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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Y MATTER] 꺼지지 않은 불

칼슘카바이드와 물을 반응시켜 강력한 생명력의 화염을 만들 수 있다

인간은 불을 다루게 되면서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벗었다. 인간 스스로 지핀 불이야말로 인류 최초이자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선조가 모닥불에 둘러앉아 축제를 즐긴 후로 무수한 세월이 흘렀음에도 밤을 밝혀줄 조명장치가 단순한 모닥불의 불꽃보다 발전된 형태를 갖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놀랍게도 현존하는 휴대용 조명장치 중 과거 광부들이 사용했던 카바이드 램프보다 우수한 것은 오직 LED 손전등뿐이다. 때문에 카바이드 램프는 19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밝기, 중량, 신뢰성 면에서 휴대용 조명장치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이 램프는 크게 물을 채워 넣는 상단부와 돌멩이 모양의 칼슘카바이드(CaC2)가 들어있는 하단부로 구성된다.

램프의 밸브를 돌리면 상단의 물이 일정한 속도로 CaC2 위에 떨어지는데 CaC2와 물이 반응하면서 가연성 아세틸렌 기체를 생성한다. 이 기체는 접시형 반사경 한가운데의 노즐로 뿜어지며 여기에 수동으로 불을 붙이면 매우 밝은 빛의 화염이 램프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한 뭉치의 CaC2와 물만 있으면 며칠 동안 계속 불을 밝힐 수 있을 만큼 수명도 길다. 다만 아세틸렌은 공기와 섞여있을 때 점화할 경우 큰 폭발음이 난다. 과거 장난감 제조사 뱅사이트는 이를 이용해 장난감 대포를 만들기도 했다.



약실장전식 구조의 이 대포는 약실을 폐쇄하면 CaC2가 물통으로 들어가 아세틸렌을 만들고, 여기에 점화를 하면 대포소리가 났다. 필자는 정작 어렸을 적에는 이 장난감을 가져보지 못했다. 기사작성을 위해 구입해 부친에게 보여드렸더니 당신도 어린 시절 갖고 싶었던 장난감이라고 했다.

혹시 독자들 중에서 시끄럽고 위험해 보이는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어린이가 있다면 부모님들도 한때는 그런 물건을 갖고 싶어 했으며 이번에 사주지 않으면 어린 시절의 꿈을 실현시킬 기회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강조해보자. 아마도 원하는 물건을 얻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WARNING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낡은 카바이드 램프와 장난감 대포 중에는 밀폐력이 손상된 제품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제품은 아세틸렌 가스 누출로 화재 및 화상의 위험이 있다. 또한 장난감 대포를 잘못 사용하면 청력이 상실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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