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처럼 영화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 며 신기한 영상에 매료돼 판타지를 경 험해 봤다면 이제 현실에서도 그 신비 한 별나라로 떠나보자. 대전시민천문 대는 이를 위한 최적의 장소다.
아날로그 투영기의 잔잔한 향수
대전시민천문대는 대전시 유성구 신성 동의 조그마한 야산 위에 다소곳이 자 리 잡고 있다. 2001년 5월 국내 최초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개관측을 시연한 1호 시민천문대다. 음식점에 있어서 도 원조들은 늘 최초이다 보니 외관이 다소 허름하고 작다. 하지만 왠지 정감 이 넘쳐 많은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는 대전시민천문대도 마찬가지 다. 2,150㎡부지에 연건평 770㎡로 지 하1층, 지상3층 규모의 아담한 시설이 지만 연인원 10만여명 이상이 찾는 작 지만 실속 있는 천문 체험시설이다.
1층에 있는 천체투영관은 독일 칼짜 이스의 본체투영기를 이용, 9.5m 돔스 크린에 천체를 투영시켜 별자리 및 천 문대에서 실제 관측하게 될 대상들을 알려준다.
최근 개관하는 천문대들은 디지털 천체투영관을 설치, 아바타에 서 볼 수 있었던 3D와 4D, 5D까지 구 현하지만 이곳은 국내 최초 시민천문대 라는 프라이드로 지금껏 아날로그 투 영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 때문에 관 람객들은 마치 어렸을 적 툇마루에 앉 아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던 별자 리 얘기를 듣는 듯한 아날로그만의 색 다른 향수와 경험을 느낄 수 있다.
낮에는 홍염(紅焰), 밤에는 별
이곳 3층에는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 이 있다. 이중 주관측실에는 25㎝ 초 저분산 굴절망원경이 있다. 작년 7월 청양의 칠갑산천문대가 30㎝ 굴절망 원경을 설치하면서 최대 구경 굴절망원경의 자리를 내줬지만 관측한계등급 이 13등급이나 되는 성능만큼은 여전하다.
특히 8m 원형돔이 움직이며 거 대한 망원경이 자동으로 대상을 추적 할 때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낮에는 망원경에 태양필터를 끼워 태양의 가장자리에서 나타나는 불꽃 모양의 가스인 홍염(紅焰)을 관찰할 수 있는데 손톱만한 불꽃이 실은 지 구보다 크다고 한다. 야간에는 당연히 밤하늘에 떠있는 천체를 관측한다.
맞은편의 보조관측실에는 다양한 중·소형 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주관측 실보다 더 많은 천체의 관측이 가능하 다. 북두칠성, 목동자리 1등성 아크투 루스, 처녀자리 1등성 스피카 등의 봄 철 대삼각형과 고니자리의 데네브, 거문고자리의 베가(직녀별)와 독수리자 리의 알타이르(견우별)로 구성된 여름철 대삼각형 등 낯익은 천문현상들을 경험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은 또 주관측실과는 달 리 슬라이딩 돔 형식이라 날씨가 맑은 날에는 대전시에서 뿜어지는 밝은 빛 에도 불구하고 별자리 관측이 가능하 다고 한다. 이때는 천문대 직원이 레이 저 빔으로 밤하늘의 별을 직접 가리키 며 하는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아바타의 배경이 된 알파센타우리 A 별보다는 멀지만 우리나라에서 관 측되는 별 중에서 가장 밝은 별인 8.7 광년 떨어진 큰개자리의 알파별 시리 우스도 겨울철 저녁에는 관측할 수 있 다. 어쩌면 여기에도 나비족과 같은 외 계생명체가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며 망원경에 눈을 가져다 대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이다.
별과 음악과 시가 어우러진 밤
대전시민천문대만의 특별한 행사인 별 음악회도 천문대를 즐기는 또 다른 방 법이다. 2002년 3월 제1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532회째 운영 중에 있으며 격주마다 금요일 저녁 8시에도 별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음악회에서는 클래식, 국악, 밴드음 악, 통키타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 및 아마추어 음악가들이 자원봉사 형식 으로 진행하는 무료 공연을 50분간 만끽할 수 있다.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동안 천체 투영관 돔스크린에는 어릴적 시골 마당에 화톳불을 켜고 누워서 보았던 무수히 많은 별들이 투영돼 있고 연주자 의 호흡소리까지 함께 느낄 수 있어 그 야말로 환상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별 음악회에 더해 매주 첫째 주와 셋째 주 금요일 저녁에는 음악이 흐르는 시낭 송회가 개최된다. 이외에도 대전시민천문대는 주관측 실 벽면과 천체투영관 복도에 미술작품 들을 전시하는 아스트로 갤러리를 부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격주 금요 일 저녁 7시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 는 천문강좌, 방학 중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천문공작교실 등을 열고 있다.
무료로 운영 중인 대전시민천문대 의 개관시간은 오후 2시부터 저녁 10 시까지며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 날은 휴관이다. 한성규 대전시민천문대 운영과장은 "대전시민천문대는 시민과 청소년들에 게 천문관측을 통한 자연환경의 소중 한 체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홈 페이지의 관람시간표와 단체예약 현황, 일기예보 등을 확인하고 관람계획을 짜면 천문대의 프로그램들을 100%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홈페이지 star.metro.daejeon.kr
문의 042-863-8763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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