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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北 선제타격 공약 공식화…”지휘부 타격 의지 보여줘야”

與·北매체 '전쟁광' 비판 정면 돌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안보 글로벌비전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권욱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킬체인(Kill-chain)’으로 일컫는 선제타격 능력 확보 공약을 발표했다. 킬체인은 북한이 핵미사일 등을 발사하기 전에 한국군이 먼저 탐지해 선제타격하는 체계다. 이는 ‘북한의 도발’을 전제로 하는 개념으로 도발 징후 없이 다른 나라를 먼저 공격해 국제법상 불법으로 여겨지는 예방적 타격(preventive strike)과는 다른 개념이다.

윤 후보는 앞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 미사일 대응에 선제타격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가 여당으로부터 ‘호전적’ ‘전쟁광’이란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선제타격 능력 확보를 공약으로 공식화하며 정면 돌파하기로 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외교·안보 분야 비전·공약 발표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킬체인을 비롯한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공약집에서는 △한국형 3축 체계를 복원과 핵·미사일 대응 능력 획기적 강화 △고위력·초정밀·극초음속 등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 확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윤 후보는 “굴종이 아니라 강력한 국방력에 기반한 평화를 추구하겠다”고도 했다.

윤 후보 발표에서 주목되는 지점은 킬체인을 선제타격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킬체인은 국방백서에도 나오는 개념이지만 선제타격이 아닌 ‘전략적 타격체계’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문재인 정부는 △1축 ‘킬체인’ △2축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3축 ‘대량응징보복’으로 이뤄진 3축 체계를 ‘핵·대량살상무기 대응체계’로 바꿔부르고 있다. 선제타격과 3축 체계란 용어를 쓰지 않는 이유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함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후보가 선제타격과 3축 체계라는 용어를 되살려 쓴 것은 대북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선제타격 공약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그는 ‘아까 어떤 분이 선제타격에 대해 말했는데 답을 못 드렸다. 다시 질문하면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 기자가 ‘후보가 생각하는 남북관계 정상화가 무엇인가. 또 선제타격 언급에 북한의 사퇴 요구까지 이어지는데 관계 개선 해법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질문 앞 부분에만 대답한 때문이었다.

윤 후보는 해당 기자로부터 다시 질문을 받고 “선제타격은 전쟁을 위한 게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극초음속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해 남한을 상대로 쏜다는 것은 벌써 전쟁 상태에 돌입한 것”이라며 “그러면 그냥 맞을 게 아니라 발사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 기지뿐 아니라 발사명령한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줘야만 그런 무모한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선제타격은) 전쟁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막고 치명적인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막아서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 전쟁을 위한 게 아니다”라고 선제타격 능력 확보의 목적이 전쟁 억지에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윤 후보가 선제타격을 공약으로 공식화한 것은 선제타격의 필요성을 언급한 지 13일만이다. 윤 후보는 지난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기자로부터 ‘오늘 아침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쐈고 위협이 계속되는데 이를 방지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북한으로부터 마하 5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핵을 탑재했다고 하면, 수도권에 도달해서 대량살상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이내다. 요격이 사실상 불가하다”면서 “그러면 조짐이 보일 때 3축 체계의 가장 앞에 있는 킬체인이라는 선제타격밖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지금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후보는 정말 호전적인 지도자”라며 발언 취소를 요구했고 김용민 최고위원은 “전쟁광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망언인가”라고 했다. 또 22일 북한 선전 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대북 선제타격론을 주장하는 윤석열은 더 이상 구태 색깔론으로 남북 대결을 조장하지 말고 조용히 후보 자리에서 사퇴하는 것이 제 살길을 찾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과 민주당은 원팀이 되어 저를 전쟁광으로 호도하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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