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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의 공포 1편] 내년 최대 리스크 인플레…전세계 물가 상승 이유는

공급난·통화량 증가·소비 증가…물가상승 세 가지 요인

코로나19 사태, 인플레이션 위기로 이어진 이유

인플레이션, 기업·개인에 어떤 영향 미치나







전세계의 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1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6%를 넘어섰고, 유로존 역시 4.9%로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죠. 한국은 3.2%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전세계가 인플레의 공포에 휩싸인 걸까요? 인플레이션이 찾아온 이유부터 각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또 인플레이션 위기 상황에서 개인의 투자 전락은 어떻게 세워야하는지까지, 3편에 걸쳐 알아보겠습니다.




“눈이 튀어 나올 것 같다”

미국의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한 말입니다. 바로 지난 11월 10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때문인데요. 올해 5월부터 크게 높아진 소비자물가지수 때문에 안 그래도 시장이 조마조마해하고 있었는데, 11월 들어 6%까지 넘어버린 겁니다. 1990년 11월 이후 연간 기준 가장 많이 오른 상승치였죠. 참고로 미국의 이상적인 소비자물가지수가 2% 수준입니다.

이렇게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요.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여러 영향을 끼쳐서 모두가 조마조마하면서 지켜보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I(인플레이션)의 공포’라고 부르기까지 하죠.

미국 뿐만 아니라 현재 전세계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데요. 유로존의 11월 소비자물가는 4.9% 상승했습니다. 유럽과 인접한 터키는 19.9%, 러시아는 7.8% 상승했죠. 중국도 13.5% 오르면서 25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요. 한국은 3.2%로 다른 나라에 비하면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의 공포에 벌벌 떨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왜 지금, 전세계는 I의 공포에 휩싸인 걸까요?

◇ 물가상승 일으키는 세 가지 요인은

인플레이션, 그러니까 물가 상승은 기존에 물건을 살 수 있던 돈으로 더 이상 그 물건을 살 수 없을 때 일어납니다.



첫 번째, 통화량은 그대로인데 물건의 개수가 줄어들 때 물가가 오르고요. 두 번째, 물건의 개수는 그대로인데 통화량이 증가할 때 물가가 오릅니다. 또 세 번째, 물건을 사고자하는 사람이 많아질 때, 즉 수요가 증가할 때 물가가 오르죠.

보통은 이 요인 중 하나만 발생해도 물가가 뛰기 시작하는데요. 2021년 전세계를 뒤덮은 인플레이션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세 번째 요인의 결합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 은행이 돈을 풀면서 통화량은 늘었고요. 물건의 생산은 줄어든 상황에서 수요는 늘었습니다. 그 결과 수 십 년만의 상승폭을 보이는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거죠.

사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코로나19 이전까지 전세계의 고민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연평균 1% 내외의 낮은 물가 현상이 지속됐고요. 유로지역(0.94%), 미국 (1.49%), 일본(0.53%), 독일(1.06%) 등 전세계 주요국의 연평균 인플레이션율이 목표 인플레이션율이 2%를 밑돌았죠. 한 세대 이상 지금 같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한 건데요.

◇ 코로나19 사태, 인플레이션 위기로 이어진 이유

지금 인플레이션율이 치솟는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코로나19 때문에 전세계 경제는 너무 어려웠는데요. 경제가 휘청이자 각 국가들은 돈을 마구 풀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앙은행이 시중에 있는 여러 자산을 사들여서 돈을 푸는 양적완화도 했고요. 금리도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춰 기업은 물론 개인까지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만들어줬죠.

이걸로도 모자라 국가가 국민에게 직접 현금을 쥐어주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각종 명목으로 수십 조에 달하는 코로나19 지원금을 지급했는데요. 우리나라는 약과였습니다. 우리나라 GDP대비 코로나19 지원금의 비율은 1.3% 수준인데요. 해외 주요국들은 이 비율이 10%를 웃돌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공급이 줄어든 것도 물가 상승에 한 몫했습니다. 수 차례 셧다운이 되면서 해외이주노동자들에 의존하던 공장들이 멈춘 건 물론이고요. 일반 노동자들도 출근을 할 수 없으니 당연히 공급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정점을 지나오는 현 시점에는 이미 달콤한 실업급여를 맛본 사람들이 더 이상 일하고 싶어하지 않아해서 미국은 구인난을 겪고 있죠. 지난 8월 기준 미국의 퇴직자 수는 430만 명이었는데요. 같은 달 구인 건수는 1,044만 건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지급하는 실업급여가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하면 최저임금보다 높아서 일자리가 충분해도 사람들이 더 이상 일할 필요를 못느끼는 거죠. 또 인프라 역시 축소시켜놔서 당장 공급을 확 늘릴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물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겠구나 싶은데 설상가상으로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위드코로나를 선언하면서 이전까지 억눌러왔던 소비심리가 폭발하고 있거든요. 우리가 가장 쉽게 체감하는 게 에너지 가격의 급등인데요. 사람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하고 공장도 돌아가니까 가장 먼저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 인플레이션, 기업·개인에 어떤 영향 미치나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 회사에 다니면서 근로소득으로 먹고 사는 일반 국민들은 똑같이 일을 해도 버는 돈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월급이 오르진 않기 때문에 예전엔 똑같이 월 200만원 벌어서 월세도 내고 밥도 세끼 사먹었는데,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200만원으로 월세 내고 나면 밥을 두끼 밖에 못먹게 되는 상황이 오는 거죠. 현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가난해지고, 반대로 실물 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부자가 됩니다. 즉 실물 자산을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더 많이 벌어지는 것이죠.



반대로 기업들에게 인플레이션은 초반엔 호재로 작용합니다. 상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인플레이션 전 싼 가격에 사놨는데, 완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시점이 된 순간 물가가 상승해 이전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11월 상장한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는 시즌에 상당수의 기업이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주의깊게 지켜봐야 합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말 그대로 현재의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인데요.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면 기대인플레이션도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우선 개인들은 임금을 협상할 때 월급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게 됩니다. 기대 물가 상승률에 맞춘 임금 상승을 주장하는 거죠. 그리고 높아진 인건비는 결과적으로 물가상승을 부추기게 됩니다. 기업의 경우도 기대인플레이션에 따라 행동하는데요. 예상 물가 상승률에 맞춰 제품의 가격도 올리는 겁니다.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아 형성된 기대인플레이션이 다시 실제 인플레이션에 반영되고, 그럼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바탕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지고, 그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은 다시 인플레이션에 반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인플레이션이 겉잡을 수없이 높아지면 물가가 수백 퍼센트씩 오르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오게 되는데요. 대표적으로 베네수엘라는 지난 1년 간 물가상승률 2,575%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베네수엘라에선 매시간 화폐가치가 떨어져서 식당에서는 선불로 결제를 할지, 후불로 결제를 할지를 놓고도 실랑이가 벌어지는데요. 화폐는 금을 싸는 포장지 정도의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물론 미국이나 유럽까지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는 건 상상하기 어렵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트위터의 CEO인 잭 도시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생길거라고 경고했는데요. 지금 전세계가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장바구니 물가를 걱정하는 수준에서 끝날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우리도 곧 베네수엘라 같은 무시무시한 일상을 살게 될까요? 전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이 I의 공포에 맞서기 위해 어떤 대응책을 펴고 있는지, 다음 기사에서 이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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