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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마라"...카뱅 저격 나선 '은행계 증권사'들

BNK증권 이어 IBK증권까지 '고평가' 지적

6일 상장 카뱅 두고 증권사 평가 크게 갈려

"주가 평가 제대로 못 받는 은행 심술" 시각도


카카오뱅크의 상장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IBK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지난주 BNK투자증권이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낸데 이어 또 한번 카카오뱅크를 저격한 셈이다. 공교롭게 두 증권사 모두 상장되어 있는 은행을 모기업으로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주가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청약 흥행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를 바라보는 은행권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3일 IB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연목구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에 대해 “기존 은행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가치를 부여받고 있어 적정가치에 대한 논의가 많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목구어는 직역하면 나무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는 뜻으로, ‘목적과 수단이 일치하지 않아 성공이 불가능한 상황’ 또는 ‘허술한 계책으로 큰 일을 도모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보고서를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자성어를 통해 은행주인 카카오뱅크 IT와 같은 성장주와 같은 평가를 부여하는 것을 꼬집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유상증자로 자본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순이익 증가를 감안할 경우 공모가에 기준한 카카오뱅크의 PER은 56배, PBR은 3.7배 정도”라며 “기존 은행주의 PBR,PER이 0.44배, 5배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가 안되는 수준으로 은행주가 아닌 다른 멀티플을 부여받은 셈”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밸류에이션의 근거를 조목 조목 반박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지난해 이익규모가 1,136억원, 올해 1분기에는 46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가파른 이익 성장세가 고평가의 하나의 근거다.

이에 대해 김연구원은 "(이익 성장은) 일반관리비나 대손비용이 큰 변화 없는 상황에서 이자이익 증가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면서 “이자이익 증가는 자산증가의 효과도 있지 지난해부터 시작된 은행권 순이자마진(NIM) 상승의 효과도 적지 않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고객 수의 추가적인 증가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미 1,600만 이상의 고객(계좌 없이 이용약관 동의 고객 포함)을 확보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고객증가율은 낮아질 만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설립 초기와 달리 40~50대의 고객층도 2021년 3월말 37% 이상으로 비중이 높아져서 다른 연령층으로의 침투도 어느 정도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주택자금 대출 등 신규사업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은 낮은 금리로 인해 확대 시 NIM 하락 가능성이 높고, 중금리대출은 대손비용 증가를 수반할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대출 중에서도 금리가 가장 낮고, 카카오뱅크가 낮은 금리를 유인책으로 타 은행 고객을 흡수하고자 한다면 수익성 하락이 수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카카오뱅크는 과거 신용대출 확대 과정에서 대출금리 차이를 이용했는데, 현재 주택담보대출금리는 큰 유인이 될만한 금리차를 제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평가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사 주식연계계좌 개설, 제휴사 대출추천 서비스, 신용카드 제휴 등으로 구성된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 비중은 8% 정도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향후에도 서비스 건수 상 빠른 증가가 예상되고, 이익비중도 현 수준보다 높아질 전망”이라면서도 “그렇다 해도 50배 이상의 PER은 이런 장점과 기대감을 상당한 수준 반영한 것으로 상장 이후 주가가 추세적으로 의미있게 상승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매수 및 매도 의견이나 별도의 목표가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인색한 평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달 26일 BNK투자증권 역시 청약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매도’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로 공모가의 60% 수준인 2만 4,000원을 제시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뱅의 장외가 34조 원은 어이없는 수준”이라며 “높은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필수이지만 국내 여건 감안 시 쉽지 않을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파격적인 내용이 화제를 모았지만 이내 증권사 보고서를 모아놓은 에프앤가이드에서 삭제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두 보고서의 내용은 다른 증권사 보고서들이 카카오뱅크에 대해 주로

카카오뱅크 공모주 일반 청약 마감일인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과 비교된다.

앞서 SK증권은 “△ 성장률 프리미엄 △언택트 금융의 프리미엄 △ 국내 최대 플랫폼기업과의 가치 공유 프리미엄 등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은행주 역사상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이 적절하다”며 카카오뱅크 적정 시총으로 31조원을 제시했다. 공모가 대비 70% 가량 높은 가격이다.

흥국증권은 “모바일 전용 금융 플랫폼의 혁신을 기반으로 시현했던 폭발적인 성장세와 함께 독보적인 확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증권사, 대출기관, 신용카드 등의 제휴 플랫폼은 펀드/보험, IRP, 외환, 투자상품 등 확장 잠재력이 높고, 마이데이터 서비스, 해외시장 진출, B2B 솔루션 등 미래 성장동력 측면에서도 ‘카카오’이기 에 성공적인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시각 차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IBK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이 보고서를 낸 배경에 지주사인 은행의 주가에 대한 아쉬움을 투영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IBK투자증권의 모기업인 기업은행은 지난해 1조5,479억원의 순이익을 냈음에도 이날 종가기준 시가총액이 7조6,000억원에 불과하고 BNK금융지주 역시 지난해 5,626억원의 순이익을 냈음에도 시가총액이 2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주가순이익비율(PER)은 5.04배, 3.34배다. 올해 실적을 고려한 선행 PER은 4.06배, 3.35배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기준 시총 18조원, PER 56배와 큰 차이가 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부정적 보고서를 낸 증권사의 면면을 보면 주가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은행을 지주사로 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58조의 증거금을 모으며 청약 흥행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는 오는 6일 상장한다. 다른 증권사의 장밋빛 보고서대로 시장에서 성장주로 가치를 평가받을지, ‘너도 결국 은행 아니냐’는 시각을 유지하는 일부 은행계 증권사의 보고서대로 은행주로 가치를 평가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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