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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文지시로 드러난 태양광의 ‘민낯’

文대통령 "태양광 발전량 제대로 알려라"

태양광 여름철 피크시간 늦추는데 기여 불구

다가올 겨울철에 태양광 기여도 0%대 문제

신재생 높은 변동성...1년내내 송배전망 부담

탈원전에 따른 신재생 '과속'.. 한국경제의 큰 부담될 전망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참모회의에서 “신재생 비율을 산정할 때 일부 태양광 발전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은 계량되지 않는다“ 태양광 발전량이 실제보다 과소평가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지적은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22일 “올 여름 최대전력수요 시간대가 14시에서 17시로 밀려난 이유는 자가소비되는 태양광 설비 덕분”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무엇보다 신재생의 낮은 발전 효율이 결국 문재인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정책인 ‘탈원전’ 관련 비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태양광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문 대통령의 지적은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실제 국내에서 가장 태양광이 많이 설치된 전남지역의 경우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13시에 발전량이 가장 높고 이어 14시-12시-15시 순으로, 해당 시간대에 자가사용을 위한 전력을 많이 생산했습니다. 이 덕분에 최대 전력수요 시간대를 늦춰 태양광이 전력 예비율을 방어하는데 상당부분 기여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또한 지난 4일 공식 자료를 내고 “지난달 기온이 높은 실제 피크시간인 14∼16시에 태양광 발전 비중은 총 전력 수요의 약 11.1%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수치적 근거까지 제시했습니다.



반면 에너지 전문가들은 올 여름 태양광이 전력 피크 시간대를 늦춘 것은, 결국 특정 시간대 및 특정 기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태양광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합니다. 일견 타당해 보이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되레 태양광의 문제점을 부각시켰다는 뜻입니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 근거로 활용 가능해 보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각 산업체 및 상점 등의 난방수요가 높은 한겨울 오전 또는 늦은 오후 시간대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여름철 대비 크게 낮아진다는 점에서, 겨울철에 태양광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20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역대 1월 기준 최고전력사용량은, 올 1월 11일 11시에 기록한 90.56GW였습니다. 전력예비율이 한자릿수 대를 기록했던 1월 8일의 전력피크시간 대 또한 11시였습니다. 겨울철 오전 11시는 낮 시간 중 태양광이 중간 정도의 발전효율을 나타내는 시간대인 반면, 난방 수요 등으로 전력사용량은 높은 시간대로 분류됩니다.

반면 올 1월 태양광은 충분한 전력원이 되지 못해 한파 극복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 1월 초 태양광 발전의 피크기여도는 0.4%에 그쳤습니다. 올 1월 초 폭설과 강추위로 태양광 패널위에 눈이 쌓인데다 기온까지 낮아 태양광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겨울철 전력 피크 수요는 화석연료와 원자력이 대부분 감당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력부문에서 태양광의 겨울철 미미한 역할이 수년 째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수치적으로도 입증됩니다. 3일 연속 전력수요가 77GW를 넘어섰던 2015년 1월 7~9일의 경우 전력피크 시간대가 10시 또는 11시로, 올 1월의 피크시간대와 같습니다. 태양광 발전 덕분에 한여름 전력피크 시간대는 6년새 3시간 가량 늦춰진 반면, 겨울철 전력피크 시간대는 6년새 변동이 없는 셈입니다. 오히려 오전 대비 난방 수요가 낮은 겨울철 14시 경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최대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남아도는 전력 처리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나마 태양광이 ‘제 역할’을 한다고 평가받는 여름철 또한 지나치게 큰 태양광의 발전 변동성으로 송배전망의 부담이 가중돼, 전력품질 저하 및 ‘블랙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름철 16시 이후부터는 태양광 발전 효율이 낮아져, 기존에는 자가 발전으로 전력을 사용했던 사업자들이 화력발전 및 원자력 등으로 가동되는 기존 전력계통망에 접속해 부족한 발전량을 충당하기 때문입니다. 전력은 수요가 넘쳐도 문제지만, 공급이 넘쳐도 블랙아웃으로 이어집니다. 태양광 발전 높은 발전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발전 설비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 LNG 발전소 급가동의 경우도 많아 발전기기의 수명도 줄어듭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전력거래소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발전량까지 포함한 태양광의 발전량이 원전 몇기에 달한다는 이야기 나오지만, 결국 해가 지면 그만큼의 발전량이 전력계통에서 사라진다는 뜻”이라며 “내년 1월 한파가 닥칠 경우 태양광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물론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발전 설비 확충은 ‘탄소중립 2050’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이긴 합니다. 문제는 기존 원전 가동중단이나 신규 원전 설립 백지화 등으로 원전 관련 산업을 고사시킨 현 정부의 정책입니다. 원전 가동이 줄어들면, 태양광 등 신재생에 대한 의존도가 급격히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화석연료 발전소는 탄소중립 이슈 때문에 갈수록 줄여야 합니다.

다만 신재생의 약점을 보완할 에너지저장장치(ESS)나 그린수소 생산 등은 아직 갈길이 멉니다. 문재인 정부의 이상에 치우친 에너지 정책이 두고두고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계속되는 이유입니다. 탈원전을 강조하는 분들이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가득 차 있다’는 격언을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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