 최근 배터리·전기차 등 전방위로 옮겨 붙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현재 한국이 주도하는 산업들이 순식간에 따라잡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중국 반도체 업체인 진세미만 해도 최 사장과 함께 일하는 주요 경영진은 물론 직원 300여 명 중 대다수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의 기술력과 중국 정부의 천문학적 지원이 합쳐진다면 국내 메모리 기술을 빠른 속도로 추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실제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2000년대 들어 한국 인력들을 대거 채용하며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을 누르고 LCD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핵심 산업 분야의 인력 유출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며 기업과 국가 경쟁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강해령 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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