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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부랴부랴 ‘정비 원전’ 가동, 언제까지 땜질 처방만 할 건가

설비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던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4호기가 20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을 받아 21일부터 전력 공급을 시작한다. 신월성 1호기는 이미 재가동 승인을 거쳐 전력 공급에 돌입했으며 월성 3호기는 23일쯤 전력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가 정비 등의 이유로 가동이 중단된 원전 3기를 예정보다 빨리 재가동하는 것은 올여름에 최고기온이 섭씨 35도를 넘는 폭염 장기화가 예고돼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중앙 부처와 공기업 등 전국 954개 공공기관에 낮 시간대 에어컨을 30분씩 돌아가면서 끄거나 최소로 사용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산업부가 8년 만에 처음으로 냉방기 사용 자제를 권고한 것도 전력 부족과 대정전 사태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블랙아웃 가능성에 대비해 부랴부랴 원전을 재가동하고 냉방기 사용을 줄이는 식의 땜질 처방은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다. 산업부의 전망대로라면 이번 주는 당초 전력 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져 전력 수급 비상 단계가 발령될 상황이었다. 원전 재가동으로 이 같은 위험에서 일단 벗어날 수 있지만 이런 행태를 반복할 수는 없다.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긴 근본 원인은 문재인 정부가 오기로 밀어붙인 탈원전 정책에 있다. 정부는 건설 중인 원전은 공사를 중단시키고 다 지어놓은 원전은 가동도 못하게 해 전력 부족을 자초했다. 결국 전력 수급에 비상등이 켜지자 적대시하던 원전에 손을 내민 꼴이 됐다.

이쯤 되면 정부는 무모한 탈원전 정책의 실패를 시인하는 게 맞다. 세계 각국은 원전 비중을 속속 높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원전의 에너지 공급 비율이 2020년 5%에서 2050년 11%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면 우리 기업들은 고비용 에너지 부담으로 경쟁력을 잃고 ‘2050년 탄소 중립’도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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